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토의 시리즈3] 대학 서열화,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까요?
2023.03.31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가의 발전 초석에 교육이 있다는 의미 입니다. 한국은 수능 시험일에는 비행기 이착륙도 통제할 정도로 교육과 입시가 중요하다는 국가 전체적인 합의가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 누구도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쉽게 부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해방 이후 한국 사회에서 대학 입시 문제가 잠잠하게 지나간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매년 한국 교육과 입시에 대한 비판과 논란이 일지만 누구 하나 만족스럽다는 말은 없는 한국의 교육.
이번 시리즈에서는 특히 대학 입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최근 캠페인즈에서는 ‘한국 대학 입시 제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중 근본적인 원인인 ‘대학 서열화’의 악순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한 해결 방안,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1)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
대학 서열화 해결을 위해 오랜 기간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은 ‘국공립대 통합 네크워크’입니다.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는 2003년 정진상 경상대 사회학과 교수가 대학 및 지역 간의 불균등을 해소하고 국공립대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기 위해 제안한 모델인데요.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우선 1단계에서는 서울대, 부산대, 전남대 등 기존의 국공립대 10곳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 대학 간 공동학위제, 학점인정, 학생교류 등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2단계에서는 다른 지역 국공립대와 공영형 사립대를 네트워크 대상에 포함시키며, 마지막 3단계에서는 독립형 사립대까지 통합하여 종합적인 대학 대트워크를 형성합니다.(단비뉴스, 20.07.15.)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모델은 첫 출현 당시 학계와 정치계의 긍정적인 화답을 받았으나, 공고한 기존의 대학 체제에 새 시스템을 적용할 실질적 자원과 역량이 부족하여 실현되지 못했습니다.(한겨레21, 22.03.01.) 또 이범 교육평론가는 국공립대와 사립대가 한 네트워크로 통합된다고 해도 대학 서열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특히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재정자원이 네트워크 소속 대학에 균등하지 않는다면, 결국 네트워크 안에서도 여전히 대학 서열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경향신문, 21.03.18.)
2) 거점국립대 ‘서울대 수준으로’ 육성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가 출현한 후부터 해당 모델을 더욱 실현 가능한 형태로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었는데요. 2021년에는 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가 거점국립대 10여 곳을 서울대와 같은 규모와 수준으로 육성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대학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으며 전반적인 체제 변화를 추구하던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와는 달리, 기존 거점국립대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여 거점국립대가 개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델입니다. 현재 거점국립대는 의대, 공대, 자연대, 인문사회대 등 학과별 기초 인프라가 갖춰져 있으므로 단기간에 교육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켜 지역 균형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습니다.
다만 해당 모델은 거점국립대의 시설과 자원을 대량 확장하는 계획에 따라 초기부터 상당한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김종영 교수는 “서울대 10개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약 3조 2천억 원으로 추정”한다며, 이는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투자라고 주장합니다.(한겨레, 22.09.19.)
2016년도 기준 거점국립대의 규모를 비교한 표. 서울대는 학부생 수가 적은 편이지만 예산과 교원 수는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다. 따라서 김종영 교수와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대와 같은 자원을 다른 국공립대에 지원할 경우 새로운 대학 체제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비뉴스
3) 국공립대·사립대 공동 입학제 실시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학 간 서열과 더불어 청소년들의 과도한 입시경쟁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공동 입학제’를 제안합니다. 공동 입학제란 국공립대와 사립대가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공동의 기준으로 함께 입시를 진행하는 모델입니다. 이는 학생들이 성적 등급에 따라서가 아닌 일정 수준의 성적을 갖춘다면 누구든 네트워크 소속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가집니다. 입시 과정에서 학생들의 성적이 중요하지 않으니 대학 서열 역시 자연스레 무력화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또 공동 입학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대학에는 전임교수 충원, 연구비·사업비 확보, 반값 등록금 시행 등 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재정 지원을 할 것이라고 합니다.(사교육걱정없는세상, 21.12.13.)
한편 이범 교육평론가는 공동 입시 네트워크에 “서울의 명문 사립대가 참여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의미와 효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그는 명문 사립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자원 지원이 중요할 것이라고 짚으며, 사립 대학 내 교수 1인당 1억 원씩 연구를 위한 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같은 파격적이고 효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교육플러스, 21.03.15.)
4) 대학 간 학술교류·자원공유 협약 체결
오늘날 여러 대학은 다른 국내외 대학들과 협약을 맺어 타 대학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학점교류, 타 대학의 정규학기를 경험할 수 있는 교환학생 등 학술교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술교류를 더욱 심층적이고 활발하게 진행할 경우 대학 간의 상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 사례로 청주권 8개 대학이 협약한 ‘청주권 대학 교류협약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해당 협약은 ▲학점교류 운영 ▲연계학사제도 운영 ▲교환 수업 및 교환 교수 운영 ▲시설 사용 협력 등 다양한 학술교류와 자원공유 프로그램을 약속하며 지역 대학의 상생을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국제뉴스, 17.03.15.) 이러한 협약 체결을 바탕으로 한 해결책은 현존하는 제도이기도 하고 수월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대학 서열화에 대항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평을 받기도 합니다.
