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담긴 텍스트는 처음 읽을 때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읽을 때 다르게 읽히곤 하는데요. 이해가 되지 않던 것이 이해가 될 때도 있고 새롭게 다가가기도 하는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볼 거리, 읽을 거리가 많은 현대 사회에서 ‘요약본‘ 으로 일컫는 콘텐츠들이 종종 나오는데, 아주 간편하고 핵심 사실만 쉽게 받아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게 내용의 전체라고 믿는 순간 읽기의 매력은 사라지고 다 안다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글쓴이의 표현처럼 ‘ 요약은 일종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요약 정리된 것을 포스트로 삼아 책 전체의 흐름을 파악하고 그 사이사이에 생략된 것을 떠올리며 재구성’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요약에 길들여질수록 요약된 것 사이 생략된 맥락과 이해 그리고 깊이있는 사유는 사라지지요. 오늘 날 정치인들의 SNS상 올라오는 혐오 표현과 글을 보며 저자는 ‘정보의 응축이 아니라 세계의 펼침이라는 의미에서 책을 책으로 대해본 적이 없다보니 다른 사람과 세계를 책으로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 라고 지적합니다. 깊이 읽고 이해하지 않았기에 알았으니 내 말 듣고 전부 숙여라는 알량한 권위만 있는 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