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데이터로 ‘더 나은 돌봄’을 상상하다! : 10월 돌봄 데이터톤 후기
돌봄과 데이터.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단어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바로 ‘관심 갖고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9월 ‘기후위기’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하는 10월 데이터톤의 주제는 바로 ‘돌봄’입니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9월 데이터톤 후기가 궁금하다면  👉 여기서!) 각자도생의 시대입니다. ‘내 살 길은 내가 알아서 찾아야 한다’는 담론이 팽배한 환경에서 ‘돌봄’은 미담으로 여겨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누군가에게 돌봄을 받거나 혹은 누군가를 돌보며 살아갑니다.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나 필요한 돌봄. 이제는 더 나은 돌봄, 괜찮은 돌봄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10월 데이터톤에서는 데이터로 더 나은 돌봄을 함께 상상해보기로 했습니다. 돌봄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어요! 돌봄에도 많은 영역이 있습니다. 이날은 총 4가지 주제를 다뤄보기로 했는데요. 각 주제마다 내용 이해를 도울 호스트와 데이터 활동을 지원할 멘토가 함께했습니다. 첫 번째는 ‘돌봄시스템’입니다. 가장 폭넓으면서도 나머지 3개 영역을 아우를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한데요. 우리 사회에 어떤 돌봄시스템이 있고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살펴본 후, 데이터 활동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없을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호스트로는 빠띠가, 멘토로는 갱님이 함께했어요. 두 번째 주제는 ‘아픈몸들’입니다. 보통은, 몸이 아프면 당사자의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벗어나 ‘아파도 괜찮은 사회’와 ‘질병을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하는지 데이터와 함께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호스트로 ‘다른몸들’의 조한진희 대표님이, 멘토로는 최요한님이 함께했어요. 세 번째 주제는 ‘가족돌봄’입니다. 우리는 대개 돌봄의 책임 1순위를 가족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고립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가족돌봄은 강요된 희생일뿐입니다. 오늘 데이터톤에서는 가족돌봄을 하는 이들이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데이터를 모아보고 대안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호스트로 돌봄청년커뮤니티 ‘N인분’ 우새롬 활동가가, 멘토로는 이근희님이 함께했어요. 마지막 네 번째 주제는 ‘돌봄노동자’입니다. 장애인돌봄, 아동돌봄, 노인돌봄 등 돌봄노동자들의 노동 실태 데이터를 살펴보고,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호스트로 노회찬재단의 이강준 사업기획실장님이, 멘토로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정진임 소장님이 함께했어요. ‘질문 - 내용학습 - 데이터 검색 - 시사점 찾기’로 이어지는 여정 희망하는 주제별 테이블에 자리 잡은 참가자들은 각자 평소에 가지고 있던 돌봄과 관련한 질문을 꺼냈습니다. “돌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문화를 재검토해보고 싶습니다. 어디에 돌봄이 필요한지, 어디까지 사회적 돌봄인지 등에 대한 합의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 사회는 건강중심 사회인 것 같아요. 이와 관련한 문제의식을 드러낼 수 있는 데이터는 없을까요?” “평소 돌봄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다가, 가족이 다치면서 돌봄에 ‘연루’되었어요. 돌봄과 데이터라는 낯선 키워드가 어떻게 만나고 ‘연루’될 수 있을까요?” “돌봄노동자가 이용할 수 있는 정신/노동상담 지원 제도는 얼마나 있을까요? 제도가 있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가능할까요?” - 참가자 질문 중 일부 발췌 이후 각 주제의 호스트가 내용 이해를 도울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참가자들과 함께 찾아보고 싶은 자료를 공유하고, 활동을 제안해보기도 했습니다. 내용 학습을 마친 참가자들은 각자의 질문에 맞춰 데이터를 찾아나갔습니다. 멘토들은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데이터를 찾으면 좋은지,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야 필요한 데이터를 잘 찾을 수 있는지 꿀팁을 전달하기도 했지요. 데이터를 모은 후에는, 각자 찾은 내용에 대한 시사점과 데이터를 활용해 해볼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게 핵심 내용을 공유합니다. “민간과 공공영역 돌봄서비스 플랫폼을 찾아봤습니다. 돌봄시스템과 서비스가 서울 중심으로 구조화되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돌봄 관련 정책이나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용자에게 가닿지 않은 형태로 되어있어요. 보통 방문신청을 해야하는데, 노인, 장애인 등은 보호자가 없으면 신청도 못합니다. 게다가 돌봄의 많은 영역이 시장화, 상업화 되어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는데요. 이런 구조를 바꿔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중략) 아기로 태어나서 노인으로 죽어가는 생애주기 속에서, 우리는 돌봄에 위탁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돌봄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 ‘돌봄시스템’ 주제 논의 내용 공유 중 “지역에 따라 기대수명이 다르다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소득, 자산규모’와 ‘건강, 기대수명’의 뚜렷한 상관관계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중대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의 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육체노동이 많거나 근무시간이 불규칙하면 운동하기 어렵고 건강한 음식을 먹기도 힘들어요. 게다가 열심히 운동하면 누구나 건강할 수 있는 믿음이 올바를까요? 열심히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일까요?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면서, ‘질병은 개인의 문제로 보기 어렵고 사회의 문제이며 모두의 문제’라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래서 국가에 더 많은 돌봄을 요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 ‘아픈몸들’ 주제 논의 내용 공유 중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저희는 모두 어느정도씩 가족돌봄에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돌봄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요. 이들은 보통 자신이 가족돌봄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기 어렵고, 인지하더라도 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돌봄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정의나 합의가 내려져 있지 않고, 정량적 데이터 자체가 전무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장인의 가족돌봄휴가 사용률이 저조한 부분에서는, 가족돌봄의 현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돌봄의 부담이 가족 내 구성원에게만 지워지면 가족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안으로는 지역공동체 등이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 ‘가족돌봄’ 주제 논의 내용 공유 중 “저희는 돌봄노동 관련 데이터로 문제 정의를 구체화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돌봄노동자 현황과 처우 관련 데이터(직군별 휴게 시간과 사용현황, 돌봄노동자의 업무중단 사유 등), 연구보고서, 조례 등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관련 제도를 살펴보고, 소외된 돌봄노동 영역은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돌봄노동에서도 시설노동과 재가돌봄은 차이가 있는데요. 재가돌봄 노동자는 여성이 많아 성폭력 문제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 데이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돌봄노동 관련 제도도 찾아보았는데요. 노인요양 관련 법률이 많았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통의 과제를 도출했는데요. 저희의 후속과제는 ‘돌봄노동자를 위한 돌봄, 돌봄노동자의 안전 확보 방안을 어떻게 모색해볼 수 있을까?’입니다. 이를 위해 현황, 제도 정책 등을 국내외에서 좀 더 찾아보고 민간과 공공의 차이를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돌봄노동자’ 주제 논의 내용 공유 중 사실 ‘돌봄’이라는 주제로 데이터톤을 기획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별사례가 많기 때문에 데이터로 모으고 연결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참가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량적 접근보다는 정성적 접근에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후속 작업을 이어나가 보려고 합니다. 관련 소식도 계속 전해드릴게요. 참, 11월에는 데.세. 바 프로젝트의 주제들로 데이터톤이 진행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1월 데이터톤 후기 보기) 글 : 소이 (빠띠 협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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