✏️대학 서열화의 해결방안,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교육은 백년지대계(먼 미래를 위한 큰 계획)라고 말들 하지만, 지금 한국의 교육과 대학 입시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는 말만 분분한 것 같습니다. 캠페이너들은 ‘대학 서열화’를 가장 큰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대학 서열화를 원인으로 한 악순환이 우리 사회에 계속 이어지도 있는데요. 이에 대한 여러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대학 서열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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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2협력을 통해서 나아가야한다.
ㄸㄸ
대학의 서열화가 문제일까요? 서울에 있는 대학들 위주로 서열화 된 것이 문제일까요?
위 방법들을 시행한다고 하여 서울에 있는 대학들의 영향력이 약해질까요? 전혀 아니죠. 극단적 방법으로 졸업요건 강화가 있긴 한데... 이것도 추천 못 하는 이유는 한국 대학과 문화의 특성 상 힘 있는(교수) 지위가 권력으로 갑질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지금도 학생과 대립하면 성적을 안 주는 교수들 있는데, 졸업요건 강화하면 더 심해지겠죠.
저는 이게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적 학제의 문제와 전체의 교육과정 문제가 합쳐진 문제라 생각합니다. 아래서부터 근본적 개혁이 없으면 위의 개혁도 없을 것이며, 큰 틀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요.
국공립대와 사립대를 함께 개혁해야합니다
국공립대만 통합되면 사립대는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게 되고 서열을 더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나 대입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을 때 학원 선생님께서 해결책이 하나 있다고 해주신 얘기가 기억나네요. 대입 난이도를 낮추고 서울대같은 이름 있는 대학을 전부 대학원으로 바꾸면 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렇게 되면 공부할 사람은 더 공부할 수 있게 되고 입시 스트레스도 줄어들테니까요. 입시의 중간에 서 있는 지금 이 이야기가 실현되는 게 너무 간절해지네요?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이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이 이야기도 오래 전에 나온 것이라서 변화된 현실에 맞는 다른 대안이 있는지 고민해봐야겠군요
2,3번같은 경우는 실제로 현실 가능성이 떨어지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별로 특성과 성향이 다른데 이를 일률적으로 맞춘다는 것과 '수준'을 맞춘다는 말 자체가 고민이 드는 지점이 있네요. 4번은 현실성이 높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만들어내기에는 협약 정도로는 결과를 만들기 어렵겠다 싶구요.
그래서 1번을 선택하기는 했는데요,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우선 지방대 붕괴를 막기 위해
소위 인서울명문대와 지방대
공동학위과정을 일정규모인원를 정해
의무적으로 만들도록 하거나
인센티브 부여해
소정학점이수시 양대학 공동으로
학위 수여가능하도록 함.
(*정원내 또는 정원외,
신입학 또는 편입학형태로 다양하게
운영토록 세부기준 마련 조건)
국공립통합네트워크, 서울대 10개만들기 등 다양한 대입 제도와 대학 서열화 개혁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들 모두는 대학의 입장에서 제시되는 방안들이 아닌가 합니다. 왜 우리의 중등 교육과정이 대학 입학을 위해서 좌지우지 되어야 하는지, 중등과정에서 대입을 위한 공부가 아닌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교육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대입과 중등교육을 별개로 분리해서 대입제도를 새롭게 바라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대학서열화 문제는 고등교육제도의 개혁뿐만 아니라 우리의 사회문화적인 국민의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먼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명문대 진학으로 사회경제적으로 경쟁적 우위를 차지하려는 사람들의 심리와 의식이 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명문대를 나오지 않아도 여러 다양한 모습으로 성공적인 삶을 사는 케이스들을 많이 양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견물생심이라고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게 되면 자연히 출세를 위한 명문대 진학을 위해 죽어라고 자식들을 푸시하는 부모들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생들이 성적 등급에 따라서가 아닌 일정 수준의 성적을 갖춘다면 누구든 네트워크 소속 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 공감합니다. 그나마 현실적이고 반발이 적은 대안인 것 같습니다.
일단 위의 정리된 내용만 읽었을 때는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구축' 정도의 조치를 국가적으로 강력하게 취하지 않고서 대학서열화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실현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잘 그려지지 않네요. 여러 이해관계와 조건들 속에서 국민적 합의를 형성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정치권이 그렇게 나아갈 수 있도록 의제를 제시하고 주도 할 의지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논의를 할 때 비관적이면 안되는데...ㅠㅠ
투표를 위해서 선택지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니 편리한 시설, 잘 갖춰진 생활기반 등이 수도권에 쏠려서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서열화가 만들어진 것인지, 수도권 대학 중심의 서열화로 인해서 수도권 쏠림 현상이 강해지는 것인지 고민되네요.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방안이 무엇인지 따져보면 공동 입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선택지 외에 다른 대안이 더 있는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