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심리상담 관련 법, 법이 없는 사이 벌어지고 있는 일들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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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해결형 연구훈련 플랫폼

* 이 글은 총 4회에 걸쳐 심리상담 관련 법의 통과지연을 둘러싼 현상과 논의, 그리고 학계의 연구들에 대해 살펴보는 '공공문제 이슈 탐사 리포트' 시리즈의 1편입니다.


“심리상담 관련 법 계류는 비전문적, 비윤리적 상담행위와 센터 및 자격증 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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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고칠 수 있는 마음의 병이 때를 놓치면 더 큰 병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막을 수 있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조 대표는 “심리적 골든타임을 놓치면 치명적인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게 목숨일 수 있고, 관계일 수도 있고, 직업이나 건강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누가 이혼할지 말지를 결정하려고 갔는데 이상한 전문가 만나서 ‘이혼해’라고 잘못 알려줬어요. 그럼 가정이 깨지는 거예요. 회사생활이 너무 힘든 사람한테 ‘견뎌’ 이랬다가 더 큰 트라우마를 당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상담을 아무한테나 받으면 안 되는 것이다.”

- 국민일보. <엉터리 심리상담사 자격증, 3주 만에 187명이 낚였다[이슈&탐사]>. 2022년 6월 10일자

심리상담에 대한 필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만성 스트레스와 불안 심리, 코로나 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심리상담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일반상담 건수는 2021년 기준 235만여 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그 증가세가 높아졌고 2020년에서 2021년까지 1년동안만 거의 2배가 증가하는 등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죠. 이것은 시민들의 정신건강과 관련된 관심도가 증가하고, 정신질환이 더 이상 음성화되지 않으면서 정신건강복지센터 이용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이 사회 전반에서 심리적 고통을 숨기지 않는 추세는 심리상담의 수요 증가와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강창욱 외. “ “무조건 합격이세요” 엉터리 심리상담사, 기자도 땄다[이슈&탐사]”. 국민일보. 2022. 5. 23.

한국에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이 3,366개나 된다는 사실 아시나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은 3,366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일부 조사에 의하면 4,000개가 넘는다는 의견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같이 심리상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반해 공급자 입장에서의 공식적인 심리상담 자격에 대한 법적 제도는 전무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엔 ‘심리상담사’라는 공인자격이 없을 뿐더러 대부분이 자격기준이 제각각인 민간자격입니다. 빠르면 30분만에 딸 수 있는 민간자격증을 가지고 상담사 행세를 하며 상담센터를 개소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이로 인해서 가짜 상담사와의 상담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상황이 더욱 악화되거나 상담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자격들이 난립하는 심리상담업계에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자격 자체를 법으로 못박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현재 심리상담사 관련 법안 3개가 국회에 올라와있지만 각각이 요구하는 국가시험 응시자격의 기준들이 모두 다릅니다. 이 안에서는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심리학회와 한국상담학회 간의 입장 차이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심리상담사의 법제화,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심리학회 측에서는 심리상담을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이해하고 이에 따라 심리학 과목을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것을 주장합니다. 따라서 심리학 과목을 필수적으로 이수하고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죠. 반면 상담학회 측에서는 다양한 학문에서 상담을 다루는데 심리학만을 인정하는 것은 편협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다른 관련 과목을 이수해도 국가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도록 하자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주장들에 있어 어느 정도의 자격요건을 갖추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냐를 두고 의견 차가 존재하고 동시에 지금까지의 민간자격에 있어서는 어떻게 인정할 것이냐 등에 대한 첨예한 입장차이가 있는 셈이죠. 그저 상담심리사를 규정하는 것을 넘어 상담심리업계의 자격요건과 영업요건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상담 관련 법이 통과되지 못하는 사이 비전문적, 비윤리적 상담행위는 계속해서 피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이 꼭 필요한 상태에 다다른 사람들이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면 시달릴수록 심리상담을 받고자 하는 절박함은 더욱 커집니다. 심리상담 관련 법의 법제화가 늦어지는 사이, 자격이 미달되는 상담사들이 상담료를 약간만 저렴하게 해서 오픈채팅에 자격증을 함께 홍보하면 사람들은 자격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상담을 요청하게 됩니다. 상담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비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면서 추가과금을 요구하며 심리상담이 일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죠.


심리상담 관련 법의 통과지연이 심리상담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련 논의들을 깊게 살펴봅니다.

이번 탐사 리포트에서는 총 4회에 걸쳐 심리상담 관련 법의 통과지연을 둘러싼 현상과 논의, 그리고 학계의 연구들에 대해 살펴봅니다. 탐사 리포트를 관통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리상담 관련 법 계류는 비전문적, 비윤리적 상담행위와 센터 및 자격증 규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번 탐사 리포트는 공공문제 이슈를 그저 ‘문제 포착’에 그치지 않고 해당 내용들을 보다 깊이 있게 진단하고 그에 대한 연구자들의 논의까지 살펴보는 보고서입니다. 또한 동시에 해당 주제는 <연구원정 : 공공문제>에 참여하고 있는 대원분이 실제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연구주제이기도 합니다.


연구원정 프로그램 알아보기 : https://naioth.net/


참고문헌


* 본 콘텐츠는 <연구원정 : 공공문제> 1기 대원의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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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과 관련하여 그렇게 많은 자격증이 있는지 전혀 몰랐네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느낌으로만 말해보자면.. 많은 것도 문제고 독점도 문제라는 생각이 일단 드는데, 사회적 합의를 형성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 글들도 팔로우해야겠습니다! :)
심리상담 자격증이 3,366개라는 게, 발급된 개수(즉 상담사 수)가 아니라, 자격증의 종류의 개수가 3,366개라는 말인가요..!? 헉...! 이 사실 하나에 많은 게 함축되어있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