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미국의 늪에 빠진 한국

2023.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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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정치, 시사, 영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례적인 해프닝!?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동맹 70주년, 미국 국빈 방문에서 공동성명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전 해프닝이 있었다. 백악관이 엠바고를 걸고 워싱턴 선언 백브리핑을 제공한 것이다. 대통령실도 뒤늦게 엠바고를 걸고 기자들에게 내용을 공개했다. 정상회담을 하기 전 중요 합의의 이름과 주요 내용을 공개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이 시작도 전에 다 끝난 이야기라고 생각했으니까 이렇게 행동한 것인지. 대통령실 도청에 대해서 항의하지 않았으니 이쯤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단순 실수였던 것인지 알 수는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NBC 단독 인터뷰에서 친구끼리 스파이(도청) 행동을 하냐는 질문에 대해 일반적으로는 친구끼리 그럴 수 없지만, 국가 관계에서는 서로…(말을 멈추며) 안된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 현실적으로라고 답변했다.)

MBC보도에서 대통령실은 백악관 백브리핑에 대해 엠바고 해제 시간과 관련해 한국, 미국 시간을 혼동한 미국의 실무적 착오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미국과 한국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미국 측이 실수했을까. 대통령실이 패싱 당해 핑계를 대는 것일까. 미국의 단순 실수라면 사후에 미국 측에 사과를 요구하거나 항의를 하는 게 상식적이다. 근데, 그러지 않았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선 어떤 말이나 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백악관 엠바고 백브리핑에 항의하지 못해 얼버무리며 핑계 댄 거라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모양 빠지는 일들이 있었다. 내용물이라도 실했으면 좋겠는데. 과연 그런지 살펴보자.

한미 정상 공동성명

*전문은 대통령실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

인도-태평양 지역, 나토와 G7과의 파트너십, 러시아 우크라이나, 북한, 탄소중립, 원자력 에너지 평화적 이용, 디지털 협력 내용이 다뤄진다. 내용들이 구체적이지 않고 원론적인 수준이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우크라이나 내용이다.

정상회담 전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인도, 재정적 지원만을 고집하긴 어려울 수 있다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군사적 지원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며 논란이 되었다. 공동성명에도 관련 내용이 나와있다. 미국과 한국이 전력 생산과 송전을 확대하고 주요 기반 시설 재건을 위한 것을 포함해 정치, 안보, 인도적, 경제적 지원 제공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 내용과 유사하다. 회담에 앞서 양국이 합을 맞춘 내용을 보고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 인터뷰에서 발언을 하는 바람에 안보라는 단어로 표현이 바뀐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단어만 달라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지원 가능성은 완전히 없어지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은 공동성명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직접 지원 내용은 빠졌지만 여전히 지뢰밭은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NBC와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최전방 상황이 바뀐다는 조건을 걸며 무기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NBC 영상 2분부터)

인도-태평양 전역에서의 협력 확대

businessinsider
출처 : businessinsider-trump-indo-pacific-asia-pacific-china-asia-trip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베 정권 때 나왔던 전략이다. 후에 트럼프가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채택했다. 이게 바이든 정부까지 넘어왔다. 중국 압박을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기준으로 경제와 안보를 협력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일 3국 협력 중요성도 강조한다.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도 마찬가지 내용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치를 환영했다고 나온다. 미국 입장에선 한일 관계가 좋아야 인태전략 컨트롤이 쉽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관련 진전도 환영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일본에 대한 선제적 지소미아 정상화를 의미한다. 한국과 일본을 통한 완벽한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가 이뤄져 결국엔 미국이 받게 되니 미국이 환영할 수밖에 없다.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대잠전 및 해상미사일방어 훈련을 정례화하고 해양차단훈련 및 대해적 훈련을 재개하며 한미일 3국 훈련을 논의했다고도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라 쓰고 대중국 압박도 할 수 있으니 일타쌍피다. 한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얻게 되는 건 뭘까?

이런저런 훈련을 하니 한국에도 이득이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어느 국가가 공짜로 훈련을 같이 해주려고 하겠나. 전략 무기들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면 그 비용은 누가 다 지불하게 될까. 2012년 개봉한 <킬링 소프틀리> 영화 마지막 부분에 브래드 피트 대사가 떠오른다.
America's not a country. It's just a business.

Killing Them Softly

출처 : https://www.imdb.com/title/tt1...


