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팩트체크] 기침을 한 번 할 때마다 2칼로리가 소모된다는, 온라인상에 퍼진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2024.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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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구활동가
팩트체크
기침 한 번에 2kcal가 소모된다?
관련하여 진행된 실험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기침 1회 시 소모되는 칼로리는 2kcal보다 낮을 확률이 높지만, 정확하지 않습니다.
판단 불가

여러분, 감기나 코로나에 걸렸을 때, ‘이렇게 힘들게 기침을 하면, 살이 빠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보신 적 있나요? 기침을 하면 몸이 들썩이고 힘들기 때문에, 칼로리 소비를 많이 하지 않을까 짐작하게 됩니다. 

한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충격적인 재채기 한번하는데 쓰이는 열량.jpg’라는 제목으로 “기침을 한 번을 하는데 약 2kcal 정도가 소모된다”는 정보가 올라와 1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정보는 다른 커뮤니티 여기, 여기, 여기에도 등장했습니다. 시민팩트체커 그룹 K.F.C.는 다수의 경로로 확산된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해봤습니다.

출처: Flux-dev를 활용해 김재경 시민팩트체커가 직접 생성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근거가 없는 ‘기침 1회 = 2kcal 소모’

앞서 국내 사이트들에 올라왔던 ‘기침 1회시 2kcal가 소비된다’의 출처는 한 티스토리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티스토리 글에는 출처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즉, 국내에서 ‘기침 1회시 2kcal가 소모된다’라고 올라온 글은 모두 근거가 없었습니다.

국내에서는 더 이상 정보를 찾기 어려워, 해외 사이트에서는 기침 시 소모되는 칼로리에 대해 어떤 글이 올라왔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찾아본 결과, 베트남의 한 이비인후과 관련 사이트영어로 된 건강관리 사이트에서 기침 시 소모되는 칼로리가 약 2~3kcal라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도 기침 시 소모되는 칼로리가 2kcal라는 근거는 없었습니다.

다만 일부 사이트에서 다른 주장도 등장했습니다. 앞서 살펴본 건강관리 사이트 ‘livestrong.com’에서는 ‘기침 시 소모하는 칼로리는 매우 적으며, 아플 때 체중이 줄었다면, 필요한 칼로리 증가나 식욕 감소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직접 캡쳐

유사하게 테라피 교육 사이트 ‘respiratorytherapyzone’는 ‘아프면 신진대사가 증가해 칼로리 소비가 늘어날 수 있지만, 기침으로 인한 칼로리 소비는 매우 미미하여 체중 감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종합하면,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된 기침 시 소모하는 칼로리에 대한 정보는 근거가 없었습니다. 다만 일부 해외 사이트를 찾아봤을 때 ‘아픈 상태가 칼로리 소모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기침으로 인한 칼로리 소모는 미미하다’는 주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챗GPT를 활용한 기침시 칼로리 소모 역추적

그렇다면, 기침을 할 때마다 몇 칼로리가 소모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관련 연구를 찾아본 결과, 2002년에 발표된 남호주대학의 Edward Pontifex 등이 집필한 ‘젊은 무증상 피험자의 기침과 기침이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 2012년에 발표된 도카이 대학 하치오지 병원 요 타무라 등이 집필한 ‘기침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검사’ 논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두 논문은 모두 참가자의 기침시 산소 섭취량을 확인했는데요. 산소 섭취량을 바탕으로 소비된 칼로리 값을 역추적 해봤습니다. 계산 방식은 ChatGPT를 활용해 구성했습니다. 논문을 바탕으로 ChatGPT에 계산을 요청한 결과 산소 섭취량과 체중을 통해 산소 소모량을 구하고, 산소 소모량을 칼로리로 변환하는 방식을 이용했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산소를 얼마나 소모했는지를 통해 칼로리를 얼마나 썼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기침 시 소모하는 칼로리, 연구에 따르면 더 적을 수도 있어

