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토론과 토의로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한 노력, 숙의!

2023.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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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민 활동의 확산으로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분법을 넘어


우리는 일상에서 이것인지 저것인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자주 겪게 됩니다. 이것도 장단이 있고, 저것도 장단이 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이것과 저것의 장점을 합친 것 등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을텐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시도들은 저것의 편이 되고, 저것을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시도들은은 이것의 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박쥐로, 때로는 회색분자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복잡다단합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의 이분법은 대체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문제로 인한 갈등 상황을 끝없이 재생산 할 뿐입니다. 복잡다단한 사회는 다층적인 균열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층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해야 합니다. 다양한 숙의 과정들을 통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늘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통해 공론을 형성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촉진하는 공론장이 필요합니다. 

전의 글에서 공론장에 ‘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썼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 그 이야기를 좀더 해보려 합니다. 토론과 토의와 숙의의 개념의 구분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보고자 합니다. 


이분법을 넘어 다양성으로
이분법을 넘어 다양성으로


토론debate,  토의discussion, 숙의deliberation

토론(debate)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로 나누어 의견 교환을 통해 어느 쪽의 주장이 옳고 그른 지를 따져 각각 자기 쪽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상대방 또는 청중을 설득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토론의 주체와 청중들은 토론 과정에서 주제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토론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토론은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나누어 대립 관계에서 논쟁을 벌이기 때문에 경쟁적이고, 서로에게 공격적으로 대하기 쉽습니다. 타협, 협의, 조정이 없는 승패에 의한 결정을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토론만 강조된다면 적대의 이분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함정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토의(discussion)는 의견 교환을 통해 어떤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여 의견의 일치를 이루는 것이 목적입니다. 토의는 [1]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것 자체'와, [2] '협의, 조정, 타협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의 간극을 좁혀 하나의 안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단계적으로 구별하여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1] 다음에, 토론이 이루어지고, 그 다음에 [3]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토의는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며, 노력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토의는 상호 협동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의는 옳음을 관철하는데 있어서는 항상 부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의는 때로 기계적인 타협에 의한 정당화로 형식화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숙의(deliberation)는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을 의미하며, 토론과 토의를 포괄합니다. 숙의를 다양한 주체의 다양한 논의를 모아 사회의 문제를 민주적으로 풀어가는 것으로 본다면, "시민, 이해당사자, 활동가, 전문가, 국가 등에 의한 깊이 숙고하는 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숙의에 대한 강조는 토론이 부족/종족주의 혹은 진영론의 재생산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성을 요청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숙의는 어떤 면에서 토의discussion의 고도화를 의미하며, 민주적 의사결정을 통한 제도 변형이라는 정치체제로서의 논의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종합적으로 본다면, "숙의는 토론과 토의를 병행하여 공론을 형성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나아가고 사회적 합의에 이르고 제도화로 나아가는 프로세스 전체를 포괄하는 개념"일 것입니다.


민주주의에는 숙의가 필요하다
민주주의에는 숙의가 필요하다


숙의, 공론장, 민주주의

일상에서 토론과 토의는 뉘앙스의 차이는 있지만 구분 없이 혼용해서 쓰이는 것 같습니다.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이기기 위한 토론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의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 될 수 있고, 생산적으로 논의되어 더 나은 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숙의가 중요하다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공론장에는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이상의 토의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주체들의 토론과 토의가 모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지성, 집단지성이 형성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에너지가 대의민주주의 정치를 통한 제도변화의 노력들이 형식화 되지 않도록 하는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숙의가 이루어지는 공론장에서 개개인들이 서로 더 많이 배우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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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토의, 숙의 생각보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였지만 정확한 의미의 구분은 이 글에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캠페인즈의 토론 게시판은 토론과 토의의 중간 어느 곳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공간에서 이뤄지는 토의, 토론이 숙의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더 많은 시민이 숙의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