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지속될 유머와 용기를 위하여

2024.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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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윤리를 고민하는 직장인, 프리랜서, 대학원생이 꾸려가는 뉴스레터입니다.

지속될 유머와 용기를 위하여

by 🍊산디


안녕을 여쭙는 게 새삼스럽습니다. 안녕하신가요?

이해할 수 없는 거북한 소식들 속에서 부디 마음을 단단히 지키고 계시길 바랍니다.

총구가 시민을 겨눈 이 시점에 AI 윤리를 이야기하는 게 얼마나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지요. 겨울 광장에서 빛나는 마음들을 바라보다가 한 해를 회고하는 글을 쓰려니 달리 드릴 말씀이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웃을 껴안을 수 있는 유머와 불의에 맞설 용기가 있으니, 기어코 봄을 만나지 않겠어요? 여러분과 이 겨울을, 다가올 봄을 함께 맞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그래도 12월이라 잠깐 연말 분위기를 내보겠습니다.

🦜AI 윤리 레터는 <AI 윤리 북클럽>에서 출발했습니다. 2022년 8월, AI라는 공적 주제를 긴 호흡으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공유하는 몇몇 사람들끼리 시작한 모임입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더니 이제 30여 명의 구성원이 오고 가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2023년 5월, 🦜AI 윤리 레터 첫 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북클럽에서 나눈 이야기가 휘발되는 게 아쉬웠고, 무엇보다 AI 윤리를 이야기하는 공동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어딘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분들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길 바랐습니다. 🦜AI 윤리 레터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을 더해가는 분들에게 연대를 전하는 ‘느슨한 공동체’가 되는 꿈을 꿉니다. 이런 마음을 전해 받으셨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물론,🦜AI 윤리 레터가 북클럽의 대화 내용을 모두 옮기지는 못합니다. 대체로 북클럽이 좀 더 거칠고, 자유로운 편입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레터에는 담지 못한 생각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 국군의 날, 광장에 탱크가 도열하고 군인들이 행진하는 모습을 보며 이번 시가행진은 시민들에게 보내는 경고에 불과하지 않느냐며 열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레터에서는 군사 공동체의 철학이 중요하다는 내용만을 담았습니다.
  •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가짜뉴스’라는 주장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으며, 이에 가짜뉴스 보다도 ‘가짜뉴스라는 가짜뉴스’가 훨씬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레터에서는 가짜뉴스를 이야기하는 대통령님을 위한 사과문을 대신 작성해드리는 데에서 그쳤네요.
  • 노동자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교섭력이 취약해 AI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 대응할 수 있는 ‘길항권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외국의 투쟁 사례를 소개해드리는 선에서 마무리 했습니다.

그러니 AI를 화두로 속 시원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시다면 AI 윤리 북클럽을 찾아주세요. AI 기술과 이를 둘러싼 사회를 함께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출처: 우리 집 강아지 나무입니다. 아주 귀엽습니다.


필진들끼리는 “부담 없이 오래 지속하자”라는 약속과 함께 레터를 쓰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의 일상도 그런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겠지요. 하지만 일상의 호흡을 유지하는 데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겨울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말이지 힘 빼고, 고상하게, 부담 없이 살고 싶었는데. 과한 기대였나 봅니다.

부디 여러분의 자리에 온기가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러다가 종종 🦜AI 윤리 레터도 열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높은 구독률과 오픈율은 저희의 ‘부담 없는 오랜 지속’에게 큰 힘이 됩니다.
더 높아져도 좋지 싶습니다.


2024년 한 해 🦜AI 윤리 레터를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올해도 행복했어요.

내년에 봄과 함께 만나길 바라며, 여러분의 유머와 용기가 여느 때보다 빛나길 기원합니다.

p.s. 레터는 다음주부터 쉽니다! 수요일에 찾아올 레터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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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유머와 용기, 따뜻함이 담긴 생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남겨주신 의견은 추려내어 다음 AI 윤리 레터에서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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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터, 정말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네요! AI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과 느슨한 공동체의 의미가 잘 전해졌어요. '부담 없이 오래 지속하자'라는 다짐도 인상적이고요. 앞으로도 이렇게 소소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계속 들려주길 기대합니다. 내년 봄에도 꼭 함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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