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구글 검색 너 독점 맞음

202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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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윤리를 고민하는 직장인, 프리랜서, 대학원생이 꾸려가는 뉴스레터입니다.

1. 구글 검색 너 독점 맞음

  • 온라인 검색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미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구글이 애플 등 기기에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불법적으로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유지해왔다는 것입니다.
  • 많은 사용자가 기기의 초기 설정값을 바꾸지 않은 채 인터넷 브라우저나 검색엔진 등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기업들이 관습이라고 포장한 기본 검색 엔진 설정에 대한 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 이렇게 오래 걸렸다는 것이 오히려 의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검색 엔진은 단순히 정보의 접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검색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특히 이 판결의 중요성이 두드러집니다. 이 판결이 실제로 어떤 정책적 변화를 일으킬지 눈여겨봐야겠습니다.

2. 회의주의자로 살아남기

pink flowers
(출처: 팔란티어 홈페이지 갈무리)
  • 역사적으로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가 벌이는 전쟁과 긴밀한 관계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전 뉴스레터에서 살펴보았듯, 많은 AI 기술이 오늘의 전쟁과 죽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을 비판하고 거부하는 목소리도 다른 뉴스레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며칠 전 'AI 시대의 무기 판매상'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AI 기업인 팔란티어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업하여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AI 분석 시스템을 제공한다는 소식이 발표되었습니다. 관련 국내 기사를 찾아보니 이 발표 이후 해당 기업의 주가가 어떻게 변동되었는지 다루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AI와 전쟁, 그리고 주식시장.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비롯한 여러 전쟁의 한 가운데 인류의 번영을 위해 개발되었다는 각종 AI 기술이 사용되는 것을 우리는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류 역사상 가장 부유한 기업들이 이러한 추세에 동조하는 것, 그리고 그런 거래의 이면에는 무관심해보이는 인류의 미래가 암담해 보이는 것은 저 뿐일까요? AI 기술의 첨단에 서 있는 기업들의, '인류의 번영'을 위한다는 선언이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더 읽어보기
How Tech Giants Turned Ukraine Into an AI War Lab (Time, 2024-02-08)
- 🦜전쟁 기술을 거부하는 노동자들 (2024-04-15)
- 🦜전쟁과 죽음의 기술 (2023-10-30)

3. 국산 거대 언어 모델 추가요

(출처: LG AI EXAONE 깃헙 저장소 갈무리)
  • LG AI 연구원에서 거대 언어 모델 EXAONE 3.0 7.8B을 발표했습니다. 해당 모델은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로 공개되었습니다. 같이 발표한 기술 보고서에서 '책임 있는 AI' 를 모델 학습 및 평가와 더불어 별개의 장으로 할애하여 다룬 것이 돋보입니다.
  • 다만 AI 윤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하나는 기술 보고서에서 다루는 모델의 위험성을 논함에 있어서 악의를 가진 오용에 집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거대 생성 모델의 '선용'과 '오용'의 애매한 경계에 대해서는 지난 레터에서도 논의한 적 있죠.
  • 또 다른 하나는 편향을 측정하는 방법에서의 정확성인데요, 이는 EXAONE 3.0 7.8B 모델의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해당 모델을 평가하는 데 사용한 벤치마크 데이터의 한계입니다. 기술 보고서를 보면, 지역 편향의 예시로 지역의 난방비와 소득수준의 연관성을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과연 지역 편향의 문제일까요?
  • 거대 언어 모델을 비롯한 각종 생성 모델의 사회적 영향력을 평가하는 데에 안정성이나 편향이 널리 사용되지만, 이러한 측정 지표의 유효성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거대 생성 모델이 온 세상 곳곳에 사용되고 있지만, 아직 모델의 위험성이나 영향력을 정확하게, 많은 이들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측정할 수 조차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AI 개발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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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인공지능 언어모델이 '책임 있는 ai'를 추구한다는 게 작지만 큰 변화점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윤리를 오래 들여다 본 사람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있는 발표일지 몰라도 이젠 기업도 '윤리를 신경쓰는 것처럼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요. 인공지능의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만큼 윤리를 지키면서 개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게 중요한 과제가 될 텐데 조금씩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 같네요.

미국에서 '반독점' 관점에서 구글을 해체/분할한다고 하면.. 한국에서 기업에 대한 비판을 하면 기업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공산주의라고 하시던 분들은 뭐라고 말씀하실지 궁금해지네요.

미 법무부가 구글 해체까지 검토한다는 뉴스가 났네요. 크롬 분할이 유력하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지켜봐야겠네요.

첫 번째 문단에 적어주신 것처럼 플랫폼 기업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텐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할지가 궁금하네요.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타격이 가는 방향이 아니길 바라며...

어떤 기술이든 전쟁에 어떻게든 사용하는 것을 보면 참 아득해집니다. AI 기술도 예외는 아니군요. 기술이 생명과 평화를 위해 쓰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쟁이라는 악이 누군가에게는 이익을 안겨주기도 하는 지금의 기본 산술식부터 바꾸어야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