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문제를 선정하게 되었는가?
어느 날엔가 엄마에게 유튜브 사용법을 가르쳐 준 적이 있다. 그 날 엄마에게 유튜브 사용방법을 가르쳐드리며 나는 노년층의 모바일 사용성 문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내 멘탈모델에서는 당연한 것이 엄마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을 디자이너로서 디자인하며 놓칠 수 있겠다는 점이 아쉬웠다.
건강문제로 인해 본가에 와 있는 지금은 매번 엄마의 귀찮은 부탁을 듣게 된다. 보험 서류 제출, 사진 전송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해달라는 부탁부터 뭘 좀 찾아보라거나 동의를 해도 되는지 묻는 것까지. 그럴 때마다 날 잡고 가르쳐드려야하는데,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하며 항상 미루게 된다. 그래서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건 엄마에게 모바일 이용을 잘 가르쳐주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비단 엄마의 의지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디자이너들은 무의식적으로 쓰는 아이콘, 디자인 패턴, 인터랙션 등 기존 디자인들을 참고로 디자인한다. 하지만 노년층은 아날로그 시대에 사용하던 습관들이 몸에 베어있기 때문에 그를 사용하기 쉽지않다. 포용적 디자인으로 위해서는 해당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약계층(장애인, 노년층, 저소득층, 농어민) 중 노년층의 디지텅 정보화 수준이 70.1로 가장 낮았다. 이는 일반 국민을 100으로 두었을 때의 비교값이다. 어찌 생각하면 노년층은 신체능력이 떨어지므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떨어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컴퓨터 공학자 제프 존슨Jeff Johnson은 노년층 사용자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시력, 청각, 운동능력 등 신체적인 기능 저하에만 따른 것으로 여기는 것을 가장 큰 오해라고 꼽았다.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라 추측된다.
앞서 말한 실태조사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노년층의 소득에 따라 소득이 적을수록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지역에 따라서도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농어촌에 거주하는 노년층이 도시에 거주하는 노년층에 비해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낮은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에 대해서도 탐구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노년층에게 디지털 정보화 교육은 중요해 보인다. 그들은 디지털 교육에 대한 욕구가 높으며 노년층 중 인터넷 사용자들이 비사용자들보다 더 높은 삶에대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이용하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일반 국민 대비 10% 가량 높았으나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에 대한 사용 욕구가 높았다. 이를 보았을 때 인공지능 등의 기술의 변화에 맞춰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참여 중인 대원님의 연구과정을 정리한 글 입니다.
코멘트
91. 소연 님~ 소득과 지역에 따라 노인의 디지털 정보 수준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 너무 중요한 것 같아요! 최근에 사회정서적 이론과, 이를 기반으로 노인의 디지털 정보격차를 완화하기 위한 심리적 대안에 대한 연구에서 새로운 인사이트를 찾았어요. 소연님께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아 공유합니다!
2. 사회정서적 선택 이론이란, 앞으로의 생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주관적 인식에 따라 목표 선택이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노인과 같이 시간이 한정적이라 느끼면 "감정"을 충족시키고 조절하는 목표에 집중하게 되고, 청년과 같이 시간이 많다고 느껴지면 "정보"를 탐구하는 목표에 집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본 이론적 문헌은 이하와 같습니다! “Taking Time Seriously: A Theory of Socioemotional Selectivity” (Carstensen, et al., 1999)
3. "민동원. (2020). 노년층 소비자의 디지털 정보격차 완화를 위한 심리적 접근: 사회정서적 선택이론의 관점에서" 위 논문은 위 이론을 통해 디지털 정보격차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는데요. 주요 함의를 요약하면 이하와 같습니다.
- 노년층이 디지털 정보에 더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목표 일관성(디지털 정보와 개인 목표가 얼마나 일치하는지)을 고려한 정보 제공 방식이 필요함.
- 단순히 인지적으로(정보적으로) 디지털 사용법 및 문해력 교육만 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정보와 목표를 연결할 수 있도록 심리적 지원이 필요함.
- 심리적으로도 노년층이 디지털 정보에 스스로를 다가갈 수 있도록 그들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거나 내재하고 있는 목표를 파악해 이를 조정하는 것 또한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의 방법이 될 수 있음.
- 앞으로 연구에서는 노년층의 주관적 나이와 같은 심리적 요인이 디지털 정보 접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필요가 있음.
4. 두 문헌을 소개드리다 보니 글이 많이 두서없이 길어졌는데요.... 골자는 노인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교육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주관적 나이(또는 시간에 대한 인식)"과 "목표일관성"(위 디지털 정보를 통해 내가 목표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에 대한 고려가 함께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앞으로의 연구여정을 응원합니다!
ksy1321님, 공유해주신 사회문제는 교육과 UI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만큼 복잡하면서도 신속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Jeff Johnson님의 연구를 소개해 주셔서 제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오해들이 부끄러워지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자료와 탁월한 주제 선정에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연구도 꾸준히 응원하겠습니다.
포용적 디자인! 모든 디자인에 적용되는 것이 다음 패러다임이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길 기대해요!!
소연님 에세이 작성하시느라 넘 수고 많으셨습니다~ '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과 이를 위한 디자인과 교육' 이라는 주제가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더욱 필요한 연구 주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여정을 응원하며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앞으로 관심 갖고 함께 배우겠습니다. 화이팅!
저 개인도 잘 사용해보지 못한 디지털이나 인공지능 기능을 사용하는데, 그리고 학습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UI 디자인도 정말 중요한거 같고, 동시에 충분한 교육을 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거 같습니다. 디지털화에 따른 소외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공급자 입장에서 일종의 사회적 책임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좋은 연구 결과 나오길 기대합니다!
이전에 1인가구를 위한 지자체 전국구 복지 프로그램 현황 조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1인가구 노년층을 위해서는 가장 많은 교육이 디지털 교육이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만큼 노년층의 디지털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의미이겠죠? 그런의미에서 ksy1321 님의 연구는 우리사회에 정말 중요한 문제를 다룬다고 생각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저도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부모님의 스마트폰 문제해결사 역할을 하게 되더라고요. 부모님 두 분 모두 사회생활 하고 계시고, 건강에도 문제가 없는데 스마트폰 사용은 기본적인 것만 하시게 되는듯 했어요.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키오스크가 사람을 대신하는게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세상에서 우리의 손에 들려진 스마트폰을 노년층에 친화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참 귀중할 것 같습니다. 응원합니다!
포기하지 않고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으로부터 시작하는 연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아요.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작년 연구원정 부트캠프에서도 김의현 대원님이 '나이듦에 친절한 경험은 어떻게 기획될까?'에 대한 연구를 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났어요! 생각보다 디지털화에 대해서 노년층의 소외정도가 클 수 있는데 그 부분이 상대적으로 젊은 저희에게 많이 포착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대로 이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주체가 젊은층이다보니 더욱 그렇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디지털 정보화 수준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그 구조적인 원인과 상황에 대해서 진단하고, 더 나아가서 노년층에 필요한 디자인과 관련된 대안이 무엇일지까지 연구가 될 수 있다면 너무 필요한 연구가 되겠다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계속해서 연구주제를 발전시켜 나가실 수 있도록 지지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김의현 대원님의 연구계획에세이를 공유해드립니다! : https://campaigns.do/discussions/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