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사악하거나 악의를 품지 않은 사람이라도 ‘스스로’ ‘비판적으로’ 사유하지 않은 채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이행할 때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 사람들은 좁은 물음에 갇히지 않았다. 이들이 선택한 것은 성찰이었다. 평화는 “가해자가 되지 않을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이라 했다. 이들은 80여 년 전 제주의 군사화가 미친 영향을 오직 피해자의 입장에서 교훈 삼지 않았다. 난징과 일본 오키나와, 팔레스타인에 연대와 애도의 메시지를 보낸다.
평화는 피해자를 슬퍼하는 것을 넘어 가해자가 되지 말자는 권리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됩니다. 이스라엘이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에게 겪은 잔혹한 고통을 잊지 않았지만 오히려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가해자가 되면서 성찰의 의미가 무색해진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군사화와 관광지로 부숴지는 자연경관을 지키려는 이들이 제주에서 애도를 가졌는데요. 개발로 인한 편익에 기댄 것도 인간이고 개발로 생명들을 죽인 것 역시 인간이었으므로 이 곳이 성찰의 장이 되어 더 이상은 같은 일이 되풀이되어선 안된다는 다짐을 해야겠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이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사과는 하면서 모든 의혹을 부정했는데요. 시민들은 이 모든 부정으로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는 의구심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될 것 같네요. 개인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의 처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게 지금 한국 사회의 큰 비극이면서 동시에 이런 대통령의 대체자가 없다는 게 더 큰 비극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구조, 정치를 가지는 게 왜 중요한지를 몸으로 느끼는 2년 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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