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후기] '탄소중립, 정치로 풀 순 없을까?'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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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과 대화로 변화를 만드는 <빠띠 시민대화>

빠띠는 우리의 삶터가 '개인이 안전과 행복을 누리는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서로 협력하고 기꺼이 기여하는 공동체'이자, '모두가 주인인 공동체'가 되길 바랍니다. 빠띠는, 시민이 우리 사회 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다양한 실험을 시도해볼 수 있도록 여러 차원의 장을 만들어보려 합니다. 이에 매월 우리 삶과 긴밀한 주제를 정해서, 이를 빠띠 활동에 녹여내는 실험을 시작합니다. 관련해서 공론장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학습과 연구도 하여 콘텐츠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콘텐츠를 많은 시민분께 전해드리려 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세 번째 주제는 '탄소중립'입니다. 2020년 한국은 국제 사회의 흐름에 맞춰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올해 3월 25일에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과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빠띠는 미처 주목하지 못한 시민들의 대표성과 참여의 불균형은 없었는지 살펴보며, 시민의 목소리가 담긴 탄소중립 실현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장을 마련하였습니다.

[✍️ 후기]

들썩들썩떠들썩③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지난 3월 8일, 들썩들썩떠들썩 두 번째 주제 ‘이동권 보장, 함께 나누어야 할 이야기’에 이어 세 번째 주제인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이 열렸습니다. ‘탄소중립’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로, ‘탄소제로(Carbon Zero)’라고도 하는데요. 최근 들어 탄소중립과 관련한 이야기를 일상 속에서 많이 듣게 되었지만,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무엇을 진행하고 있고, 실천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알기 어렵습니다. 기상이변과 기후위기는 시민들의 일상에서 밀접한 문제이지만, 실제로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선뜻 말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으로 빠띠는 탄소중립의 개념과 정치•제도적 현황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공론장을 기획하였습니다.

발제1. 정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첫 번째 발제는 로컬에너지랩 대표 신근정 님이 ‘정부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요. 한국 정부 탄소중립 • 녹색성장 비전과 추진전략의 큰 흐름을 살펴보며, 에너지 전환의 과정에서 시민들이 함께 해야 할 과제와 정부를 향해 요구할 수 있는 작고 큰 실천 방안들을 정리해주었습니다.

정보공개청구, 열린 민원실 게시판 활용, 정치인의 SNS에 의견 전달 등 ‘개인의 차원’에서 당장 시도해볼 수 있는 일부터 주민자치회, 기후위기 관련 단체 활동 참여 등 ‘조직의 차원’에서 개인이 기여할 수 있는 일까지. 신근정 님은 ‘행정의 가장 기본 단위는 동이기 때문에 주민자치에서부터 참여와 행동을 시작하는 순간 당신이 이미 지역리더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탄소중립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할지 어려워하는 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려주었습니다.

발제2.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두 번째 발제는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이유진 님이 ‘국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그동안 기후위기와 관련하여 많은 시민들이 목소리 내었으나, 그 목소리가 정치에 잘 반영되지 않는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셨는데요. 이유진 님은 지난 대선에서 ‘기후위기는 공공의 책임이다’라는 입장을 가진 후보자들은 당선되지 못했던 것을 짚으며, 선거 제도를 비롯하여 정치 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이에 입법권과 재정 감시 역할을 하는 국회를 어떻게 시민들이 활용할지 초점을 맞추자고 이야기 해주셨는데요. 21대 국회의 기후위기 대응 의정 활동을 모니터링한 ‘그린뉴딜 시민행동’,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국민청원’등의 사례를 들며, 시민들의 집단적인 행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발제3. 정의로운 전환, 지역별 책임과 부담

마지막 발제는 사단법인 넥스트 미디어 총괄 윤지로 님이 ‘정의로운 전환, 지역별 책임과 부담’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만약 기후위기에 기업들이 대응하지 못한다면 기업이 도산하게 되고, 그것이 노동자들의 실직으로 연결되며, 결과적으로 지역사회의 위기까지 연결되는데요. 윤지로 님은 기후위기를 대응하지 못했을 때 예상되는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기업의 저탄소 산업 전환이 시급하다고 언급하였습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크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 고령화와 평균 기온 상승에 대한 ‘적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되는데요. 지역별로 발전소 의존도, 에너지 생산과 소비의 양, 고령인구 비율과 인구당 의료기관 수, 기온 상승 폭이 제각기 다른 상황에서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감축’과 ‘적응’ 과정에서 지역별로 위험도가 다른 것이지요. 대규모 인프라를 보유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서는 소비가 많은 한 편,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소비보다 에너지 생산과 산업공정 배출량이 높은 상황입니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생산’과 더불어 ‘소비’의 관점에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발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 발제 자료 보러가기

소그룹 토론 :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까?

