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바둑 국제교류 시리즈1] 타이완과 한국의 바둑 교육 교류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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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빛이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

2023년 7월 10일부터 8월 10일까지 뜨거운 여름 한 달간 타이완(台湾) 남쪽  타이난(台南)  신화구(新化區)에서 특별한 국제 교류가 있었다. 세계 유일 바둑학과가 있는 대한민국 명지대 재학 중인 정백희(鄭百希) 학생이 타이완 바둑학원 '동심원기원(同心圆棋院)'에서 타이완 아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는 일이었다

환영합니다 정백희

환영합니다, 명지대 바둑학과 정백희. ‘동심원기원’의 천치오우홍 원장과 정백희 학생이 2023년 7월 9일 타이완 가오슝 공항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사진/‘동심원기원’제공. 왼쪽부터 동심원기원 원장 천치오우홍, 명지대학생 정백희, 대만바둑교육발전협회 사무총장 장샤오인, 부사무총장 우지엔린(吳建霖))

이 일은 <동심원기원>의 천치오우홍(陳秋宏) 원장의 아이디어, 그리고 타이완바둑교육발전협회 장샤오인(張曉茵) 사무총장의 협조와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김진환 교수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의 바둑 교육과 타이완의 바둑 교육의 교류가 직접 만나는 지점이었다. 

이 특별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직접 천치오우홍 원장과 정백희 학생을 각각 만나보았다. 


<동심원기원> 천치오우홍 원장과 일대일 인터뷰

천치오우홍 원장

한국 방문 시 천치오우홍 원장(사진/백아인)

Q. 백아인(이하 동일):  안녕하세요. 어제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바둑 남자 개인전 부문에서 타이완의 쉬하오홍(許皓鋐)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네요. 우선 축하드립니다. 

A. 천치오우홍 원장 (이하 동일): 한국의 신진서 선수도 동메달을 받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아시안 게임에 바둑이 채택된 것을 계기로 아시아에서나 전세계에서 바둑이 더 주목받길 바랍니다.

Q: 아시안 게임은 국가간의 교류였다고 한다면, 천치오우홍 원장님께서는 민간에서의 국제교류를 기획하신 것으로 아는데, 명지대 학생을 초청하여 학원 아이들을 가르칠 생각을 어떻게 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 올해 5월 타이완바둑교육발전협회 장샤오인 사무총장이 주선한 교류활동을 통해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전라남도 신안군청 김종민 주무관의 초청으로  <제2회 1004섬 신안 전국 아마바둑대회>이세돌9단의 고향인 비금도를 방문했습니다. 또 명지대 바둑학과를 방문해 김진환 교수를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우리 바둑 학원 <동심원기원> 학생들도 이국 문화와 바둑 교육을 접해, 자극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방학을 이용해 기력을 쌓으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죠. 

씨에청즈(謝承志) 학생과 함께 천치오우홍 원장 (‘동심원기원’ 제공)

Q. 누구도 그런 생각을 못했으니, 일종의 큰 모험이었던 것 같은데요. 

A. 다른 타이완 선생님들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저처럼 직접 실행할 엄두를 못 냈을 뿐이죠. 제가 일종의 모험을 한 것은 맞습니다. 

Q. 그렇다면 다른 분들에게 천치오우홍 원장님의 경험이 참고가 될 것 같은데요. 명지대 학생을 초빙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A. 두 가지 난관이 있었는데, 첫째는 비용 문제였습니다. 저는 숙박을 제공하고 수업료를 제시했습니다. 타국에서 살아보는 경험이 대학생들에게는 매력적일 거라고 기대했지요. 대만은 한국보다 물가가 싸기 때문에 생활비도 많이 들지 않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제가 제시한 조건에 그다지 마음이 끌리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다행히 정백희 선생이 저와 같은 마음으로 지원해 주었고, 좋은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두 가지 난관이 있었다고 하셨는데, 비용 문제 외에 다른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A. 언어 문제였죠. (웃음) 정백희 선생은 중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요. 저 뿐만 아니라 타이완 아이들과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었지요.  바둑은 직접 두면서 수담(手談)을 나눌 수는 있지만, 설명하려면 역시 언어가 동반되어야 하거든요. 

