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무기, “데이터”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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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민 데이터 플랫폼

디지털 사회에서 데이터는 사회를 읽는 창구이자 하나의 경쟁력이 되었습니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지요. 빠띠는 오래 전부터 ‘데이터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라는 문제의식으로, ‘공익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어요.

공익데이터는 말 그대로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말합니다. 기업이나 기관뿐만 아니라 시민 혹은 공익단체가 모은 데이터도 공익데이터가 될 수 있어요. 이는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삶의 생생함을 담고 있는 데다가 선명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데이터를 더 많은 시민에게 공유한다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할 기회가 늘어납니다.

공익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여 사회문제를 발견하거나 해결하는 활동을 ‘공익데이터활동’이라고 부릅니다. 빠띠는 공익데이터의 생산, 공유, 활용, 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공익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데이터트러스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시작한 ‘이달의 데이터톤’(이하 데이터톤) 또한 이 일환으로 열리게 되었어요. 데이터톤은 ‘데이터’와 ‘해커톤’의 합성어로, ‘일정 시간 동안 특정 주제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 후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이벤트’입니다.

기후위기라는 벼랑 끝에 선 우리

첫 주제는 ‘기후위기’입니다. 올 여름, 유난히 길었지요. SNS에서 “대한민국의 사계절은 이제 ‘봄-여어어어어어어어어어름-갈-겨어어어어어울”이라는 표현이 유행어처럼 번지기도 했지요. 단순히 길었던 것만은 아니에요. 평균 기온, 열대야 기간, 강수량, 해수면 온도 등 많은 부분에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습니다. ‘가장 뜨거웠던 여름’으로 기억될 올 여름, 하지만 동시에 ‘올해가 남은 인생 중 가장 시원할 여름’일 것이라는 역설적인 이야기도 들립니다.


하지만 막상 ‘그래서 기후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들으면, 시민 개인이 답할 수 있는 건 한정적입니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얼만큼 도움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힘으로 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비단 기후위기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는 복잡하고 규모도 큽니다. 때문에 단일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요.

데이터? 기술? 잘 몰라도 괜찮아요

데이터톤에서도 협력이 중요합니다. 기후위기 문제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데이터에 대해 잘 몰라도, 특별한 기술이 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제안자의 진행에 따라 나의 생생한 경험과 관점을 나누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작업에 함께하면 됩니다. 데이터와 기술 관련 활동 경험이 있다면 결과물을 만들거나 멘토로도 참여할 수 있고요. 각자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협력해나가면 됩니다. 이번 데이터톤에는 4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는데요. 참여 동기는 각각 달랐지만, ‘데이터로 기후위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았습니다.

일상의 작은 시점에서,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임팩트를 데이터로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후위기를 데이터를 통해 정량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액션을 고민해보는 것에 대한 관심과 기대로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환경이 관심이 많았지만, 9월이 되어도 식지않는 열대야 날씨에 심각성을 더욱 더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실질적으로 내가 이런 상황 속 무얼 할 수 있는지 지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됐습니다.”

참여동기 중 발췌 - 

데이터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

데이터톤은 총 4개의 주제별 세션으로 진행되었는데요. 각 세션에는 공익단체들이 세션 호스트로 함께했습니다. 공익단체는 그간의 활동으로 쌓아온 데이터를 공유한 후 시민과 머리를 맞대고 ‘데이터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어요.
(👉 공익단체 데이터와 함께하는 사회문제 해결 협력의 장 ‘활동가의 서랍’  자세히 보기)

  • 세션1. 데이터 캠페인 - 기후위기 데이터 발굴하기
    • 함께한 공익단체 : 빠띠
    • 세션 주요 내용
      • 기후위기 관련 데이터를 찾아보는 기초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정보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는 구글 확장 프로그램 ‘물음표’를 활용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원본 데이터와의 대조 작업을 통해 기초 배경 데이터를 발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확인에 필요한 구글 검색 노하우를 학습하고 실습에 활용했는데요. 데이터 활동의 범위와 의미, 기획방법 등을 살펴보고, 더 많은 시민이 공익데이터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 참여자 회고
      • “데이터 원본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데이터 작업은 인형 눈붙이기와 같다’는 다른 분의 말에 공감했습니다. 원하는 데이터를 필요할 때 참고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곳에 모으고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추후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거나 시각화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배우고 싶습니다.” 

