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자회견이 윤석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스스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사과는 하면서 모든 의혹을 부정했는데요. 시민들은 이 모든 부정으로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는 의구심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될 것 같네요. 개인 윤석열과 대통령 윤석열의 처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라는 게 지금 한국 사회의 큰 비극이면서 동시에 이런 대통령의 대체자가 없다는 게 더 큰 비극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구조, 정치를 가지는 게 왜 중요한지를 몸으로 느끼는 2년 반이네요.
'끝장', '무제한'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기자회견이 끝난 이유는 대통령이 목이 아파서 그만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언행이나 예고와 달리 대통령이 그만하고 싶을 때 그만한 것도 웃기지만 그마저도 정부를 가장 적극적으로 감시하는 매체의 질문은 한 차례도 받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돌을 던지면 맞고 가겠다'고 발언한 것과 달리 보이고 있는 행동은 '돌 던지는 사람 없는 쪽으로만 가겠다'에 가깝네요.
비판받고 있는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도 없고, 현안에 대한 답변을 제대로 할 생각도 없으면 기자회견을 왜 하는 걸까요? 대통령 입장에서 실익이 전혀 없는 판단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기자회견을 참모 사이에서 기획했다면 무능한 거고, 대통령의 뜻이라면 자질이 없다고 보입니다. 변화하고 있다, 더 많은 의견을 듣고 있다는 이미지가 필요한 시점에서 왜 이런 기자회견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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