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관련 이슈? 출처가 궁금하다
아동학대 신고 건수나 사망사고 건수는 누가 어떻게 집계하고 관리하고 있을까요?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보면 원본 데이터가 궁금해지는데요. 아동학대 이슈와 관련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주요통계 현황조사)’ 자료를 주로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번 데이터 캠페인에서도 멤버들이 다양하게 긁어온 자료들의 원본 출처를 찾아가다보니, 같은 보고서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슷한 통계자료를 재가공하거나, 추가적인 데이터를 모아보는 방식으로요.
보건복지부는 아동복지법에 근거해 2019년부터 매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2022년 현황 데이터가 업데이트되었는데요. 아동학대 현황데이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이전연도 대비 관련 데이터 증감 현황도 살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데이터 캠페인에서 저는 특정 이슈 관련 데이터를 정하기보다, 아동학대 연차보고서가 제공하는 현황자료의 전반적인 항목들을 훑어보았습니다. 주요 통계자료의 2022년(최신)과 2018년, 2014년 데이터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살펴보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나 연도 간 변화가 존재하는지, 추가적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데이터가 있는지 등도 살펴보고 싶었고요. 좀 더 나아가면, 연도별로 자료 비교와 유의미한 검증이 가능한지(유사항목의 연도별 자료 여부) 등을 확인해볼 수도 있겠죠.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보고서뿐 아니라 관련한 상세 통계자료를 수집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데이터 제공 신청 및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비어 있는 데이터나 추가적으로 필요한 데이터를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보고서의 주요 데이터들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는 2019년 이전에도 ‘아동학대현황보고서', ‘아동학대실태조사', ‘아동학대 주요통계'라는 이름으로 매년 발행되어 왔는데요. 신고의무자를 위한 교육자료로도 활용되며, 필요한 누구나 접근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2014년에는 비슷한 포맷이지만 연차보고서가 아닌 실태조사 현황을 제시하고 수집 및 분석과정, 관련 제언을 자세히 담은 형태의 보고서를 발행한 경우도 있습니다.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 보고서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수집하는 자료 항목은 2018년, 2014년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신고접수, 학대 및 재학대 발생 현황 및 사례, 학대아동 및 이해관계자 대상으로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현황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요 항목을 살펴보다보니 주요하게 논의되는 아동학대 이슈의 흐름과 갈래가 조금 더 이해되는 듯합니다.
[2022 아동학대 주요통계 목차 : 항목]
- 아동학대 신고접수 현황
- 신고접수
- 신고자 유형
- 아동학대 사례판단
- 사례판단 결과
- 피해아동 발견율
- 아동학대 사례 분석
- 인구사회학적 요인
- 피해아동 (성별, 연령, 가족유형)
- 학대행위자 (성별, 연령, 피해아동과의 관계)
- 아동학대사례 발생현황
- 아동학대 발생장소
- 아동학대사례 유형
- 아동학대 피해아동 및 학대행위자 상황
- 피해아동 사례종결 현황, 학대피해아동쉼터의 피해아동 보호 현황
-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른 조치 현황, 학대행위자 고소고발 등의 사건처리 결과
- 서비스 제공 현황
- 학대아동 대상 상담서비스, 입원치료 및 통원치료 등의 제공 서비스 현황
- 재학대 사례
- 재학대 사례 현황, 학대 유형, 피해아동 현황, 학대행위자 현황,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의 관계 등
- 아동학대예방 및 피해아동보호 현황
- 신고접수 건수
- 신고자 유형
- 아동학대사례 및 아동보호전문기관 수
- 피해아동 발견율
- 아동학대사례 유형
-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
- 피해아동 가족유형
공개된 데이터 가져오기
주요자료에 쉽게 접근해 필요한 데이터를 가져오는 일은 중요합니다. 현재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는 보고서를 모두 PDF 형태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보고서 자료를 스스로 정제 및 가공이 가능한 형태로 파싱하기 어렵다면 이 역시 데이터 활용의 장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활동에서는 다양한 데이터 항목들 가운데 2가지 데이터의 연도별 변화 정도를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1. 신고접수 건수 (2022 - 2018 - 2014)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위기 상황에 개입하고 대처하기 위해 아동학대의심사례 접수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의심사례의 신고접수는 내용 및 심각성에 따라 크게 ‘응급아동학대의심사례', ‘아동학대의심사례', ‘동일신고', ‘일반상담', ‘해외발생지원사례’로 분류됩니다.
