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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속 ‘2차 가해’를 멈추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20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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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하고 말랑한 이야기😋

인터넷 기사 댓글 창에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공지가 고정되어있다./ ©뉴스타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지난 11월 22일,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그간의 심경과 요구사항을 밝혔습니다. 참사 이후 약 한 달이 지나서 처음 유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낸 것인데요. 유족들은 참사 당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하며 진정한 사과, 철저한 책임 규명, 피해자 참여 진상 및 책임 규명, 피해자 소통 등을 요구했습니다.

유족들은 참사 이후 정부의 대응에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정부는 왜 유족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도록 만남을 지원하지 않았는가, 왜 유족들의 동의 없이 위패와 영정 사진이 빠진 분향소를 세웠는가, 왜 가장 먼저 장례비와 위로금을 언급했는가 등이 요점이었습니다. 한 유족은 이를 두고 “2차 가해”라고 명명하며 계속되는 정부의 잘못을 짚었습니다.(KBS, 22.11.22.) 다른 유족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각종 포털 사이트와 기사 댓글, SNS, 유튜브에서 참사 피해자와 유족들을 향한 비난을 “2차 가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조롱과 혐오, 가짜뉴스가 유족들이 직접 목소리 내기를 두렵게 만든다고 합니다.(뉴스타파, 22.11.24)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이 거듭하여 2차 가해를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더 나아가 참사의 진상조사와 피해자 및 유족의 회복을 가로막는 ’2차 가해‘를 멈추기 위해서는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조금 더 알아볼까요?

‘2차 가해’란, 성폭력, 가정폭력, 국가폭력과 같은 사회적 사건·사고인 일차적인 폭력이 발행한 후, 이와 관련해서 사법기관, 수사기관, 언론, 대중 등 제3자가 피해자에게 이차적으로 가하는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 폭력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사건·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이 피해자를 추궁하는 발언을 하거나, 민감한 내용을 언론에서 여과 없이 보도하거나, 이를 통해 대중이 피해자를 비난하는 상황 모두 2차 가해에 포함됩니다.

또 2차 가해는 종종 ‘2차 피해’와 혼용되기도 합니다. 2차 가해의 경우 특정 가해 행위와 행위자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2차 피해는 피해 상황에 집중합니다. 따라서 논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용어의 쓰임에 차이가 있습니다.(연세춘추, 16.05.07.)

2차 가해가 개인정보 유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 명확하게 개별 법률에 저촉되는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2차 가해는 ‘원가해’와는 달리 형태가 모호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2차 가해의 형태가 직접적이거나 의도적이지 않을지라도 피해자에게는 묵인, 방조, 방치와 같은 또 다른 폭력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10.29 이태원 참사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정부가 유족에게 장례비와 위로금을 지급하는 것은 필요한 절차이지만, 이를 사과와 진상조사보다 먼저 공표했기에 비판을 받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행위는 정부가 참사의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를 보여주며, 동시에 유족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할 수 있는 폭력성을 갖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정부 지원에 국민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등록 일주일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았다./©중앙일보


이렇듯 2차 가해의 형태가 뚜렷하지 않기에 관련된 법적 토대 역시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2019년부터 시행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 ‘2차 피해’가 정의되며 처음으로 2차 피해에 대한 법률적 기준이 생겼는데요. 이 역시 불명확한 설명과 적용 대상의 한계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KBS, 21.01.26.) 또 2차 가해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인터넷에서는 익명성과 역동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기 더욱 어렵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계속되는 2차 가해에 비해 이를 막을 수 있는 기반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요?