또한, 한반도에서 한미일 대잠 훈련이나 미사일 방어 훈련이 진행된다면 북한이 가만히 있을까? 오히려, 북한은 군비 투자를 늘리거나 더 도발할 확률이 높다. 한반도에 무기와 훈련이 집중될수록 한반도 평화는 점점 멀어진다. 한국이 얻는 이익은 없다. 인태 전략을 바라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인태 전략을 바라지 않는 중국 중간에서 인태 전략을 지렛대로 사용해 미일중으로 부터 얻어 낼 것은 얻어 내는 외교 기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물론, 윤석열 정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철통같은 양자 협력 강화

반도체 및 신흥기술에 대한 협력, 사이버 동맹, 우주 동맹, 교육 교류를 다루고 있다. 그중에서 반도체 및 기술 협력 내용이 강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와 반도체과학법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는 노력을 평가했다고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이 기업 활동에 예측 가능한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는 협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는 내용이 있다. 회복력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유지라는 내용도 나온다. 하지만, 기술 협력, 협의 단어를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LA타임스 기자와 바이든 대통령 질문 내용 참고 : 오마이뉴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에 대한 한국 기업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는 협의를 하는 것인가. 이와 관련해, JTBC에서 보도한 LA타임즈 기자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질문한 내용이 화제다. 기자는 바이든에게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를 제한하는 것이 한국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중국과 경쟁 때문에 한국이 피해를 받고 있는데 재선을 위한 카드냐는 질문을 던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투자해서 미국에서 반도체를 제조하며 한국 내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 이런 동문서답은 처음 본다.

사진 출처 : 2022.10.27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주요 내용과 영향 -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 산업자원분석과 김용균 분석관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법안들이 중국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고도 답변했다. 그렇지 않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르면, 북미 지역 내에서 제조된 전기차에 한정해 보조금이 지급된다. 중국산이 들어가거나 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겐 비상 상황인 것이다. 현대, 기아차는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반도체과학법은 중국을 뛰어넘는 기술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두 법안 모두 명백하게 중국과 관계되며 한국 기업에게 치명적이다. 질문 자체가 한국 입장에서는 기분 상하는 내용인데, 바이든의 답변은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한국의 피해를 묻는 질문에 중국을 거론한 건 한국 패싱이라 볼 수도 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반도체를 발명했었다며 과거 반도체 시장을 이끌었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도 답변했다. 공동성명문에 나오는 회복력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연결되는 답변 내용이다. 즉,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시장을 되찾겠다는 의미다. 일본 극우 세력이 메이지 시대의 영광을 찾고자 했던 것과 비슷해 보인다. 기자 질문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답변의 80-90%는 미국의 반도체 부흥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한국 피해와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사진 출처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윤석열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워싱턴 선언’ 발표 2023.04.28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한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 IRA와 반도체과학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과학법과 관련해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과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IRA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이 세액공제 혜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상무부에 적극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기술 협력, 협의, 합의 등의 내용이 많이 보인다.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으로부터 한국 기업을 방어할 구체적 대안은 볼 수 없었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미국에 앞으로 투자 못하니까 법안을 바꿔라는 한마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불확실성과 경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은 말 그대로 피해가 있다는 의미다. 피해가 있는 협상이 성공적인 협상인가?  정말 협상 못한다.

반도체 관련 참고하면 좋은 내용 : (2분 50초 - 7분 30초) https://youtu.be/u4I4KZ-Vhlg

공동성명 내용이라고 하는데 하나하나 뜯어보면,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내용은 1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에서 얻어온 국가의 이득은 무엇인가. 넷플릭스 투자만 남을 것 같다. 하지만,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변상욱 대기자 인터뷰를 참고하면 넷플릭스가 매년 투자해 오던 내용이라고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는 건 사진밖에 없을 것 같다. 공동성명 내용은 이상이다. 워싱턴 선언은 어떤지 살펴보자.

워싱턴 선언

워싱턴 선언에도 외교적 결례에 가까운 해프닝이 있었다. 백악관이 워싱턴 선언 내용을 중국에 사전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고 더 신경 써야 하는 국가가 중국이라는 걸 보여준다. 외교부는 워싱턴 선언에 대해 유관국에게 사전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가 중국 측에 관련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중국에 사전 설명을 했다는 것이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미국은 한국을 위한 립 서비스를 할 테니 중국에 불편한 내용이 있어도 화내지 말라고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게 아니면 갑자기 중국이 등장할 이유가 없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홍보 중인 워싱턴 선언 첫 문단부터 인도-태평양 단어가 나온다.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고 나온다. 언제부터인지 한미 사이에 인도-태평양은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가 되었다.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전략이다. 한국이 인태 전략에 발을 넣는 순간, 진퇴양난이다. 미국 말만 계속 듣자니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딜레마에 빠진다. 중국과 뭘 해보려면 인태 전략에서 발을 빼야 하는데 미국이 가만있을까? 한국 정부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혔다. 미국 입장에서는 평화와 안정이겠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출처 : 대통령실 - 18회 국무회의에서 방미 성과 설명중인 윤석열 대통령

확장억제

북핵 확장억제 내용도 등장한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완전히 신뢰하며 한국의 미국 핵억제에 대한 지속적 의존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나온다. 미국이 짜놓은 퍼즐에 한국이 하나의 퍼즐 조각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핵확산금지조약 NPT 의무에 대한 한국과 미국 정부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협정 준수를 재확인하는 내용도 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국 보수가 외쳤던 한국의 핵 개발, 보유, 무장과는 반대되는 내용이다. 대통령 본인이 주장하던 내용과 다른 내용을 선언 내용에 넣는데 대통령 본인이 최종 합의를 본 것 아닌가. 근데, JTBC가 보도한 18회 국무회의 내용을 참고하면 한국형 확장억제라면서 한미 안보동맹이 핵 기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고 입장을 발표했다. 자신이 했던 말과 다른 내용이 업그레이드라니.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 핵 보유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워싱턴 선언이 (사실)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준형 외교광장 이사는 외교적으로는 빵점이지만 핵 무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오히려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MBC 뉴스외전에서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미국과 협의도 하고 훈련도 하지만 반대급부로 한국이 핵을 개발할 자위권적인 권리를 포기했다는 평가도 했다. 전작권을 내준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남북한 모두가 핵 무장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의 핵무장 포기는 미국 정부의 부담을 덜게 되는 효과도 있어 보인다.

