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炭素中立, carbon neutrality)이란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시사상식사전)
도대체 탄소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난리인 걸까요?
탄소(carbon, 炭素)는 오랜 세월 인류가 숯의 형태로 이용해 왔습니다. 탄소를 뜻하는 영어단어 carbon은 숯을 뜻하는 라틴어 carbo에서 유래했고, 한자식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습니다. 탄소로 이루어진 가장 대표적인 물질은 다이아몬드와 흑연이고, 숯, 유연, 석탄, 코르크 등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탄소는 세상에 널리 분포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청 풍부한 것도 아닙니다. 또, 탄소는 상온에서 산화되지도 않고 산이나 알칼리와 반응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탄소는 수많은 화합물을 만들어냅니다. 탄소가 다른 원소와 결합해 수많은 물질이 되고, 이 화합물은 생명체 안의 여러 물질 중 18%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탄소 화합물에 대한 연구는 유기화학(有機化學, organic chemistry)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취급합니다. (한국브리태니커백과사전 22권, p.293)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물론이고 우리 지구 전체는 생명활동에 의해 끊임없이 탄소를 내뱉습니다. 이를 탄소순환(炭素循環, carbon cycle)이라고 합니다.
일단 식물은 광합성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자기 몸에 흡수합니다. 식물 안에 들어온 이산화탄소와 물은 탄수화물로 바뀌고, 물질대사를 수행한 후 남은 것은 지방이나 다당류로 저장됩니다. 그리고 동물이 이것을 먹어 사람 안으로 들어오고, 사람과 동물은 호흡과 배설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배출합니다. 이를 탄소순환이라고 합니다.
또, 고대의 유기체들이 가지고 있던 탄소는 석탄, 석유, 가스 같은 화석연료가 되거나, 석회석, 산호 등으로 지각에 쌓이게 됩니다.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고 문명을 건설할 때부터 우리는 그 전보다 탄소 배출을 더 많이 하게 되었고, 화석연료 이후에는 그 양이 끝도 모르고 늘어났습니다. 인간과 동물이 내뱉은 이산화탄소 대부분은 빠르게 바다로 들어가서 탄산염으로 고정되지만, 산소가 부족하거나 탄소가 산소보다 지나치게 많으면 탄소는 화합을 하지 못하고 메탄가스로 방출이 됩니다. (한국브리태니커백과사전 22권, p.294)
메탄(methan, 영어 methane)은 탄소 하나에 수소 네 개가 붙어있는 화합물입니다(CH4). 다른 연료에 비해 싸고 취급하기 쉽고 아무 냄새가 안 나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연료로 사용합니다. 우리가 메탄 가스 냄새로 알고 있는 것은 사실 메탄 가스 자체의 냄새가 아니라 메탄 가스에 첨가한 화합물의 냄새입니다. 혹시라도 누출되면 금방 알아 채라고 말이죠.
메탄이 연소되어 산소와 만나면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뀌게 됩니다.
온실가스란?
온실가스, 온실기체(溫室氣體, greenhouse gases, GHGs)는 지구의 지표면에서 우주로 나가는 열을 흡수하거나 반사해서 지구의 열을 올리는 기체입니다. 사실 지구에 생명체가 번성하게 된 것은 온실기체 덕분입니다. 온실기체가 없었으면 우리는 지금보다 추운 환경에서 살았을 것이고, 어쩌면 생명체가 살 수 없게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의 사용 이후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늘어나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기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바로 지구온난화입니다.
온실가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수증기(물)이고, 다양한 기체가 복잡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기체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수치로 이야기하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과학자들의 연구와 관찰에 의해, 적어도 이런 성분들이 지금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온실기체는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 등 7개 물질입니다. (국가지표체계 - 온실가스배출량) 이 중에서 이산화탄소, 메탄,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에는 탄소가 들어있네요.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로 대표되는 이 온실가스의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 가스는 삼림이나 바다를 통해 흡수되거나 다양한 과학 기술을 통해 포집, 저장, 활용해서 실질적인 배출량을 영(0, zero)으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가 환경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수준에서 더 나쁘게 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목표: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약
1990년대에 들어서 오존층의 파괴 이야기가 세계적인 문제로 거론되었습니다. 이에 1997년 12월 11일, 일본 교토시에서 개최된 지구 온난화 방지 교토 회의(COP3)에서는 기후 변화에 관한 국제 연합 규약의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to the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라는 이름의 협약을 채택합니다. 이 긴 이름을 우리는 줄여서 교토의정서라고 부릅니다.
교토의정서 3조에서는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선진국 전체의 온실가스 여섯 종의 합계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적어도 5% 삭감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여기에 83개국이 서명을 하고 2005년부터 발효하기로 했습니다만 (교토의정서), 미국은 2001년에 탈퇴해버렸고, 중국과 인도는 당시에 선진국이 아니라고 해서 실천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물론 많은 국가들이 교토의정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천을 위해 노력했지만, 또 많은 국가들은 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국과 중국이 지키지도 않는데 우리가 왜 이걸 지켜야 하냐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나라가 캐나다입니다. 캐나다는 이런 이유로 불만을 표시하며 2011년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합니다.
이에 2015년 UN 기후 변화 회의에서는 195개국 만장일치로 새로운 기후 협정을 체결합니다. 이것이 파리 협정(Paris Agreement)입니다. 이 협정에서는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2℃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얼마나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는 스스로 정하게 하고, 개도국이 이행을 할 수 있도록 선진국은 재원과 기술을 지원해줄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 작은 섬나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별도의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도 교토의정서와 다릅니다. (기후정보포털) 물론 중간에 미국이 파리 협정을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다소 시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만, 세계 각국은 나름대로 이 협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보다 40%까지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 - 파리협정 함께보기)
함께보기
환경부 - 파리협정 함께보기 환경부에서 제공하고 있는 파리협정에 대한 요약 자료집입니다. 파리협정의 내용과 실천에 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및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파리협정에 따라 제출한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입니다. 한국이 세계에 선언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방법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코멘트
4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덕분에 탄소중립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어요.
오! 개념에 대한 정리를 해주셔서 좋네요! 탄소중립이라고는 하지만 그 단어의 의미 자체는 명확히 몰랐는데 ? 좋은 글 감사합니다!
탄소중립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립? 뭐지? 이런 느낌으로 어렵게 다가왔는데 잘 설명해주셔서 너무 잘 읽었습니다!!
탄소중립에 대해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론적(?)으로 정리된 글을 읽으니 또 다른 느낌이네요. 아, 그리고 탄소중립과 나란히 '넷제로(Net Zero)'라는 말도 같이 알아가면 좋겠어요!, 즉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뜻은 같지만 요즘에 자주 사용하는 용어인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