먼저 2002년에 발표된 남호주대학의 Edward Pontifex 등이 집필한 ‘젊은 무증상 피험자의 기침과 기침이 에너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살펴봤습니다. 이 논문에선 휴식, 기침, 허핑(가쁜 숨 내쉬기)을 했을 때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는데요. 18~24세 성인, 비흡연자, 호흡기 질환 등이 없는 건강한 남성, 여성 각각 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은 2분마다 한 번씩, 총 10분동안 5번 기침이나 허핑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휴식에 비해 기침을 했을 때 0.309mL/kg/min만큼 산소 섭취량이 증가했습니다.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 71.9kg을 바탕으로 산소 소모량을 계산하면 약 0.0222L/min이 됩니다. 산소 1L를 소모할 때 5kcal가 소모된다는 걸 감안하면 기침 1회당 약 0.2222kcal가 추가로 소모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 발표된 도카이 대학 하치오지 병원 요 타무라 등이 집필한 ‘기침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 검사’ 논문의 결과도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해 봤습니다. 이 연구도 앞선 논문과 마찬가지로 건강한 남성, 여성 9명이 의자에 앉거나, 반쯤 기대어 눕거나, 바로 누운 자세로 기침을 1분 동안 10~30회 수행해 소모하는 산소량을 확인했습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앉아있는 자세를 기준으로, 가만히 있을 때 보다 기침을 10회 했을 때 산소 섭취량이 2.76mL/kg/min 증가했는데요. 여기에 참가자들의 평균 체중 55.9kg을 바탕으로 산소 소모량을 계산하면 약 0.1543L/min이었습니다. 이 값을 칼로리 소모량으로 변환하면 기침 1회당 약 0.0772kcal가 됩니다.

기침 한 번에 2kcal가 소모된다? .. 판단 불가

지금까지의 분석을 종합해보자면, ‘기침 1회시 소모하는 칼로리는 2kcal다’라는 인터넷 포스팅들은 모두 근거가 없었습니다. 관련 연구들을 살펴보았을 때, 기침 1회 시 소모하는 칼로리는 2kcal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 충분히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으며, 팩트체커의 전문 지식이 부족하여 잘못된 계산을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인간을 대상으로 한 정보는 변수가 다양하기에 일반화하기 힘듭니다. 이에 ‘기침 한 번에 2kcal가 소모된다?’는 정보는 판단 불가로 판정합니다. 

이번 팩트체크 대상 뿐만 아니라, SNS나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썰, 정보, 주장이 근거 없이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중에는 근거 및 출처가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도 많고, 심지어 본래 내용조차 허위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확인을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개개인이 인터넷 정보의 신빙성을 의심하고, 적당히 신뢰하는, 거리두기를 하는 게 더 필요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Pontifex, E., Williams, M. T., Lunn, R., & Parsons, D. (2002). The effect of huffing and directed coughing on energy expenditure in young asymptomatic subjects. Australian Journal of Physiotherapy, 48(3), 209-213.

[2] Tamura, Y., Ikeda, M., Miura, S., Satake, M., & Shioya, T. (2012). Examination of Cough-Induced Energy Expenditure (EE). - The Difference in the Cough-Induced EE According to the Frequency and Body Position -. Rigakuryoho Kagaku, 27(5), 577-581.

[ChatGPT 검증 대화내역 :  

https://chatgpt.com/share/ea500a00-06b2-41a3-a0e1-8bc881234de1 ]

*이 결과물은 시민 협업 팩트체크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K.F.C.(Korean Factcheckers’ Community)의  바다, 김재경 시민팩트체커의 협업으로 작성됐습니다.

**이 결과물을 비롯해 더 많은 검증 결과물은 K.F.C.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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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쉽네요. 기침 할 때 에너지를 그렇게(?) 많이 쓰는데 뭔가 아깝기도 한 ㅎㅎ 검증 감사합니다~!

@goodbookkr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오동운 유산소를 하면 살이 빠지는 이유 중 극히 일부이지 않을까요? 제가 제대로 전문 지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산소를 소모한다는 건 결국 체내의 ATP(대충 에너지)라는 걸 만든다는 거라. 그리고 숨을 계속 가쁘게 후하후하 하면 근육도 쓰이긴 하겠죠. 하지만 기침과 마찬가지로 매우 미세하게 소비할 듯 하네요 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야겠네요. 칼로리 소모야 있을 수 있겠지만 유의미 하지 않은 수치일 듯 하니 이 이상 관심 가질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네요. 재미있는 팩트체크,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ㅎㅎ 건강, 다이어트 관련된 분야에서 허위정보가 많이 퍼지는 것 같은데 반가운 팩트체크입니다.

오, 산소를 얼마나 썼는지를 통해 칼로리를 계산하다니... 비슷하게 생각하면 숨을 많이 쉬면 칼로리 소모를 많이 할 수 있을까요..?!🙄

칼로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