  • 세션2. 1.5도씨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 함께한 공익단체 : 녹색전환연구소
    • 세션 주요 내용
      • 녹색전환연구소는, 시민이 개인 일상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규모를 확인하고 감축 계획까지 세울 수 있는 ‘1.5도 계산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그간 수집된 데이터를 함께 살펴보고, 이 내용을 어떻게 잘 가공하여 전달할 수 있을지 시각화 방법을 함께 찾아보았습니다.
    • 참여자 회고
      • “1.5도씨 라이프스타일 계산기의 단순한 사용을 넘어, 모인 데이터값으로 어떤 인사이트를 제시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유익했습니다.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낸다는 것은 원본 데이터를 정확하게 잘 정리하는 것을 넘어 소비하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무엇이 끌리고, 왜 시도를 하려고 하는지까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 "학교 기후 관련 앱개발에 참고할 수 있는 설문 문항이나 이와 연계된 학습 자료 개발과 관련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강의,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생성 등)을 기획해보고자 합니다." 


  • 세션3. 선거용 홍보물품 데이터 가공 및 수집
    • 함께한 공익단체 : 웨어마이폴
    • 세션 주요 내용
      • 선거철마다 의류, 현수막, 명함, 문자메시지/ARS 등 엄청난 홍보물이 쏟아집니다. 웨어마이폴은 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고민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입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선거 홍보물이 만들어내는 탄소 배출량 데이터를 가공, 처리, 분석하는 과정을 시민과 함께했습니다. 23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지역 후보자 홍보물품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보고, 홍보물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스토리텔링 방안을 고민해보았습니다.
    • 참여자 회고
      • “데이터에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간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데이터를 같이 살펴보고 어떻게 정리할지, 정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설을 설정하고 어떻게 검증할지 논의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 세션4. 지속가능한 축제를 위한 기후위기 대응 모니터링
    • 함께한 공익단체 : 그린피겨스
    • 세션 주요 내용
      • 10월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다양한 공연과 체험행사 등이 우리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지요. 하지만 축제의 이면에 탄소배출과 환경파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보통의 축제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양의 자원을 소모하고 거대한 폐기물을 만듭니다. 그린피겨스는 축제 탄소배출 모니터링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최자를 위한 탄소배출 관리 가이드와 참여자를 위한 기후영향 자가진단 모형을 제작하고 있어요. 이번 세션에서는 시민과 함께 진단 설문을 테스트하고, 데이터 수집 방법을 공유해보았습니다.
    • 참여자 회고
      • “축제와 관련된 탄소배출을 정량화하는 모니터링을 통해 실제적으로 어떻게 탄소배출 감축을 관리할 수 있는지 축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인식을 높이고 있는 활동들이 인상깊었어요. 이번 자라섬 페스티벌에서도 좋은 임팩트가 있길 기대하며,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린피겨스의 노력들이 꼭 리포트 작성까지 이어지길 바랍니다!"
      • "데이터로 사회문제를 여러 사람들과 얘기하는 경험이 잘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얻어가는 것 같아서 다음에 어떤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할지 기대됩니다."
      • "데이터화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논의들을 오신 분들과 여러 관점에서 나눌 수 있어 의미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압축적이고 농도 깊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데이터톤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기후위기를 당장 해결할 수는 없을 거예요. 하지만 이런 움직임들이 하나의 실마리가 되고, 그 실마리들이 모이다보면 언젠가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빠띠는 앞으로도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고 찾는 데에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만 높게 평가합니다. 사회문제 관련한 데이터의 생산과 관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지속가능 관점에서 바라보면, 데이터의 사회적 가치를 결코 등한시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톤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다음달에는 어떤 주제로 데이터톤이 열릴까요? 꾸준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시민 여러분의 생생한 삶의 목소리를 언제라도 편히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것 또한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데이터가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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