Q. 언어 문제는 정말 어려운 문제인데요.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도, 바둑 전문 용어를 사용해서 또 아이들 눈높이에서 설명하는 건 쉽지 않을 테니까요.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A. 우리는 AI 번역 어플을 통해 소통을 했습니다. 기본적인 바둑 전문 용어를 정백희 선생에게 알려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집’, ‘날일 자 걸침’ 이라든지 ‘적의 급소가 나의 급소’ 같은 바둑 명언이죠. 

동심원기원에서 바둑을 두는 아이들 ('동심원기원' 제공)

Q. 정백희 선생님을 초청한 것이 학원과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A. 큰 도움이 되었지요. 무엇보다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르치는 방식을 도입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AI로 자신의 기보를 기록하고, 복기를 하며 자신의 문제를 고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 바둑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과 바둑 - 백아인의 토론 | 캠페인즈 (campaigns.do) 참조

Q. 타이완과 한국의 바둑 교육이나 문화 차이가 느껴졌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타이완에서는 학생들의 평등한 발전에 주안점을 두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개인의 기재(棋才: 바둑을 두는 재능)에 중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비슷한 수준의 사활문제를 풀게 하는데, 정백희 선생은 기력이 좋은 아이에게는 더 어려운 사활문제를 풀게 해야 한다고 제안해 주었거든요. 개인에 맞추어 수준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는 제안이었지요.

Q. 그 밖에 정백희 선생님에 대해 인상 깊은 부분이 있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요즘 젊은이들과 달리 굉장히 예의바르고, 표정변화가 별로 없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바둑을 배우면서 익힌 성품인 것 같더군요. 또 정백희 선생은 타이완 음식을 무척 좋아하더군요. 대부분 한국인의 입맛에 맞고 자연식이라 건강에도 좋고요. 매일 타이완의 밀크티를 마시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Q. 타이완 음식과 밀크티라면 저도 무척 좋아합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정백희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정백희 선생이 대학교 학업을 끝까지 잘 마치면 좋겠습니다. 제가 한국에 가면 꼭 만나고 싶고, 그땐 제가 손님이 되겠네요. (웃음)  


 

명지대 바둑학과 정백희 학생과 일대일 인터뷰

명지대 바둑학과 2학년 정백희 (사진/백아인)


Q. 백아인(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한국에서 드디어 뵙게 되네요. 7월에 한 달 동안 타이완 <동심원기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칭찬이 자자하던데 역시 듣던 대로 매우 예의바르신 분인 것 같아요. 

A. 정백희(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Q. 천치오우홍 원장님이 한국 학생을 부르는 것도 모험이었지만, 역으로 정백희 선생님도 연고도 없이 타이완에 가는 일이 큰 모험이었을 것 같아요. 지원한 동기나 계기가 있을까요? 

A. 항상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길 해외로 나갈 기회가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가 보라고 하셨어요. 저도 평소 해외 경험을 쌓고 싶었기 때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타이완에 간다고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거나 주변 반대가 있었나요? 

A. 부모님 외에 주변에서 반대가 많았어요. 시설과 환경이 열악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해 주었어요. 그러나 다신 없을 경험이기에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이라면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는 것이라 이것저것 준비할 게 많아서 준비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Q. 타이완에 가서 타이완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어요. 처음엔 영어로 소통을 하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간단한 중국어 단어 몇 개로 소통하면서 알려주는 게 최선이었어요. 그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해요. 더 가르쳐 주고 싶어도 언어 때문에 벽에 부딪혔던 거요. 

타이난 해변에서 정백희 선생(왼쪽)과 천치오우홍 원장(오른쪽)(사진/’동심원기원‘ 제공)

Q. ‘동심원기원’에서 좋은 점이 있었다면 어떤 것이었을까요? 

A. 좋은 점은 천 원장님께서 제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셔서 수월한 부분이 있었어요. 이전부터 계속해 오던 방식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제가 건의하자마자 다음날 바로 실천해 보자고 하시고, 실행하시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한편으로 감사했어요. 