- 응급아동학대의심사례 : 신고당시 아동이 학대로 인해 매우 응급한 상태로 아동의 안전을 위해 보다 긴급하게 현장출동 및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
- 아동학대의심사례 : 신고접수 내용이 학대로 의심되는 사례 중 응급을 제외한 모든 사례
- 동일신고 : 최고 신고접수되어 진행되고 있는 사례와 동일한 학대피해의심내용이 다른 신고자들에 의해 신고되는 경우
- 일반상담 : 자녀양육 상담 문의, 시설보호 문의 등 아동학대 및 의심사례로 보기 어려운 사례이거나 정보부족 등으로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없는 경우
- 해외발생사례 : 국내 국적 아동이 해외에서 학대를 받았다고 의심되거나, 학대로 인해 해외의 아동학대 관련 기관에서 개입되고 있는 아동에 대한 지원을 위해 접수된 사례
2014년 한 해동안의 신고접수 건수는 총 17,791건입니다. 2014년 9월 29일에 아동학대특례법이 시행됨에 따라, 전후 현황을 분리해 집계했는데요. 의심사례 부분에서는 실제 비율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2018년에는 전체 신고접수 건수가 총 36,417건으로 전년 대비 약 6.6%, 2014년 대비 약 104.7% 증가했습니다. 일반상담 현황에 비해 의심사례 및 동일신고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응급아동학대의심사례가 일부 줄어들기는 했으나, 전반적인 신고접수 현황이 증가가 두드러져보입니다.
2022년 신고접수 건수는 46,103건으로 2018년 대비 26.6%, 2014년 대비 159.1% 증가했습니다. (2022년에는 응급아동학대의심사례 항목을 별도 집계하지 않고, 전체 의심사례를 하나로 수집하고 있네요.) 정확한 인과를 살펴보아야겠지만, 현황자료만으로도 처벌법 시행 및 개정이 아동학대 예방의 유의미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보이는 대목입니다.
2. 사망사례 현황 (2022 - 2018 - 2014)
사망사례 현황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접수된 사례만을 집계하기 때문에, 실제 학대로 인한 아동 사망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이는 수사기관으로 직접 접수된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관련 정보를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전달하지 않아 관련 통계가 누락될 수 있고,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아동의 사인이 학대로 판명되었음에도 보고되지 않을 수 있어 정확한 집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출처 : 2014년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아동 사례는 2014년 14명에서 2018년 28명, 2022년 50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성별, 연령, 교육기관, 기타 환경적 특성(가족유형, 월 가구소득, 학대행위자와의 관계) 또한 별도로 집계되어 있습니다.
- 사망아동 명수 (전체 아동학대 피해아동 대비 비율)
- 2014 : 14명(0.1%) → 2018 : 28명(0.14%) → 2022 : 50명(0.23%)
2014년 이전의 아동학대로 인한 사망 현황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는 총 136건의 사망사례가 발생했습니다. 특정 사건이 발생한 연도의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아동학대의 전체 건수 증가에 따라 사망 사례 역시 점진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위와 같이 연차보고서 현황자료를 통해 몇 가지 항목에 대한 연도별 데이터를 살펴보고, 각 항목의 수집 필요성과 의의를 간단히 고민해보았습니다. 액션플랜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주요 지표의 2022년(최신)과 2018년, 2014년 데이터를 살펴보고, 유의미한 인사이트나 연도 간 변화가 존재하는지, 추가적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데이터가 있는지 등 후속과제를 도출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회 이슈를 관통하는 데이터의 수집과 관리의 차원에서, “데이터를 무엇을 얼마나 말해줄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공개된 공공데이터를 개인 시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번 캠페인 활동처럼, 우선 함께 모여야 한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슈를 꺼내놓고, 방법을 고민하고, 공동작업을 통해 작은 액션을 만들어내는 일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코멘트
4데이터를 공적 차원에서 더 공개하고, 더욱 보기 쉽도록 하고, 시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모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공유 차원을 넘어 데이터 너머의 실재, 구조와 동학을 분석하려는 시도들도 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