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팩트체크] 한국인들이 CIA에 신고해 아이유 등 일부 연예인들의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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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팩트체크
아이유가 CIA에 의해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
온라인에 확산된 링크를 포함해 CIA의 홈페이지에선 ‘반미주의자 신고’란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미국의 출입국 관리는 CIA가 아닌 국무부, 국토안보부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당 허위정보는 2016년부터 일베 등을 통해 확산되었음도 이미 검증되었습니다.
사실이 아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집회가 여의도에서 매주 진행됐습니다. 대규모 집회에는 다양한 연예인의 응원봉이 등장했는데요. 아이유 등 일부 연예인이 집회에 참여하는 팬들을 위해 커피, 빵 등을 선결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일부 연예인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일부 극우 세력이 해당 연예인들을 CIA에 신고해 미국 입국이 금지되었다는 게시글이 등장했는데요. 시민팩트체커 커뮤니티 K.F.C.는 해당 게시글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반미주의자 제보 사이트’ CIA 홈페이지 어디에도 없어

여러 연예인, 정치인의 신고를 촉구하는 내용과 함께 확산된 ‘CIA 신고페이지’부터 확인해 봤습니다. 해당 페이지는 다른 커뮤니티 게시글에서 ‘반미주의자 CIA 제보 사이트’라는 설명과 함께 확산됐는데요. 페이지 설명 등을 살펴보면 ‘연락 시 감시의 위험’ 등을 설명하고 있으나 어디에도 ‘반미주의자 신고’라는 표현이 없었습니다.

또한 CIA의 홈페이지 어디에도 ‘반미주의자’를 신고하는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CIA 홈페이지의 모든 페이지가 정리된 사이트맵에선 소개, 구인구직, 정보 등의 게시판만 존재할 뿐 별도의 신고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확인이 가능한 사항은 해당 페이지와 공식 문의 연락 입력창이 유사하다는 점이었는데요. 해당 페이지에 입력하도록 하는 메시지,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은 CIA 홈페이지에서 작성할 수 있는 문의 연락 입력창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정리해보면 ‘CIA에 반미주의자를 신고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다’는 것부터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미국 입국금지 CIA 아닌 국무부가 관리

사실 이와 같은 허위 정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사실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미국에 방문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거나 “전자여행허가(ESTA: Electronic System of Travel Authorization)"를 취득”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한국인이 미국에 입국하기 위해선 주한미대사관을 거쳐 방문 목적에 해당하는 비자를 발급받거나 비자가 없어도 입국이 가능한 전자여행허가제(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 ESTA)를 활용해야 합니다. 비자 발급 과정을 설명하는 미국 정부의 홈페이지를 통해 국무부의 관할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ESTA는 제도를 설명하고 있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토안보부가 관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상황에 대입해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한국의 출입국은 국정원이 아닌 외교부가 담당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동일하게 미국도 출입국을 관할하는 것은 국무부이며, 무비자 입국 제도를 국토안보부가 관리하는 셈입니다.

아이유가 CIA에 의해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사실이 아님

앞서 확인한 것과 같이 CIA에 반미주의자를 신고하는 페이지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출입국은 CIA가 아닌 국무부와 국토안보부가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국정원이 아닌 외교부가 출입국을 관리하는 것과 같은 상식으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아이유가 CIA에 의해 미국 입국이 금지됐다?’는 ‘사실이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8년 전 일베에서 시작된 허위정보 반복해서 확산

검증을 진행하며 확인한 결과 ‘CIA 신고로 반미주의자의 미국 입국이 금지된다’는 정보는 2018년 JTBC를 통해 한 차례 검증된 바 있었습니다. 당시엔 한 온라인 매체가 ‘CIA가 반미주의자 신고로 미국 입국 영구 금지, 자녀유학도 전면 금지’ 기사를 발행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진보진영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신고 촉구 메시지가 온라인에 확산됐습니다.

하지만 JTBC의 확인 결과 기사 내용은 근거가 확실치 않았고, CIA가 미국 입국 영구 금지를 결정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정보가 확산된 과정이었습니다. JTBC는 문제의 ‘CIA 미국 입국 영구 금지 허위정보’가 “역추적해 보니 2016년 일간베스트에서 시작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2016년 일베를 통해 확산된 허위 정보는 8년의 세월이 흘러 2024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앞두고 다시 등장했습니다.

허위 정보가 반복해 확산됐다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이 허위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 후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는 건강한 민주주의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모든 상황에서 존중돼야 한다”와 같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럼에도 집회를 지지하거나 참가자를 지원하는 연예인들을 ‘반미주의자’ 프레임으로 CIA에 신고하는 행위가 등장했죠.

이는 허위 정보가 특정 진영에서 상대 진영을 공격하거나, 우리 진영과 반대되는 입장을 공격하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허위 정보의 위험은 양극화 속에서 더 심각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검증이 필요한 이미지, 정치인의 발언, 정보를 발견하신 경우 시민활동플랫폼 빠띠의 디스코드 채널(클릭)로 제보해 주세요. 제보된 정보는 검토를 거쳐 시민팩트체커 커뮤니티 K.F.C.가 검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결과물을 비롯해 더 많은 검증 결과물은 K.F.C.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검증이 필요한 정보를 제보하거나, 팩트체크 활동을 함께 하고 싶다면 팩트체크 그룹 K.F.C.(클릭)에 가입하세요! 누구나 팩트체커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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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님 팩트체크 감사해요. 학교에서 진행한 학생 시국선언에 서명한 사람들 모두 CIA에 신고했다는 글이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왔는데요. 어이가 없고 약간은 서운한 감정이 들었는데 이런 글이라니!!! 감사해욤😆

아이유 미국 입국 금지?
➡️ CIA가 아니라 개뻥IA!
출입국은 국무부·국토안보부 담당이고, ‘반미주의자 신고’ 페이지는 없음.
믿지 말고 팩트체크 하자! 🙅‍♂️✨

정말 얼토당토않는 허위정보였군요 ㅠ 이걸로 이렇게 오래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니, 참 소모적이네요. 누군가를 괴롭히는 것을 즐기기위해 팩트체크 없이 우르르 몰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이 팩트체크가 참 반갑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