Q.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건의하셨나요? 

A. AI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AI 정석과 포석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또 사활 문제도 아이들이 실력에 비해 쉬운 사활을 풀고 있길래 난이도를 높이자고 했고요. 그때가 타이완에 도착한 지 며칠 안됐을 때였는데, 절 믿고 거침없이 수용해 주시고 바로 실행해 주셔서 놀랐어요. 덕분에 가르칠 때 바로 바로 AI를 쓸 수 있어서 편하기도 했고요. 


정백희 선생의 도움으로 ‘동심원기원’에서는 지금도 AI 프로그램을 적용해 바둑을 배울 수 있다.(사진/’동심원기원’ 제공)

Q. 타이완 아이들은 어땠나요? 가르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A. 한국 아이들보다는 조용했던 거 같은데, 제가 외국인이어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해요. (웃음) 중점을 둔 것은 천천히 생각하면서 두는 거예요. 제 생각에 바둑의 매력은 ‘생각하는 것’에 있다고 보거든요. 다음 수를 어디에 놓으면 좋을까 생각하고, 상대의 수를 예상해 보고 하는 생각하는 힘이요. 그런데 아이들은 바둑을 둘 때 손이 빨리 나가기 쉬워요. 그때마다 한 명 한 명 계속 지적을 해 줬어요. 

Q. 듣기로는 타이완 밀크티를 무척 좋아하셨다고 하던데요?

A. 네, 밀크티가 무척 맛있어서 매일 마셨어요.(웃음) 과일도 정말 싸고 맛있었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경험도 많이 한 것 같아요. 천 원장님과 주말 등산을 간다든지, 오토바이를 타고 해변에 간다든지. 또 가오슝이나 타이페이도 가 보고요.  

 

대회에서 받은 우승 트로피를 천추홍 원장(왼쪽) ‘동심원기원’ 에 기증하는 정백희 선생(오른쪽) 과 ‘동심원기원’ 학생들(사진/’동심원기원’ 제공)

Q. 타이완에서의 한 달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A. 가오슝의 바둑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중국룰도 제대로 숙지를 못해서 스스로 계가도 못하는 사람이 우승하니까, 같은 조 아이들이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어요. 그때 받은 우승 트로피는 ‘동심원기원’에 기증했고요. 상금도 받았어요. 또, 가르치던 아이들이 단급이 올라가는 것을 보는 게 무척 보람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좋은 경험이었어요.

Q. 다시 타이완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때는 어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꼭 가고 싶어요. 지금도 꾸준히 언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싶어요.   

타이완 아이들과 다면기를 두고 있는 정백희 선생 (사진/’동심원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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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89명

아이가 명지대 졸업생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바둑교습소에 다니고 있는데, 세계에서 유일한 바둑학과가 있는 곳이었을 줄은 몰랐네요!! 선생님께 더욱 믿음이 갑니다^^ 밀크티를 매일 드셨다는 내용에도 너무 공감이 가네요~ 밀크티는 못 참죠ㅎㅎ

세계유일 바둑학과가 있다는 것, 이러한 소중한 교류가 있다는 걸 덕분에 알게 됐네요. 잘 읽었습니다!
쓰마이 비회원

깊이있는 내용의 글이네요
흥미로웠습니다.

Bellcros 비회원

대단하시네요 앞으로도 활동 기대합니다^^

tigerbin 비회원

타이완도 바둑 선진국 으로 알고있는데
우리나라와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양국의 바둑계에
좋은 시너지가 나올꺼 같네요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naganda 비회원

앞으로도 좋은 소식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좋은 인터뷰 감사합니다

타이완과의 바둑교육교류소식 앞으로의 발전
기대가 됩니다 . 좋은소식 자주 올려주셨으면합니다.

타이완과 한국의 바둑 교육 교류는 양국의 바둑 문화를 보다 발전시키고, 친선과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양국이 함께 노력하여 교류를 확대하고, 바둑을 통해 문화적인 교류와 국제적인 이해를 증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래가 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