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 100인의 질문과 대화
여러분은 이태원 참사를 주제로 주변 사람과 이야기 나눠보신 적이 있나요? 우리는 이 주제를 갖고 온전히 대화하며 기억하고 애도 할 수 있을까요? 참사 2주기를 앞둔 2024년 8월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빠띠는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질문을 만들었습니다. 빠띠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질문들에 대해 함께 대답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질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라는 문제의식으로 한겨레와 함께 '한국의 대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사회적 참사의 위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의 관점에서 '이태원 참사,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제시하였습니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10개의 상세질문을 마련하여 누구나 대답하고 그 결과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질문 페이지에는 질문과 투표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시민들의 글과 '이태원 참사 기억 시민회의' 발제자들의 발제글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들을 확인하고 함께 대답해보며, 다른 전문가와 시민들이 쓴 글들을 읽으며 인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종국에는 공동의 인식을 형성해 나가는 경험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태원참사 기억 시민회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협의회 故임종원 아버지 임익철 님의 인사로 시민회의 순서를 시작했습니다.  이태원을 기억하는 호박랜턴 이상민 활동가,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 조선희 저널리즘연구활동가, 최성용 사회연구자가 각각 회복, 인식, 언론, 기억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습니다.   이상민 활동가는 “참사가 일어난 공간에서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모두가 주저했”다며, 용산에서 나고 자라 지금도 용산 주민으로 살고 있는 이상민 활동가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한 경험을 공유했습니다.(발제문)   홍주환 기자는 “이번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당일 그리고 그 후, 수많은 영상이 SNS를 도배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졌죠. 현장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찍혔고, 이에 대해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언론은 더 열심히 현장 영상을 수집하고 보도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발제문)  조선희 저널리즘 연구활동가는 ‘재난보도준칙’에 대한 질문을 던졌는데요. “언론의 역할에서 더 깊이 들어가 기자의 역할이 올바르게 이행되기 위해서는 이것을 같이 들여다 봐야”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사 당일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단 10분을 요구하고 싶어요.”라는 모 신문 편집국 내부 회고를 참여자들에게 공유하며, 참사에 어울리는 저널리즘을 구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발제문)  최성용 사회연구자는 ‘놀다 죽었다’라는 발언이 왜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을지에 대한 답을 역사적, 공간적, 사회적인 관점에서 발제했습니다. 오히려 2주기는 어때야 할까? 그리고 2주기 이후에 이태원 참사는 어떻게 기억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발제문) 시민회의 당일 약 50명의 시민들이 모였는데요. 발제가 끝나고 발제를 이야기거리 삼아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테이블은 발제 주제에 맞춰서 언론, 기억, 회복, 인식 키워드로 나누었고, 시민들은 원하는 키워드 테이블을 선택해 착석했습니다. 테이블을 선택해 참석한 시민들은 나이, 성별, 소속도 다양했고, 그 중엔 유가족분들도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물었던 질문과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1조 : 언론 질문1 : 사회적참사를 다루는 언론 보도가 공동체 회복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요? 참사를 어떻게 조명하고 다룰지 고민하는 기획 기사가 더 필요하다. 그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보도할지에 대한 고민도 더 필요하다.  피해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같은 관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질문2 : 사회적참사 보도에서 언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해결되지 않은 현황을 계속 알리고 진상 규명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언론사에서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사회부 기자들이 주로 저연차 기자. 역할 수행을 위해선 언론을 다루는 공동체의 구조적 변화도 중요하다. 저널리즘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문제 제기하는 이런 자리와 고민이 지속되면 좋겠다. 2조 : 기억 질문1 :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모두가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자리에서 그때를 기억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나누고 있으니 피해자라 할 수 있겠다. 피해자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명명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피해를 받았지만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람, 당사자이지만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들도 있다.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해 보아야 한다. '가해자'가 누구인가를 규명하고 책임 지우는 것도 꼭 동반되어야 한다. 질문 2 : 이태원은 참사 추모의 공간으로만 머물러야 할까요?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공간인 이태원의 문화적/지역적 의미를 회복되는 동시에,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별들(참사 피해자)의 집이 일상 공간인 이태원에 세워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논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조 : 회복 질문1 :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모두가 참사의 피해자라면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함께 치유할 수 있을까요? 참사 지역, 가까운 지역부터 사안에 대해 계속 함께 이야기 나눠야 한다.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는 시민 토론의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질문2 : 일상과 추모는 분리되어야 할까요? 우리의 삶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에 일상과 추모는 분리가 될 수 없다. 독일 처럼 일상 어디에서든 추모할 수 있어야 한다. 추모는 이미 일상에 포함되 있고 사회를 변화시키기에 분리할 수 없다.  분향소의 추모만이 아닌, 일상에 추모를 결합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4조 : 인식 질문 1 : 이태원 참사 현장을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삭제했어야 할까요? 삭제O, 진상 규명을 위해 분명 필요하지만 화젯거리가 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삭제X, 초점을 고통이 아닌 사회로 돌려 심각성을 같이 인식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삭제X, 삭제 여부를 누군가 결정하면 의도적으로 걸러지는 일이 발생할 것 같다. 삭제X, 유가족으로서 방송에서 본 사진 외에는 본 적이 없다. 당사자의 부모로서 봐야 한고 설명해 줘야 한다. 고민 필요,  부작용 측면은 분명 무시할 수 없지만, 영상이 없었다면 진상을 밝힐 수 없기에 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질문2 : 사회적참사를 다루는 방식은 엄숙하고, 절제된 방식이어야 할까요? 기억하고 연대하는 것을 생각해 봤다. 엄숙함을 지키는 것 보다 각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엄숙하고 절제되는 것은 부족, 떠들썩하게 화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식의 애도 표현이든 보장이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도가 꼭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닌, 서로 웃으면서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 10.29 이태원참사 2주기를 지나보내며, 묵묵하게 일상을 사는 우리가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때론 글을 쓰고, 이태원 골목에 붙어있던 포스트잇을 분류하고,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동료 시민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제가 온 곳이, 사회적 참사를 다루는 괜찮은 방식 같습니다. 더 많이 떠들어야 몰랐던 사실도, 다른 관점에서의 의견도 알게 되니까요. 사회적 참사를 두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배운 적이 없지만, '없다면 오늘처럼 만들어가야지'라는 다짐했습니다.”라는 참여자의 회고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의 질문을 마주할까요? 그 중 우리 사회에 대한 질문은 얼마나 될까요?  빠띠는 이번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노동권, 주거권, 인공지능 등 다양한 사회 의제를 질문으로 풀어내어 시민들과 함께 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빠띠는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만들고 대화의 장을 열어갈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공론장 기획과 운영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현장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좋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빠띠가 함께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태원 참사 시민회의 보고서 전문을 첨부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