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백나윤_쓰레기, 뭐가 문제야 (feat. 제로 쓰레기 공론장)

202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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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특정 정치세력이나 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오직 시민의 힘으로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정부지원금 0%, 오직 시민의 후원으로 투명하게 운영됩니다.
?작은 공론장 '안 참는 시민들의 제로 쓰레기 공론장'에서 나눌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글을 읽고 아래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궁금하거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주시면,11/17(목) 작은 공론장에서 함께 논의 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 뭐가 문제야

백나윤 환경운동연합


바야흐로 '폐기물 대란'의 시대다. 전국의 매립지는 수명을 다하고 있으며 쓰레기는 갈 곳이 없어 처리장에 쌓이고 있다.

서울시의 1인당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시의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을 살펴보면, 2017년도엔 0.91kg이었던 쓰레기는 2020년 0.98kg으로 늘었다. 2020년도에는 총 하루에 5만 2천 톤을 배출했으며, △강남구가 5,557톤으로 1위를, 그다음으로는 △강서구 4,929톤, △송파구 4,272톤, 금천구 3,794톤, 동대문구 3,237톤 순이었다.

출처 : 서울연구원

플라스틱 쓰레기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6년도에는 110g이었던 서울시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2020년도 246g으로 무려 2.14배나 증가했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서울시 내 지자체는 △서초, △송파, △강남, △강서, △관악 순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택배∙배달과 같은 비대면 소비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배달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결제액 합계를 보았을 때,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는 6조 9527억 수준이었던 금액이 2020년에는 12조 2008억 원으로 무려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택배 배달을 주로 하는 온라인 쇼핑몰 월별 거래액도 폭증했다. 2020년 1월 12조 3088억이었던 온라인 쇼핑몰 월별 거래액은 2021년 5월 16조 593억으로 폭증했다.

서울시는 이 많은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까

단순히 쓰레기 처리 비율만을 살펴보면, 재활용이 △89%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소각 5%, △매립 4%, △기타 2% 순이었다. 서울시는 거의 모든 쓰레기를 재활용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폐기물이 재활용 선별장으로 보내졌을 때 재활용되었다고 판단해 버린다. 그러나 선별장에서는 쓰레기들은 다시 한번 더 선별한다. 재활용 가치가 있는 깨끗한 폐기물만이 재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탈락한 페기물들은 다시 일반 소각장 혹은 매립장으로 향하게 된다.

서울시는 안타깝게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지자체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 처리 자립도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제일 큰 이유는 바로 ‘부족한 처리 시설’ 때문이다. 서울시 내에서 최종 폐기물 처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광역자원회수시설은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 △강남구 일원동,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해있다. 이 네 곳의 하루 소각량은 2,200톤에 불과하다. 서울시에서 하루에 쏟아지는 쓰레기는 3,200톤인데 말이다. 나머지 1,000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바로 수도권매립지다.

서울시 종량제 폐기물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총 발생량 약 3,186톤 중 946톤이 인천에 위치한 수도권 매립지로 향한다. 거의 30%에 가까운 폐기물을 수도권 매립지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수도권 매립지의 지자체별 매립량 비율을 살펴보면, 2021년도에는 서울이 37.1%, 경기가 42.5%로 인천 20.4%에 비해 월등히 많았고, 1992년부터 2021년까지의 모든 폐기물을 살펴보면 서울이 55%로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서울시는 폐기물 처리 문제를 수도권 매립지에 의존해온 것이다.

그러나 수도권 매립지는 2025년이면 그 수명이 다하고, 인천시가 더 이상 타 지자체의 쓰레기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2021년부터 실시된 반입 총량제로 인해 무분별하게 보냈던 그동안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심지어 2025부터는 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된다. 결국 모든 쓰레기를 재활용 혹은 소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단 네 곳의 시설로는 서울시 내에서 발생한 모든 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서울시에서는 추가 소각장 등의 처리 시설을 건립하겠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해당 자치구 주민 및 지자체와의 갈등을 빚고 있다.

