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헌 기자 =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주제 라모스 호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은 한국의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세계 보편적 의미를 지닌다고 높이 평가했다.
호르타 전 대통령은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한국의 민주화 30년, 세계 보편적 의미와 전망'이라는 이름으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맡아 "6월 항쟁은 평화, 인권과 법치에 대한 존중, 화해를 가능하게 했던 운동"이라고 말했다.
호르타 전 대통령은 "한국의 5천년 역사와 문명, 문화, 전쟁, 패배, 굴욕을 잘 알고 있다"며 "동티모르도 전쟁, 식민지배, 침략, 점령 등 역사적으로 유사한 경험이 있다"고 유대감을 표했다.
그는 "우리는 인간으로서 모든 상황에 적응하게 돼 있기에 극심한 역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번창한다"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한국인들에게 머리를 숙인다"고 말했다.
호르타 전 대통령은 북한 핵무기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포기함 없이 핵무기 없는 세상을 추구해야 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한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며 "문 대통령의 핵심은 북한의 안보·경제 불안을 완화해주겠다는 것에 있다"고 봤다.
이어 "저는 낭만적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힘과 무력이 없으면 잔학 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사례가 많다"면서도 "예방과 대화와 중재는 언제나 더 나은 선택이며 이것들이 적절하게 구현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누군가'는 다자주의, 유엔, 유럽연합, 나토의 지지자가 아니며 이민자, 난민, 멕시코인, 아랍인, 이슬람교도를 무시하는 데다가 핵 버튼을 쥐고 있다"면서도 "과거 미국은 공공선을 위하는 세력이었다. 각국의 번영은 미국에 빚을 졌다"며 미국이 세계 평화 구축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는 "6월 항쟁은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자생적으로 성공시킨 민주화 혁명이었고, 촛불혁명은 한국 민주주의가 사망 직전에 달했을 때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광장 민주주의를 열었던 것"이라고 30년 전과 현재의 관계를 설명했다.
임 교수는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은 세계를 놀라게 한 두 시민혁명"이라며 "(촛불혁명은) 시민들이 탄핵을 통해 무도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다시 선거를 열어서 새로운 민주정부를 구성하라고 명령한, 주권 시민의 민주주의 회복 운동"이라고 평가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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