충청남도가 당진시에 설립할 계획인,
돼지 30만명의 대규모 스마트 축산에 반대합니다!
1. 살처분 위험
서식하는 밀집도가 높을수록 동식물은 전염병 감염에 취약해지기 마련입니다.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의하면, 제1종 가축전염병에 감염된 경우 최소 해당 농가 사육동물 전원과 발생농가로부터 일정 거리 안의 동종의 사육동물들을 모두 살처분하도록 명시되어있습니다. 즉, 현재 충남도에서 당진시에 건립하려는 스마트축사에 전염병이 도는 순간 최소 30만 명의 돼지가 살처분되어 간척지에 묻히게 된다는 말입니다.
살처분은 동물종에 따라 다양한 방법 중 현장에서 신속하게 완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실시합니다. 돼지 살처분 시 빈번히 사용하는 가스 법은 구덩이에 살처분 대상자들을 몰아넣고 비닐로 덮은 후 이산화탄소나 질소 가스를 주입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그들은 전극을 머리와 가슴에 대어 죽이는 전살법, 약물을 주입하여 죽이는 약물법 등의 과정을 거쳐 살처분 당합니다. ‘고통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빠른 처리가 중시되고 누구도 감시하지 않는 현장에서 이는 허울에 가까운 말입니다.
살처분 후에 해당 지역은 3년 동안 발굴 금지 구역이 됩니다. 살처분 매몰지에서는 침출수라고 불리는 핏물과 부패액이 새어나와 주위의 땅과 물로 퍼집니다. 살처분 매몰지에 3년 후 방문하여 사진으로 기록한 <묻다>에서 증명하듯, 매년 점점 많아지는 매몰 현장에서는 물렁해지고 알 수 없는 악취와 곰팡이로 뒤덮여 땅이 ‘죽어’갑니다.
살처분은 동물 뿐만 아니라 살처분을 진행하는 노동자에게도 폭력적입니다. 살아있는 동물 수십, 수백, 또는 수천 명을 직접 살해하는 것은 끔찍한 악몽과 트라우마로 돌아옵니다. 2019년 경향신문 [살처분 트라우마 리포트]에서 살처분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살점도 튕겨 나오고 피도 튕겨 나오고… 범벅이 되죠. 차라리 땅에 묻는 게 쉽죠. 비위 안 좋은 사람은 조금 하다가 못 하겠다고 그만두고들 그래요.”
살처분으로 인한 다방면의 피해를 우린 이미 충분히 경험해왔습니다. 스마트축사 건립을 통해 대량 살처분의 위협으로 걸어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2. 생명인 돼지
당신은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 감각을, 친밀한 사람과 포옹을 했던 뭉클함을, 세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삶을 꾸려나가려고 노력했던 당신의 의지를 기억하십니까? 돼지도 따스한 햇살을 받고 싶어했습니다. 밤이면 친구와 살을 맞대고 잠들고 싶어했습니다. 열심히 코를 꼼지락거리며 집을 만들고 맛있는 것을 찾고 싶어했습니다. 저어새가 죽어가는 새만금 갯벌에서도 하늘을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듯이, 돼지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돼지는 그런 기회도 얻지 못한 채로, 산채로 땅 속에 묻혀야만 했습니다. 6개월의 짧은 삶 내내 암모니아 가스로 가득 찬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비좁은 공간에서 옆에 있던 돼지는 친구가 아니라 살아남으려면 물어뜯을 수 밖에 없는 적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한날 한시에 죽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과, 그의 얼굴과, 그가 받았던 고통과, 그가 살고자 했던 의지를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그를 기억할 사람도 없습니다. 그를 애도하는 사람들은 그의 유해조차 수습할 수 없습니다.
지난 5년간 살처분으로 생매장 당한 52만명의 돼지 한 명 한 명도 존엄한 생명입니다. 스마트 축산 단지라는 집단 수용 시설에 갇혀 지낼 30만명의 돼지 한 명 한 명도 존엄한 생명입니다. 이들도 당신처럼 살고 싶어합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3. 환경 재앙
현재는 바다를 막아 만든 간척지는 수질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돼지 축사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충남도는 이를 허용해달라고 농식품부에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농식품부는 지난 4월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방침]을 발표해 예외적으로 스마트축산단지 조성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충남도와 농식품부의 이러한 행태는 그동안 법으로 막아왔던 환경 오염의 위험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당진에서는 환경영향평가가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경남 고성에서는 환경적 영향 때문에 지난 4년간 환경부가 스마트 축산 단지 계획을 불허해 왔습니다. 고성의 환경영향평가의 경우 돼지 3만2천명을 기준으로 분뇨가 하루 151톤 발생하는데 그 중에 50톤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호수에 방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악취 방지 시설에서 하루 3톤이 폐수가 발생하는데, 폐수처리 방식이 구체적이지 않아 환경에 미칠 영향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당진은 고성의 3만명의 10배인 30만명이 목표입니다. 고성의 환경영향평가를 보았을 때 당진에서도 천문학적인 환경 오염을 겪을 것이 예상됩니다.
4. 지역문제 해결?
농식품부는 현재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인 축산업의 악취와 오염,그리고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축산 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농촌에 산적한 문제들이 대규모 축산단지 조성으로 해결될까요?
대규모 개발 사업은 살고 있던 사람도 떠나게 만듭니다. 당진시는 이미 전국 최대 규모의 산업폐기물 매립장과 전국 최다 송전탑으로 큰 환경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흩어진 소규모 농가를 한 군데로 모은다고 해서 30만명의 돼지가 만드는 분뇨와 악취는 사라지지 않고 정주 여건과 시민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입니다.
또한 대규모 스마트 축사의 설립은 축산을 대기업에 맡기겠다는 선포입니다. 사람들이 떠나간 자리에 들어온 대기업 아래에서 사람들은 노동권이 보장되지 않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치 대기업 마트가 들어서자 골목의 작은 슈퍼들이 망하고, 사람들이 마트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로 일하게 되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기존의 자치적인 일자리는 위태로워지고 사람을 도구로 쓰는 일자리만이 남을 것입니다.
이처럼 농촌 문제를 대기업의 기술로 해결한다는 발상은 대기업과 전문가에게 권력을 쥐어주는 일입니다. 농촌 문제는 기술로 해결될 수 없습니다.
스마트 축산단지를 막기 위해 여러분의 서명이 절실합니다.
한 표의 서명 부탁드립니다!
서명 현황
앞으로도 관심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