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바둑 국제교류 시리즈2] 세 여성들, 바둑 국제교류에 앞장서다(1)

2023.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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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빛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
바둑 국제교류에 힘쓰는 세 여성들,왼쪽부터 김향희, 이광순, 장샤오인(사진: 백아인)

<더 글로리>에서 당당하게 바둑을 두는 송혜교가 멋있었다면, 여기 출중한 실력에 여성 바둑계 뿐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몽골 등 전 세계를 누비며 바둑교류에 힘쓰는 여성들이 있다.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은 전국 지부를 방문 후원하고 몽골, 일본, 대만 등 여러 국가와 교류를 통해 여성들이 더 많이 바둑을 접하고 사랑하도록 돕는다.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장샤오인 사무총장은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또 유럽 등 전 세계를 다니며 바둑교류를 이끌고 있다. <아시아바둑연맹> 김향희 사무총장은 아시아권을 대표하여 여러 국가들과 또 유럽 및 아메리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 바둑을 전파하고 있다. 

바둑 국제교류 시리즈 두 번째와 세 번째 편은, 바둑의 국제교류를 이끄는 세 명의 여성들을 조명해 보았다.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

<한국여성바둑연맹> 이광순 회장(사진: '한국여성바둑연맹'제공)


Q. 백아인(이하 동일): 안녕하세요, 이광순 회장님.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알게 되는 분들을 위해 <한국여성바둑연맹>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이광순 회장 (이하 동일) : <한국여성바둑연맹>(이하 ‘연맹’) 은 “소통과 공감의 중심!”이라는 캐치프라이즈로 전국 32개 지부회원들의 화합과 친목을 도모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1974년 전신인 ‘한국여성기우회’로 발족했으니, 올해로 벌써  50년이 되고, 저는 제 33회 회장 이광순입니다. 

Q. 연맹이 50년이나 된다니 역사가 꽤 오래되었군요. 어린이들은 바둑학원에 가고, 남자들은 기원 등 배울 수 있는 창구가 많은데, 여성들은 그렇진 못하잖아요. 

A. 맞아요. 여성분들이 편하게 모여서 함께 배우고, 서로 친교도 쌓고, 리그전으로 실력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흔치 않죠. 그래서 <한국여성바둑연맹>이 그런 쉼터가 되고 자기 계발, 혹은 취미를 공유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 일환으로 ‘연맹’에서 각종 바둑대회, 교류전, 명사초청대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바둑을 배우거나 바둑을 두고 싶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회원이 되어 강좌도 듣고 각종 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지요.


<한국여성바둑연맹> 서울지부 (왕십리) 회원들 모두 바둑에 열정적이다.(사진: 백아인)


Q. 굉장히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네요. 생각해 보면 여성들이 바둑을 접하게 되는 기회가 많지 않거든요. 회장님도 아마추어 바둑계 실력자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바둑을 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아들이 7살 때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으로 바둑을 배워왔는데, 아이와 함께 대국을 해 줄 사람이 없어서 배우게 됐어요. 아이한테 바둑에 대한 흥미를 주는 겸해서 시작했는데, 어느새 제 취미가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연맹을 위해 일하고 있네요.

Q. 아드님은 그럼 아직도 바둑을 즐기고 있나요? 

A. 아들은 지금은 바둑을 배우지 않아요. 게다가 저한테 2점 접바둑을 두니까, 저보다 하수지요. (웃음) 바둑과 더 연이 이어진 건 저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웃음) 아드님보다 더 성장하신 거네요. 상당한 고수신 거 같은데, 바둑을 따로 배우진 않으셨나요? 

A. 바둑을 잘하고 싶어서 명지대 바둑학과 최고위과정에 다녔답니다. 그때 초지회(初志會)라는 바둑모임에서 스승이셨던 양상국 프로9단이 명지대 최고위과정이 있다고 더 공부해 보라고 추천해 주셨어요. 덕분에 바둑계 전반적인 사회생활과 인격형성에 도움을 받았어요.  그 기회가 없었다면 저도 연맹에서 활발히 활동하지 못했겠죠. 감사한 부분입니다. 

Q. 명지대 최고위과정이 지금 활동하는 데 큰 발판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근데, 한국 뿐 아니라, 국제적인 활동도 기획 진행하셔서 놀랐어요. 작년 몽골에서 여성 아마추어 국제교류전을 치루었는데 그 진행과정 등을 알고 싶어요. 

A.  <몽골국제바둑대축제>였죠. 작년 2022년 8월19일부터 24일까지 5박6일간 몽골 훈누캠프에서 회원 82명과 몽골현지인, 또 교민들 등 교류전을 하는 행사였어요. 

바둑사의 레전드이신 조훈현 국수님도 오시고,  ‘몽골 바둑협회 회장’ ‘퉁갈락’을 명예회원으로 영입하기도 했고요. 또 우리 회원들은 직접 몽골인들과 대국을 했습니다. 바둑으로 대국을 한번 하면 평생친구가 되기 마련이죠. 


