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안녕하신가요?
산불과 산사태, 폭염과 폭우를 무사히 지나셨는지요?
날로 기후재난은 극심해져 갑니다.
안타깝게도 매년 이 재난을 건너지 못한 이들이 생겨납니다. 폭우로 인해 반지하 방과 지하차도에 갇혀서, 냉방시설도 없고 쉬는 시간조차 없는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국가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시대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복지예산 축소와 공공요금 인상으로 시민들의 삶은 고달프기만 한데, 부자감세와 기업규제 완화, 언론통제에 여념이 없습니다.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는 무너져만 갑니다. 게다가 지금 윤석열 정부는 시대에 뒤떨어진 '이념전쟁'을 벌이며 정부를 비판하는 다양한 목소리에 '빨간' 딱지를 붙입니다. 하다 못해 돌아가신 독립운동가마저 낙인을 찍고 역사를 왜곡합니다.
기후위기 앞에서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정부가 가장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도무지 관심이 없습니다.
위험한 핵기술이 만능 해결책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 신규 핵발전소 건설 등 '핵폭주'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80%가 반대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도 용인하며 일본 정부를 대변합니다. 삼척에서는 아직도 석탄발전소가 건설 중이고,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빼앗길 노동자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신공항건설과 국립공원 개발로 생태계는 무너지고 국토 곳곳이 파헤쳐집니다. 시민들 삶에 필수적인 에너지, 교통, 의료, 주거의 공공성은 잠식되고 있습니다.
위기를 넘어 다른 길로 가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지금 정부는 시급히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째, 국가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입니다. 폭염, 폭우, 산불 등 기후재난으로부터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둘째, 위험한 에너지(핵발전, 화석연료)로부터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합니다. 에너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필수 서비스이므로, 이윤이 먼저인 대기업보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노동자들의 삶과 일자리를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셋째, 전국 버스와 지하철 요금이 인상되고 있습니다. 요금 인상을 중단하고 공공이 대중교통을 지원함으로써 누구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여야 합니다. 더군다나 지금 가장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녹색교통 수단인 철도가 이윤 추구를 위해 민영화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시민의 편리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교통이 필수적입니다.
넷째, 이제는 더 이상의 개발보다 자연생태를 지키는 것이, 기후를 위해서도, 인간을 위해서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새만금, 제주도, 가덕도 등에 계획 중인 신공항, 천혜의 자연 설악산 등 국립공원에 추진되는 케이블카 등 모든 생태파괴 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9월 23일, 거리로 나와 함께 행진합시다.
작년 9월, 3만 명이 넘는 이들이 거리로 나와 기후정의를 외쳤습니다. 기후위기의 암울한 현실 앞에서 두렵고 막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닙니다. 전국에서 버스와 기차를 타고 모입니다. 청소년, 농민, 노동자, 여성, 장애인 등 사회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옵니다.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우리 모두가 바로 기후위기의 당사자이고, 다른 세상을 만드는 주체입니다. 함께 할 때, 우리는 '힘'이 있습니다.
친구와 가족과 반려동물과 함께 9월 23일, 거리로 나와 함께 행진합시다.
'위기를 넘는 우리의 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