쓰레기, 과연 처리 방법의 문제일까

폐기물 문제를 ‘처리’에만 집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위와 같이 처리 시설의 설치부터 재활용과 재사용에도 한계가 있다. 모든 자원은 무한대로 재활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생산과정에서의 원천적인 감량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발전하기 마련이고, 그에 따른 생산과 소비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버려지는 폐기물 또한 증가하게 된다. 플라스틱 생산량만을 보더라도 1964년과 2014년도의 생산량은 무려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결국,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폐기물을 감축하고 재활용 불가능한 자원을 선택하여 설계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쓰레기 탄생의 배경 : 기업, 기업, 기업

가장 중요한 주체는 바로 기업이다. 기업이 제품 설계 과정에서부터 자발적으로 폐기물을 감축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21년도에 ‘카스타드’ 제품에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하고 ‘씨리얼’과 ‘칸초’ 용기를 종이로 변경해 연간 약 576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하였다. 유명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도 스팸 알루미늄캔 적용, 선물세트 포장에 재활용 소재 트레이 사용 등을 통해 연간 총 5,577톤의 폐기물을 저감했으며 1,527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였다. 비단 국내 기업만의 행보가 아니다. 유럽의 대표적인 유통회사인 ‘까르푸(Carrefour)’는 재활용 및 폐기물 관리 부문을 위한 벨기에 연합인 ‘Denuo’와 협력한 ‘MISSION ERO DECHET’ 캠페인을 통해 자체 브랜드의 포장을 감축하고 사용한 포장재를 96%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 2020년도 한해 2,000톤의 포장 폐기물을 감축하였다.

일상 속 쓰레기 감축도 물론 중요

우리나라는 생활 폐기물 저감을 위해 많은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쓰레기 종량제’이다. 1995년 1월 1일 시행한 ‘쓰레기 종량제’는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게 하고, 종량제 봉투는 일정 금액을 부담해 구매하게끔 하여 본인이 버린 쓰레기만큼 책임을 지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를 통해 개인 스스로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자원은 따로 분리해 배출하도록 하여 자원의 재활용 증가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실제로 평균 전국 생활폐기물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1993년에는 하루 6만 2,900톤이 발생했는데 종량제 시행 이후에는 1995년에는 4만 7,800톤, 200년도에는 4만 6,400톤으로 크게 줄었다. 1인당 하루 배출량도 1994년에는 무려 1.33kg이었으나 2000년도에는 0.98kg, 2020년도에는 0.89kg으로 크게 줄었다.

쓰레기 감축을 위한 정부의 역할과 사례

2020년 7월 시행한 ‘재포장금지법’도 대표적인 생활폐기물 감축 정책이다. 대형마트 등에서 이미 생산된 제품을 비닐 등을 사용하여 다시 포장해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인 ‘재포장 금지법’은 연간 2.7만톤의 폐비닐을 감축할 수 있는 제도이며 이는 전체 폐비닐의 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위 두 제도 말고도 우리 일상과 밀접한 정책은 매우 다양하다. 5%에 불과한 1회용 컵의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을 마련해 재활용률을 끌어올리는 정책인 ‘1회용 컵 보증금제’와 식품접객업 등의 매장 내에서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도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런 정책들을 시행함에도 생활폐기물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폐기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 폐기물, 쓰레기산 등 폐기물 범죄 문제 또한 대표적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폐기물 문제는 단순히 땅이 황폐해지고 바다가 오염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인류의 존속이 달려있는 문제이다. 지금 당장 그 해결책이 필요하다.



11월 17일 목요일 저녁 7시, <안 참는 시민들의 제로 쓰레기 정책 공론장> 현장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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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비회원

쓰레기 문제 하면 여전히 개인의 책임과 실천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수도권 매립지 포화 문제도 그렇고 이럴 때일수록 생산자에게 좀 더 강력한 책임을 지우는 시민의 사회적 목소리가 강화되어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쓰레기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연대와 지지로 국가와 지자체, 기업이 변화하는 사회가 오길 희망합니다!

재활용도 중요하고 개인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플라스틱을 최소화 하여 생산하거나, 가능하면 안 할 수 있도록 하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기업들이 경쟁에 꼭 필요한 것이라 주장한다면, 국가 차원에서의 공통적인 규제안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우리 시민들이 사회적으로 압력을 가해야만 가능 할 일인 것 같습니다. 

기업과 생활 각각의 측면에서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줄여왔는지에 대해 잘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개개인으로는 또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네요?

환경문제에서 개인의 역할을 고민해보면 작아지기 마련인데요. 기업의 역할을 촉구하는 것도 의미있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이런 촉구와 압박을 국민들만 하면 힘이 실리지 않으니, 당장 문제에 처해있는 지자체도 함께 동참하면 좋겠습니다.

쓰레기, 처리도 처리지만 줄이는게 중요하다는 말에 격하게 동의가 됩니다. 그리고 쓰레기 발생의 핵심 주체가 기업이라는 데에도 격하게 동의가 됩니다. 개인의 일상에서의 실천들이 여전히 중요하지만, 기업의 책임을 묻는데 좀더 에너지를 쏟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