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시리즈는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질문 혹은 고민들을 혼자서만 생각해보는 것을 넘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이야기 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시리즈입니다.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눠보아요.?
국민 여러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가끔씩 '국민'이라는 단어를 듣게 될 때가 있다.
그럴때 무엇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무언가 내 속 저 깊이 거북한 불편함?이 존재하기도 했는데
책에서 본 글을 보고, 아 어쩌면, 그 불편함의 일면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아서 함께 나누고 싶어졌다.
<책 : 동학에서 미래를 배운다. p225~p226,백승종 지음. 도서출판 들녘>
" 우리 사회에서는 누구나 국민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해요. 대통령도 '국민 여러분!'이라고 부르면서 말을 꺼내기 일쑤지요. 그러나 저는, '국민'이란 말은 하루빨리 폐기 처분하는 것이 좋겠다고 봐요. 서구 여러 나라에서도 '국민'이라는 표현은 없는 것 같더군요. 국민, 즉 국가에 소속된 사람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국민이라 부르는 법이 없고, '시민'이라고 부르는 것이 보통이죠.
알다시피 우리가 쓰는 '국민'이라는 용어는 따지고 보면 매우 불쾌한 과거와 직결되어 있어요. 국민이라는 말이 실은 '황국신민(皇國臣民)'의 준말이라고 봐야해요. 일본은 천황제 국가여서 '황국'이라고 하고요. 그것을 줄여서 '국민'이라고 불렀고요. 과거에는 초등학교를 국민학교라고 했어요. 황국신민을 기르는 학교란 뜻이었지요. 그래서 이제 더 이상 국민학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아요. 그런데도 아직 멀쩡한 시민을 여전히 국민이라 불러요. 좀 이상한일 아닌가요?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명칭을 바꾸었는데, 여전히 국민이란 말을 사용하는군요.
한국이란 국가가 있으니까 국민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가 봐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국가의 구성원은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민'이죠. 국민이라는 말은 설사 '황국신민'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해도, 민족주의 또는 국가주의의 냄새가 짙게 풍기는 말입니다. 어떤 이는 우리 같은 약소국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보았어요. 국가에 속해 있음을 강조하는 용어니까요.
국민이란 용어는 시민의 자유와 시민의 자율성과 시민의 권리를 억압하는 언어적 폭력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우리는 국가에 얽매인 존재라기보다는 자유와 평등과 연대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유로운 시민이라고 봅니다. 시민적 정체성을 확고히 다지는 작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질문1> 여러분들도 국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불편한 느낌이 있으신가요? 시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이신가요?
<질문2> 국민이란 단어의 유래가 황국신민이라는 저자의 말, 팩트일까?
<질문3> 시민이라고 했을때 '시'도 국가보다 작은 규모의 소속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혹자는 '인민'이라는 단어를 북한에서 사용하다보니, 우리가 못쓰게 되서 아쉽다고 하기도..)
'책과 함께 시리즈'는 질문에 대한 정답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래서 각자의 시선과 생각에만 갇혀있는것이 아니라 그 너머를 가보고 싶습니다.
그런 너머의 순간들이 조금 더 많아질 때, 나 그리고 우리가 조금 더 평화로운 순간을 자주 만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같이 그 너머의 순간들을 만들어보시지 않을래요?
그렇다면, 댓글로 여러분들의 생각을 나눠주세요:)
코멘트
7국민으로서 우리의 의견이 반영되고 우리가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아야 국민이라는 정체성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대한민국을 사랑하지만..
국민이 황국신민이라는 말은 처음 들었는데요... 그게 사실이라는 것과는 별개로 '국민'이라는 단어가 국가와 결부되어 민주국가의 주체로서의 시민보다는 국가주의적 사고와 관련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나눴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국민이라는 용어는 잘 안쓰게 되더라구요. 국가가 묻지 않고, 시민이라는 의미도 담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인민'이라고 하더라구요. 인민은 'people'입니다. 북한에서 주로 쓰는 상황에서 반북반공의 정서 속에서 못쓰는 단어가 되어버렸지만요. 현실적 맥락이 어쩔 수 없다면.. '시민'을 쓸 수밖에 없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시민을 주로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적어주셨으니 답글을 달아봅니다 :)
<질문1> 여러분들도 국민이라는 단어를 들었을때 불편한 느낌이 있으신가요? 시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이신가요?
-어렸을 때부터 일상적으로 쓰던 말이라 그런지 불편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고나니 바꾸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ㅎㅎ
-국민과 시민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기는 하는데요. 국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은 국민, 정치의 주체는 시민 이런 식으로 구분했던 것 같기는 합니다. 물론 이 구분도 다 맞는건 아니지만...
<질문2> 국민이란 단어의 유래가 황국신민이라는 저자의 말, 팩트일까?
-국립국어원에 '국민의 어원'이라고 검색해보았는데 관련 답변이 없네요. 문의를 넣어봐야겠습니다.
<질문3> 시민이라고 했을때 '시'도 국가보다 작은 규모의 소속이 아닐까?
-저는 규모의 차이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시민으로서 가지고 있는 정치적 주체성 같은 것들이 더 강조되는게 아닐까요?
국민이라는 단어를 크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요, 과거 기억을 돌이켜보니 티비에서만 국민이라는 말을 쓰고 일상 속에서는 시민이라는 말을 썼던 것 같네요. 그만큼 우리와 더 가깝게 느껴지는 단어는 시민이기 때문일까요.
저도 국민보다 인민이 더 적합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확실히 국민은 국가에 종속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고, 이 단어가 황국신민을 뜻하는 말이었다니.. 수정이 꼭 필요할 것 같네요. 사실 헌법상에 국민으로 표기된 부분도 사실은 인민이 더 맞는, 그래서 혼란을 야기한다는 글도 봤는데요, 북한 때문에 인민이라는 좋은 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된 점이 아쉽고, 그렇다면 말씀주신 것처럼 시민이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좋겠습니다
시리즈의 의미가 참 좋네요. 혼자 조용히 사유하는 독서도 좋지만 질문을 함께 나누는 것도 의미있으니까요.
국민이라는 단어에 대한 비슷한 지적을 이전에 들어본 기억이 있는데요. 적어주신 것처럼 인민이라는 단어가 가장 정확한 표현인데 색깔론 때문에 쓰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황국신민의 줄임말이라는 표현이 사실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국립국어원이 한 트위터 이용자의 문의에 답한 내용(링크)이 검색되네요. 국민학교의 '국민'은 황국신민의 줄임말이 맞고, 현재 사전에 올라 있는 국민은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 또는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진 사람'을 뜻해서 다른 의미라는 해석입니다. 의미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국가주의 맥락에서 국민보다는 시민, 시민보다는 인민이 더 적합한 표현이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