💬 참사와 2차 가해 대응에는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지난 10월 30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성명을 통해 “헌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따라 재난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라며, “피해자 중심적 관점으로 이번 참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22.10.30.) 지금의 상황을 책임지고 대응할 주체로서 정부의 역할을 명시한 것인데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참사 피해자에 대한 혐오에 적극 대처 ▲참사 피해자 개인정보 침해에 적극 조치 등이 정부의 공식 대응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국가가 헌법을 포함한 법률에 호응하는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참사의 진상 조사를 책임질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가해지는 폭력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 2차 가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한국 사회에는 2차 가해 자체에 관한 포괄적인 법률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발생한 2차 가해를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우며, 처벌할 경우 개별 법률에 적용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2차 가해에 대한 인식이 모호해지며, 법원에서는 해당 맥락이 축소될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 10.29 참사 직후 피해자에 대한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15건이 수사로 접수되었고, 그중 10건은 수사로 전환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기소된 건은 인터넷에서 참사 희생자를 성적으로 모욕한 글을 게시한 한 건에 불과하며,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에 위반되는 ‘음란물 유포’였습니다.(동아일보, 22.11.17.)  따라서 2차 가해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사회적 인식 개선, 법적 처벌 강화를 위해서 명확한 법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 수사기관, 언론 등에 2차 가해 방지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지침을 배포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참사가 발생했을 때 사안에 대한 논점은 진상을 조사하는 수사기관과 정보를 공론화하는 언론에 의해 시작됩니다. 따라서 경찰과 검찰, 법원이 참사를 다루는 방식에 의해 참사 피해 규모가 정해질 수 있고, 언론이 참사를 전하는 태도에 따라 여론이 좌우할 수 있습니다. 이를 우려하여 앞에서 언급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에서는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수사기관의 업무자에게 2차 피해 관련 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명시했습니다. 또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언론의 보도 경쟁이 10.29 참사의 2차 가해를 확산시켰다고 비판했는데요. 그는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확하고 신속하게 재난 정보를 제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도 언론의 기본 사명 중 하나”라고 짚었습니다.(미디어오늘, 22.11.03.) 참사를 가장 빠르고 가까이에서 접하는 경찰, 검찰, 법원, 언론 등은 각별히 피해자 및 유족의 존엄과 참사 관련 정보가 훼손되지 않도록 각별히 2차 가해에 유의하기 위해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지침을 배포해야 합니다.

💬 사회 전반에 지속적인 2차 가해 및 피해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최지나 연세대학교 성평등 연구원은 “2차 피해를 희생자가 예방하기란 어렵”다며, “2차 가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보화 전임연구원은 그 방법으로 “희생자, 소수자의 관점”을 중요하게 짚었는데요.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무작정 ‘절대 이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마’라는 태도도 건강하지 않”기에, 그 대신 피해자의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조심스럽게 대화, 논의, 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접근은 피해자의 괴로움에 공감하는 감수성을 기르고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연세춘추, 1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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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아 비회원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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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선택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란불에 길을 건너는게 당연하다'라는 명제 처럼 익숙해질 만큼 2차 가해를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참사와 2차 가해 대응에는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참사를 다루는 수사기관, 언론 등에 2차 가해 방지 지침을 배포해야합니다

읽다보니 모든 것이 다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선적으로 정부가 앞장서서 대응하고, 이를 퍼뜨리는 언론에서 조심한다면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러한 기반 위에서도 잘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때 법적 기반을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참사와 2차 가해 대응에는 정부가 앞장서야 합니다 2차 가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참사를 다루는 수사기관, 언론 등에 2차 가해 방지 지침을 배포해야합니다 사회 전반에 지속적인 2차 가해 및 피해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고민돼요/ 잘 모르겠어요

2차 가해, 피해에 대한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점점더 많은 이들이 인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법적 차원, 윤리적 차원의 접근이 섞여 있고, 정확한 정의 및 범위 설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계속 논의하여 하나씩 제도적인 대응 방안들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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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지 모두 공감합니다만, 2차 가해의 형태가 모호하다면 법적 책임을 어떻게 물을 수 있으며, 어떻게 법을 제정해야 좋을지 다소 요원한 느낌이 듭니다. 저의 상상력이 부족한 탓일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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