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나는 유령노동자입니다.

20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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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관심에서 참여로 이끄는 캠페이너

출처:CANVA

’고스트 워크’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고스트 워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투입되는 인간의 노동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의도적으로 감춰지는 불분명한 고용 분야를 의미합니다. 모니터 뒤에 살고, 통계에도 잘 잡히지 않아 ‘유령 노동자'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고스트워크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발전과 함께 온디맨드 경제 혹은 긱 이코노미(빠른 시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임시적 근로 형태가 확산되는 경제 현상) 경제하에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대표적인 업무로 페이스북에서 폭력적인 이미지를 골라 삭제하고 유튜브의 선정성 높은 동영상을 걸러 내거나, 상품 검색용 태그를 입력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고스트워크 사례로 네이버 자회사 에버영코리아의 경우, 네이버 거리뷰에서 개인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자동차 번호판 지우기 등 지도 블러링 작업을 합니다. 또한 네이버에 올라오는 이미지와 동영상에 혹시라도 개인정보가 노출 되는지 살피고 유해 컨텐츠를 필터링합니다.  

세계은행(IBRD)의 보고서에 따르면 2055년에는 전 세계 고용량의 60%가 고스트워크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들은 법적 지위가 없는 자유계약직이거나 임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1. 고스트워크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

(1)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의 지위 불인정 

 고스트워크가 가진 문제점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대두되는 사안은 이들이 근로계약법상의 근로자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현재 노동법 규정 상에서 이들을 노동자로 포함시키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독립계약자로 분류)


(2)디지털 건강권 침해: 산업안전보건법 보호 미적용 

 고스트 워커의 업무로 페이스북에서 폭력적인 이미지를 골라 삭제 하거나, 유튜버의 선정성 높은 동영상을 걸러 내는 등의 필터링 작업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동학대, 혐오표현, 포르노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고 합니다. 이는 고스트워커의 정신건강 문제와 직결되어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심하게는 트라우마를 겪게 되어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례도 보고되었습니다. (지식채널e 이코노미 뒤에 감춰진 안전장치 없는 ‘유령 노동자’ 이야기 [긱 이코노미의 현상 2부. 고스트 워커] 2020.) 현재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일명 감정노동법)을 살펴보면, 고객의 폭언, 폭행 등으로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할 경우에만 작업중지권과 같은 조치를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선정성 높은 동영상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무의 경우 고객-근로자 관계가 성립되기 어렵기 때문에 고스트워커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보호를 적용받기 어렵습니다.


(3)노동조합 결성의 어려움 

 또한 이들은 물리적 공간 없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는 특성 때문에 노동조합 결성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고스트워커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및 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노동조합의 대표적인 권리 중 하나인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한 조차 갖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위의 내용은 “고스트워크 - 긱과 온디맨드 경제가 만드는 새로운 일의 탄생의 제3장 알고리즘의 무자비성과 고스트워크의 간접비용”을 발췌, 요약한 것임을 밝힙니다.

위 (1), (2), (3)을 통해 노동권과 관련하여 고스트워커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디지털 플랫폼 노동에 대한 다른 국가들은 어떤 방안으로 노동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을까요?


출처:CANVA


2. 디지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주요 국가별 노동법적 대응
◆프랑스

⓵2016년 ‘El Khomri’법으로 알려진「노동과 사회적 대화의 현대화 그리고 직업적 경로의 보장에 관한 법」 제정 

→ 노동법전 개정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근거규정 마련

⓶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거부의 권리’, ‘직업교육 청구권’, ‘산재보험가입 의무’, ‘계속적인 직업교육의 의무’, ‘파업권’, 노동3권 인정

⓷ ‘플랫폼노동약관’을 통해 플랫폼 종사자의 업무수행조건, 적정한 가격보장, 제공되는 사회적 보호 조치 등의 명시 규정.


◆독일

⓵독일연금공단(DRV)은 연금보험 대상자여부 ‘지위확인절차’운용 → 사회보험법상 사회법전‘취업’ 개념 플랫폼 노동에 적용 → ‘1인 자영인’을 연금보험에 포섭→ 단체협약법(Tarifvertragsgesetz) 제12a항 ‘유사근로자’의 집단법적 규정운영(하나 또는 복수의 사용자에 노무를 제공하며, 스스로 고용하는 노동자가 없이 그들의 수입의 50%를 특정 사용자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 이들의 단체협약 체결권을 인정) → ‘가내노동법’ 적용과 그 ‘현대화 방안’논의 → ‘디지털 사회보장(Digital SocialSecurity, 이하 DSS)’논의

⓶디지털 플랫폼 산업에서의 공정한 시장형성 위한‘경쟁제한방지법 9차 개정법(2017)’

