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국가 R&D 예산 조정’ 윤석열 정부에 과학기술 정책을 묻다!
국가 R&D 예산 정책 ESC 대정부 공개 질의서
[질문 #1 정책 수립 과정의 합리성]
이번 R&D 예산 정책 수립 과정에 의문이 있습니다. 8개월 동안 수렴된 예산안이 한 달 반 만에 급작스럽게 대폭 수정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으며, 2024년 과학기술 R&D 예산 구조 조정 또한 이러한 혁신 방향의 일환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정책 수립 과정은 달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정부의 의사결정구조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최근의 갑작스러운 R&D 예산 조정·배분 정책 배경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정부 R&D 심의과정을 통해 수렴된 예산안이 올해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한 달 반 만에 대폭 수정되게 된 근거와 이유를 밝혀주십시오. 또한 짧은 기간에 수정된 예산안이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책 당국의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더불어, 선택과 집중을 위해 선정된 과학기술 분야 추진 로드맵에 따른 예산 배분 수립 과정 및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 수렴과 반영 방식도 공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질문 #2 정책 추진 근거 투명성]
정부가 주장하는 ‘R&D 카르텔’의 실체는 무엇입니까?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카르텔 자료를 공개하고, 그것이 이번 R&D 예산 대폭 축소를 해야 하는 근거가 되는지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2024년 과학기술 R&D 예산 대폭 삭감의 근거로 ‘R&D 카르텔’타파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R&D 카르텔의 정의를 밝히고,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들이 함께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과학기술 R&D 카르텔의 현안과 진단에 대한 자료를 공개해 주십시오.
정부가 정의한 R&D 카르텔을 해소하기 위해서 왜 R&D 예산 대폭 축소가 선행되어야 하는지 논리적인 근거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질문 #3 정책 파급영향]
이번 R&D 예산 대폭 삭감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청년 연구자들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청년 연구자들의 이탈을 부추겨, 미래 과학기술 생태계에 큰 위협이 될 것입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이 있습니까?
2024년 국가 R&D 예산 조정·배분 정책에 따르면 R&D 예산이 전년 대비 16.6% 삭감되었습니다. 이 중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기초연구분야 지원 감축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기초연구사업은 주로 대학원 개인 연구과제로 진행됩니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소규모 과제에 참여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지원 과제 축소, 박사후 연구원을 포함한 계약직 연구원의 고용 축소, 과제 참여 대학원생의 인건비 축소 등 청년 연구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도 청년 연구자들이 고용 불안과 인건비 삭감으로 고통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여파로 이공계 대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낮아질 것이며, 정책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대학원생과 계약직 연구원들이 과학기술계를 떠나게 되어 한국의 연구 생태계 자체가 와해될 것입니다.
국가 R&D 예산 조정·배분 정책이 청년 연구자의 처우 악화와 고용 불안 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는지, 이들에 대한 보호장치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 밝혀주십시오.
[질문 #4 정책 추진 효과]
R&D 총예산의 20% 이상을 국제공동연구에 투자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R&D 예산 대폭 삭감 상황에서 독려 차원이 아닌, 독립적인 예산 계획으로 마련한 근거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내년 국가 R&D 예산의 대폭 삭감에도 불구하고 “국제공동연구”에는 총예산의 20% 이상 집중 투자를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추격형 R&D에서 벗어나 미션 중심의 R&D(선도형 R&D)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런데 본 예산 정책은 연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국제공동연구를 독려하는 것이 아니라 R&D 일부 예산의 사용 목적을 국제공동연구로만 한정짓고 있습니다. 국제공동연구는 수단으로써 필요한 방식이지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국제화란 명분 하에 다시금 추격형 R&D로 국내 R&D를 한정시킬 가능성이 있을뿐만 아니라, 예산의 사용 목적이 국제협력 성과 채우기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성과 채우기의 관료적인 연구문화를 부추긴다면 오히려 국내 연구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어 시대역행적 R&D예산 편성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국제공동연구 집중 투자의 필요성 근거와 함께 투자시 발생할 수 있는 우려에 대해서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질문 #5 국정관리체계 혁신 의지]
과학기술계 전반의 혁신은 예산 조정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는 과학기술 R&D 국정관리체계(거버넌스) 개선 및 보완을 위해 무엇을 고려하고 있는지 밝히십시오.
정부는 과학기술 R&D 예산의 배분‧조정으로 정부가 주장하는 ‘R&D 카르텔’ 근절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과학기술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지적해 온 R&D 예산 집행체계에 대한 문제해결이 더 본질적이고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주요 부처 관료들의 권력처럼 행사하고 있는 국가 R&D 예산 집행체계부터, 정부출연연구소의 PBS 문제 등 과학기술 국정관리체계(거버넌스)에 대한 정비와 개선 없이는 문제해결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정부는 우수한 연구를 지원하고, 미래 발전과 연계될 수 있는 과학기술 R&D 국정관리체계의 근본적인 개선방향과 보완 방법에 대한 계획을 밝혀주십시오.
2023. 9. 26.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 본 질의서는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에서 2024년 국가 R&D 예산 정책발표 후 우려 사항을 정리하고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대정부 질의서입니다. 질의서는 ESC 집행위원회 최종 검토를 통해 공개합니다. 질의서 출처링크
코멘트
3R&D 예산을 삭감한다고 국가의 미래가 어두어지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인 R&D에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밝은 국가의 미래를 앞당긴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