몽골에서 진행된 한국-몽골 아마추어 친선 경기 중 모습(사진: 백아인)


Q. 대국을 한번 하면 평생친구가 된다고 하는 말씀이 크게 공감이 가네요. 그때 본 한국인과 몽골인들의 바둑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해요.  

A. 언어와 문화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지만, 바둑에 대한 열정도와 집념은 매우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실력이 좋은 어린이들도 참가해서 몽골 바둑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습니다. 몽골에서도 실력 향상을 위해 바둑 전문인들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의 바둑인들이 몽골에서 바둑으로 교류도 하고 교육 혹은 대회를 열어도 좋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도 궁금한데요. 연맹에서 앞으로 진행할 국내 혹은 국제 교류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강릉난설헌배’, ‘섬섬여수 대축제등 굵직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어요. 작년엔 몽골이었다면 이젠 대만, 태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여성 바둑인들과 교류하고 서로 문화를 접하며 이해의 통로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바둑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A. 제 삶을 안정되게 보살펴주는 인생의 동반자예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지요. 또 바둑의 전략과 전술이 실생활에도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무슨 일이 생길 때도 당황하지 않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서, 실수하지 않고 최선의 수를 찾으려고 하지요.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장샤오인(張曉茵) 사무총장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쟝샤오인 사무총장(사진: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제공)

Q. 백아인(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장샤오인 사무총장님, 활동이 굉장히 폭넓고 활발하신데, 일단 자기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A. 장샤오인 사무총장(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장샤오인입니다. 한국 친구들은 장효인이라고 불러요. 

Q. 현재 사무총장으로 계신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가요?

A. 주된 업무는 바둑 교육을 확산시키고, 바둑 선생님을 양성하거나, 바둑 교육 연구 강좌 개설, 국제 교류 활동 등을 진행해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20여 회 바둑 선생님 연구회를 개최했고, 200여 명의 선생님들이 참여했어요. 바둑 선생님들이 서로 교류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거죠.

Q.  대만 바둑 교육을 위해 바둑 선생님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해 주는 협회라고 볼 수 있겠네요. 국제 교류 활동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대만과 중국 본토,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미국, 유럽 등을 포함한 활동이에요. 대만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서 국제적인 시야를 확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또 각국의 바둑 친구들이 대만에 오는 것을 기꺼이 환영합니다. 

Q. 장샤오인 사무총장님도 아마추어 바둑 고수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바둑을 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A. 7살 때 친오빠인 장화이이(張懷一; 대만 프로3단)와 함께 바둑을 배우기 시작해, 11살 때 아마 1단이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바둑을 계속 놓지 않았죠. 2000년에는 제1회 대만 여자 바둑 오픈전 7위를 했고, 2001년에 제1회 대만 여자 바둑 초청전에 초대되었어요. 2002년에 아마 5단이 되면서 바둑교육 확산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2016년에는 중국의 기성 녜웨이핑(聶衛平) 9단의 문하생이 됐고요. 2021년에는 한국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하고 바둑학과 강사로 재직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바둑이 저를 기른 셈이 되었지요. 


중국의 기성 녜웨이핑9단과 장샤오인 사무총장(사진: 본인제공)

Q. 한국어도 능통하시고 한국과의 인연의 끈이 진한 것 같아요. 혹시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으실까요?  

A. 처음 해외에 나온 게 한국이었어요. 어렸을 때 1992년 엄마 손에 이끌려 오빠와 한국에 와서 우쑹성(吳淞笙오송생) 9단에게 바둑을 배웠죠. 그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2014년, 2015년, 2016년에는 대만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에 와서 ‘국수산맥배 청소년 바둑제’와 ‘한중일대만 대학생 바둑대회’에 참가했어요. 명지대학교 바둑학과와도 교류가 빈번해서 2015년, 2016년, 2019년에는 남치형 교수, 김진환 교수, 정수현 교수를 초대해서, 우리 협회에서 주최한 바둑 국제 학술 연구회와 학생 바둑 단체전에 참여하도록 했어요. 2021년 3월에는 한국 명지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여성바둑연맹> 명예회원이 되었죠. 

Q. 그런 깊고 오래된 인연이 있었네요. 장샤오인 사무총장님은 많은 국제활동도 하고 계신데, 최근 활동 중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A. 올해 2023년 5월,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장쟈오펀(張昭焚) 회장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게 최근 일 중 가장 기억에 남아요. 먼저 신안 바둑대회에 참가하고, 이세돌 바둑 기념관을 구경했지요.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충암 바둑 도장, 한국 기원한종진 바둑 도장도 방문하여 교류를 다졌습니다. 

Q. 이 교류의 목적이나 의의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함께 온 대만의 선생님들과 학생들 모두 많은 것을 배우고, 바둑 세계에 대해 눈을 크게 뜨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대만과 한국의 교류가 주로 프로 기사 대회에 초점을 맞추었는데, 이번 방문단은 대만과 한국의 아마추어 바둑 교류를 증진시켰다는 것이 의미있었습니다. 학생들과 아마추어 바둑애호가들이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거죠. 또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서울특별시 바둑 협회와 친선 교류 협정을 맺었어요. 앞으로도 양국 교류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좋은 교류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봅니다. 

2023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한국바둑방문단. 한국의 문화와 바둑 세계를 접하는 바둑 선생님들과 학생들. 제일 오른편에 장샤오인 사무총장(사진: 백아인)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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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89명

여성바둑의 활약상과 성과에 대해 취재와 인터뷰를 하시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응원합니다.

바둑교류 좋은소식입니다.
응원합니다 ^^

사마9단 비회원

새로운 바둑의 세계를 보는거같아 흥미롭네요
대만이란 나라도 더욱 알아가고 싶습니다

tigerbin 비회원

여성 바둑기사 분들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좋은 내용이네요

벨크로스 비회원

뜻깊은 일을 하시는거같습니다 여자바둑의 발전과 성장을 기대합니다

naganda 비회원

흥미로운 내용이었습니다.
다음 소식도 기대하겠습니다.

바둑에 대해 여성들도 남성 못지 않은 관심과 사랑이 느껴지네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김영란 비회원

바둑계 발전을 위해 오랜시간 순수한 열정과 헌신을 다하신 진정한 여성바둑인 분들께 박수를 보냅니다

타이완과 한국의 바둑 애호가들이 함께 배우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성장하는 이러한 교류는 바둑 세계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타이완과 한국의 바둑 애호가들이 계속해서 교류를 증진시키며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