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전, 24.2.14 기준 현재 상황을 진보정당운동 관점에서 분석한 글이네요. 동의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인식의 수준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글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국민의힘을 '국가관료기구당'으로 규정하고, 민주당을 '주류시민사회당'으로 규정한 것이 신선한 관점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규정할 정도인가 싶을 정도로 강한 네이밍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을 강조하는 의미에서는 끄덕이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두 당간의 대립은 양당제이고, 그로 인해 배제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게 됩니다.


개혁신당을 제3지의 정당을 만들겠다는 지금껏 있었던 시도이면서도 양당 및 진보정당에서 이탈한 세력들이 함께 하는 '전례 없는 합'의 시도로 보면서 이탈리아의 '오성운동'과 유사한 사례로 설명하는 데에서 이해해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만 저자의 말대로 이탈리아 오성운동은 결과적으로 왼쪽에 가까워졌지만, 개혁신당은 이준석의 힘으로 인해 오른쪽(극우 포퓰리즘)을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에 차이가 있지만요.


그리고 충분치 않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조차도 더 반쪽짜리로 만드는 비례위성정당이 두 번째 반복되고, 그간 겨우겨우 양당 밖에 존속해 왔던 진보정당들도 함께하거나, 함께 하기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더욱 깊이 인식하게 됩니다. 


하나의 제도가 더 나은 정치의 유일한 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장애물로 여겨지던 양당제를 극복하고자 하던 오랜 시도의 결과로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제는 모두가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비례위성정당에 모두가 참여하여 '인정하게' 되면 그것은, 다른 당들이 양당의 제한적이지만 종속되는, 결국 변형된 실질적 양당제의 하나의 판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각한 기후위기와 디지털 전환에 대응이 시급한 이 시기에 한국사회의 정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걸까요? 고민이 깊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