⓷‘노동시간선택법(Wahlarbeitszeitgesetz)’

⓸‘응답하지 아니할 권리(Nichterreichbarkeit)’

⓹‘산업안전보건법 등의 개정논의(Arbeitsschutz 4.0)’

⓺플랫폼 노동에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연금제도 도입

⓻노조주도하 플랫폼 Deliveroo와 Foodora 등‘종업원 평의회(Betriebsrat)’ 창설지원

⓼그 외, 독일 플랫폼 노동 분쟁 해결 시스템 ‘옴부즈 오피스’ 설립


◆미국 캘리포니아 AB5 법안

*기업이 노무를 제공받을 때 ‘ABC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노동자가 아니라 독립계약자로 고용할 수 있도록 규정

A. 기업의 지휘 및 통제로부터 자유롭고,

B. 기업의 상시적 업무외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C. 스스로 독립적인 고객층을 갖는 등 독립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어야 한다.

*위 내용은 이호근(2020), 플랫폼 노동 등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사회보장법 개선방안에 대한 연구. 산업노동연구 26권 1호. 2020: 49~112의 내용 일부를 요약한 것임을 밝힙니다.


 디지털 플랫폼 노동에 대한 주요 국가별 노동법적 대응을 참고했을 때, 우리나라 고스트워크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노동현장에서 여러분들이 직접 겪으신 경험이나 주변에 목격한 사례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주셔도 좋습니다. 사회는 빠르게 급변하지만, 아직도 법은 다양한 노동자들을 품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일 할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와 목소리가 오고 갈 수 있는 논의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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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프리랜서(웹으로 작업하는)들도 고스트워크에 들어가겠어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고스트워크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하니 이런 종류의 일을 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제도도 속히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ㅠㅠ!!

덕분에 '고스트워크'라는 언어를 얻어갑니다. 단어만으로도 '있지만 없는 노동'으로 이해가 되어 위험성이 더 크게 느껴지네요.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특히나 언어가 불러오는 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유령노동자로 분류되는 노동자를 위한 안전망이 우선시 되길 바랍니다.

저도 다른 분들처럼 '고스트 워크'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는데요. 찬찬히 읽어보니 법의 적용이 쉽지 않은 온라인 세상에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권리를 보호하거나 그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존재하는 직업인 고스트 워커가 노동자로서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사실이 아이러니 하네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 수록 노동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들이 생겨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더욱 권리를 보장 받기 어려운 상태가 되는 것 같습니다. 변화되는 사회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식하고 대응을 마련하고 제도화 하는 정치적인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합니다.
디지털 세상에서 이뤄지는 필터링 업무도 정규직 상태로 할 수 있을텐데, 이걸 안정적이지 못한 고용형태로 진행하는 게 문제인 것 같네요. 아래 오늘은 님 말씀대로, 꼭 디지털 일자리가 아니더라도 고스트워크가 많이 있네요. 청소노동자 경우도 새벽 일찍, 회사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사무실 청소를 마치고 퇴장한다고 들었어요. 제 친구는 새벽에 스포츠경기장 쓰레기를 줍는 일을 했었구요. 우리가 '쉽게'보고 '가리고'싶어하는 노동들이 있다는 데서 오는 문제같네요.
고스트워크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봤네요. 분명히 누군가는 하고 있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명칭이 붙고 사례를 보니 더 체감하게 됩니다.
캠페인즈에서 많이 이야기되는 '플랫폼 노동'을 '고스트 워크'라는 이름으로도 볼 수 있구나 싶네요.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앞으로 이런 영역이 점점 더 많아질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새로운 일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텐데, 미래일자리에도 바로 적용될 수 있게 법을 바꿀 수 있을까요?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때마다 부랴부랴 법을 개정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허둥지둥 뭔가 바꿔서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겠다'며 보도자료가 뿌려지는 걸 보면 너무 답답할 것 같습니다. 고스트워커라는 말은 생소하지만 업무 내용을 보니 꼭 필요한 일인데, 권리가 제대로 보장이되면 좋겠습니다.
'고스트 워크'라는 용어를 듣고 낯설게 느껴졌는데 설명해주신 내용을 읽으면서 어떤 의미인지 이해했습니다. 디지털 전환 과정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엔 고스트 워크가 많은 것 같습니다. 청소 노동자, 경비 노동자 등 시선에 들어오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는 노동이 모두 여기에 해당되지 않나 싶습니다. 언급해주신 문제들도 고스트 워크 전반에 걸쳐서 적용될 것 같네요.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서 단번에 해결할 순 없겠지만 노동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과 특수고용 노동자의 권리 보장 등 제도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