발제가 끝나고 이어지는 소그룹 토론에서는 국회, 정부, 정의로운 전환 세 가지 키워드로 그룹을 나누어 진행하였습니다. ‘탄소중립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정부/국회/사회구성원에게 요구 혹은 요청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라는 두 가지 질문으로 열띈 토론이 진행되었는데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참여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와 실천은 들썩들썩떠들썩 캠페인즈 목소리 모으기에 기록하였습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 도시에서 토론하는 내용을 듣다 보면 농촌 지역의 상황과 괴리감이 많이 듭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는 예전에는 고추를 말릴 때 햇빛에 말렸는데, 지금은 전기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말릴 수가 없어졌습니다. 자급자족하고 에너지 소비가 거의 없어서 탄소배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저희 할머니 같은 농민 분들은 이런 탄소중립 실현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탄소중립에서 배제되고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로 인해 영향을 받는 생명, 동물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석탄발전소 노동자, 건설 노동자, 배달직 등 빠른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위협 받는 노동자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탄소중립과 관련한 정보를 확인하고 관심 갖기 어려운 시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탄소중립과 관련한 공론장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청소년, 장애인, 장년층 등 모든 주체들이 배제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국회/사회구성원에게 무엇을 요구 혹은 요청해야 할까요?

목소리 모으기 캠페인의 팻말들을 살펴보면, 시민의 역할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공통적으로 보입니다. 국회, 정부 등 대상마다 요구하는 것들은 다르지만, 대체로 정책이 실제로 집행되는 과정을 시민으로서 지켜보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시는 것 같습니다.

들썩들썩떠들썩 캠페인즈 목소리 모으기 참여하기

빠띠 크루 조아가 본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

이번 공론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토론하며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 덕분에 탄소중립과 기후정의에 대해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소그룹 토론에서 최근 난방비 인상 이슈를 보며, 탄소세 도입의 명과 암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필연적인 일이고, 미래 세대를 위해 현재 세대가 부담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1인가구, 취약계층의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한 대책이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서 현 상황에서는 탄소중립으로 인한 탄소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불가능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당장의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더라도,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낙관적인 태도로 작은 일들을 실천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 편으로 왜 일이 계속 커지도록 방치한 것인지, 지금의 젊은 세대들 중에 기성 세대를 원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 세대가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가 되었을 때, 미래 세대의 원망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누군가를 탓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를 문제라고 인식했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저보다 먼저 탄소중립, 기후정의를 고민해오신 동료 시민 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이번 공론장을 계기로 앞으로 더 관심 가지고 공부하면서 함께 목소리 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정치로 풀자’ 공론장 이후 더 적극적인 시민으로서 탄소중립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면, 이번 공론장의 공동 주최인 로컬에너지랩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 참여해주세요! 아래에 있는 링크로 들어가시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파탄에 빠진 '국가 탄소중립기본계획'
최소한의 기준을 요구합니다

✏️글 : 조아 / 빠띠 공론장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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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탄소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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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들이 알아야 국민들이 따릅니다.

발제자료까지 넣어주셔서, 내용을 상상하기 좋네요.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후기를 통해서 잘 읽었습니다!!

  •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조직 차원의 대응, 개인 차원의 대응을 생각해야 한다. 
  • 시민들의 집단행동에 기초하여 선거제도를 비롯하여 정치개혁을 이뤄내는 가운데, 형성된 정치조건을 바탕으로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 지역적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도 있고,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 관점에서의 고민도 필요하다.


기후정의를 향한 실천 방안 차원에서 위와 같은 문제의식들이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공론장 행사들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기후위기 이슈가 하는 사람들만 하는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건 아닌가 걱정이 들었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시민들과 이야기하는 자리가 열려서 좋습니다. 하지만 발제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의사결정권자들에게 관철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달리 환경 이슈가 다른 정치, 사회 문제에 비해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후위기가 코앞까지 온 지금 탄소중립은 가장 먼저 논의돼야 할 문제인데요. 시민들이 정보를 얻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더 늘어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