출처 : 백악관 - 4월 26일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워싱턴 선언 채택

핵협의그룹 NCG

네 번재 단락에서는 핵협의그룹 NCG 설립을 선언했다고 나온다. 문재인 정부 때, 항상 발목을 잡았던 워킹그룹이 떠오른다. 핵과 관련된 내용에 있어서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미국을 거쳐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공략을 신뢰하고, 거기에 지속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나토의 NPG(핵기획그룹)은 미국 내에서 법제화되었지만 한국의 NCP(핵협의그룹)은 협의를 위한 노력을 하는 수준이라는 내용을 언급했다.

미사일 방어체제 MD

한미 동맹이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의 공동 실행과 기획이 가능하도록 협력한다는 내용도 나온다. 이는, 어떠한 종류의 핵 전쟁이든 한국이 말려들어 갈 수 있는 내용으로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에 따르면, 전략핵 자산들이 자체 방어 능력이 없어 재래식 무기와 패키지로 지금까지 묶여왔다고 말하며 미국 미사일 방어체제 MD에 한국 재래식 지원이 들어간다면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척을 지게 된다는 의미의 내용을 말했다. 만약,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포탄이 지원되고 미국 MD 체제에 한국산 재래식 무기가 사용된다면 그 자체가 재앙 아닐까. 그럴 확률이 워싱턴 선언으로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또한, 언급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의 경우 최소 사거리가 4,000km라서 북한에 대한 사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정도가 사격권에 들어온다면서 사실상 보여주기식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립 서비스

다섯 번째 문단에는 북한의 모든 핵 공격은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에 직면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에 대한 대응이 한반도에서 벌어진다면 전쟁터가 되거나 핵 공격이 이뤄진 장소로 남게 된다. 대신 미국은 본토에서 떨어진 곳에서 큰 피해를 입지 않는다. 한국을 위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까.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미국 전략 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시킨다는 내용도 나온다. 전략 자산이 한반도에 자주 올수록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한 긴장은 높아진다. 전략 자산에 대한 비용도 발생한다. 북한의 군비 투자도 늘리는 꼴이 될 테다. 굳이 얻게 되는 걸 따져보자면,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 정도지 않을까.

마지막 단락에서는, 미국 전략 사령부와 수행하는 도상훈련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있다. 북핵 확산 억제를 하는데 도상훈련이 무슨 상관일까 뜬금없다. 필리핀 루손섬에서 진행되었던 한미일 도상훈련이 연상된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위해 어떻게든 끼워놓고 싶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북핵보다 중-러에 더 신경 쓴 내용 아닌가 싶다.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와 외교를 확고히 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워싱턴 선언 내용이 끝난다. 앞서, 전략 자산과 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에 대한 즉각적, 압도적, 결정적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겠나. 나올 확률은 0%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문장은 립 서비스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출처 : KBS https://youtu.be/9IJZaKBKmX0

*이런 내용들에도 불구하고, 김태효 국가 안보실 1차장은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며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미국은 핵공유는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저는 이번 미국 국빈 방문과 정상 공동성명 그리고 워싱턴 선언에 이르기까지 미국이라는 거대한 숲속의 늪에 빠진 한국 외교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7, 8일에는 기시다 총리가 방한한다고 합니다. 한국 외교가 늪에 빠져 잠식될지, 발버둥이라도 치며 빠져나오려고 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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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외교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한지 잘 모르겠지만) 윤석열 정부의 외교가 '오로지 미국' 외에는 없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외교는 다양한 선택지를 만들고,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손해보다 이익이 조금이라도 크도록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윤석열 정부처럼 선택지를 '미국' 하나로 좁히면 이익을 볼 가능성이 줄어들고, 손해가 발생할 때의 대비책도 사라지겠죠.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기 힘들 것으로 보여서 걱정입니다. 한반도 평화는 단순히 선언적 의미를 넘어서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변수입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쉽게 북한을 적대하고, 평화 유지를 방해하는 선택을 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라고 믿기 힘듭니다.

이대로면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번 방미일정을 통해 핵공유는 없다는 걸 확실히 명문화한 게 됐고요. 대통령은 미국에서 큰 환영을 받았을지 몰라도 국민들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반도체 문제도 확실히 해결된 게 없고, 러시아, 중국 견제도 우려스러운 게 사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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