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국제 심포지움] 세월호참사 10년, 진실 책임 생명 안전을 말하다
국제 심포지움 개최
4.16재단,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참여사회연구소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6월 20부터 21일간 4.16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움은 국내외 재난참사 이후의 양상을 비롯하여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남긴 것과 사회의 변화 등을 살펴보고 생명과 안전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자리이다. 시민과 함께 걸어온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걸어갈 시간을 함께 계획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국제 심포지움 1일차 일정 6.20 (목)
- 개회
박승렬 4.16재단 이사장,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
김종기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
오혜란 4.16연대 공동대표
- 기조발제 재난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
더글러스 러미스 오키나와 국제대학 교수, 래디컬 데모크라시 저자
박래군 4.16재단 운영위원장
- 세션 1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보장 현황과 과제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센터장
박희정 인권기록센터 ‘사이’ 기록활동가
김민환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부교수
시모무라 세이지 아카시 육교 압사 참사 유가족
앤 에이어 힐즈버러 참사 생존자, 집단 트라우마 센터 공동센터장
- 세션 2 애도와 기억의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
정원옥 문화과학사 문화사회연구소 대표이사
이태호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옐레나 왓킨스 911테러 참사 유가족, 집단 트라우마 센터 공동센터장
강희숙 조선대학교글로벌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인문학연구원 재난이문학연구사업단장
4.16 국제 심포지움 중 1일차 오후 1시부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다. 기조발제는 세월호참사 10년 후와 안전을 외면하는 국가를 넘기 위하여라는 주제로 두 발제자의 발표가 진행되었다. 기조발제에서 더글러스 러미스님의 말씀 중 “We have a life to live in equal”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점심식사 시간을 가진 뒤, 세션 1과 세션 2가 진행되었다. 세션 1은 재난 참사 피해자의 권리보장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총 5발제 중 2발제는 국외 재난 참사, 3발제는 국내 재난 참사로 다양한 사례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는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센터장 유해정님의 세월호참사 피해자 운동과 재난 피해자의 권리에 대한 발제가 진행되었다. 유해정님은 세월호참사 전과 후로 대한민국의 재난참사가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세월호참사 전에는 개개인 혹은 지역으로 범위가 작았다면, 세월호참사 이후에는 전국민적 범위로 커졌다.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가장 큰 이유로는 생중계로 전달되었다는 점을 짚으셨다. 재난참사가 전국민적인 트라우마로 커지면서 재난참사를 바라보고 해결하는 데 있어서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종자가 아닌 미수습자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국가가 수습을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해지역이라는 단어가 생성되기도 했고, 피해구제가 아닌 피해자권리보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다. 전국적인 움직임은 재난피해자권리센터를 만드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해주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는 세월호참사를 넘어서서, 국내 9 재난참사 피해자와 함께하고 있다. 현재까지 센터에서는 피해자 권리 개념화, 피해자 권리 매뉴얼 작성, 재난피해자 지원, 재난피해자권리인식교육 등 다양한 곳에서 활약을 보인다.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시작되긴 했지만, 아직 보장받지 못하는 권리들이 있고, 8번째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후퇴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앞으로 보장받지 못한 피해자 권리와 퇴보하고 있는 현상을 되돌리기 위해서 힘을 쓴다고 하셨다.
세월호참사 이후부터 기록활동을 하게 된 인권기록센터 ‘사이’ 기록활동가 박희정님이 두 번째로 발제했다. 박희정님은 10년간 세월호 유가족들의 활동을 정리하고 활동으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활동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 시민과 피해자
세월호참사 초반에는 서명운동, 진실버스, 도보행진으로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은 시민과 대면하면서 시민-유가족의 결속력이 높아졌다. 특히 광화문 세월호 농성 천막을 중심으로 결속력은 급속하게 단단해졌다.
- 문화예술활동과 피해자
문화예술활동은 다양한 벽들을 허무는데 기여했다. 416공방은 함께 만들고 대화를 하면서 유가족들이 마음을 열고,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만들었다. 또한 대화는 생존자가족과 유가족간의 관계가 개선하기도 했다. 노란리본연극단과 416합창으로 시민들을 만나게 되면서 피해자다움 즉, 피해자는 슬퍼야하고 우울해야하고 화나 있어야는 선입견을 깼다. 416목공협동조합은 세월호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목공품을 만들고 판매하면서 참사를 기억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꿈숲학교,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 기록하는 피해자
참사 초기부터 정부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기록을 없애려는 행동들을 해왔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자료실을 만들어서 세월호참사와 관련된 기록들을 보관하고 있다. 처음에는 기록을 보관하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쌓아놓는 기록이 아닌 읽히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그렇게 재난피해자의 기록이 담긴 책, 「502번의 금요일」이 출판되기도 했다.
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부교수 김민환님은 기억공간의 달라진 형태와 생명안전공원의 형성 과정에 대해 발표해주셨다. 세월호참사 전의 기억공간은 정해진 장소에서 일시적으로 기억한다는 의미와 가까웠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기억공간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전과 같은 방식의 기억공간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많은 고비를 거쳐야 했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계획이 확정되어서, 추모공원에 대한 워크샵이 진행되었다. 워크샵에서는 추모공원에 대한 시민 지침서를 만들었고, 거의 대부분의 의견이 반영이 되었다. 건립 계획은 확정되었지만, 안산시와 약속한 10주기 건립이 지켜지지 않았다. 김민환님은 생명안전공원 건립이 잘 이루어지길 바라며, 계속 힘을 쏟는다고 하셨다.
세션 1의 마지막 두 발제는 국외 재난참사 유가족과 생존자의 이야기다. 아카시 참사 유가족 시모무라 세이지님과 힐즈버러 참사 생존자 앤 에이어님이 이번 국제 심포지움을 위해 먼 발걸음을 해주셨다.
시모무라 세이지님은 일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재난참사에 대한 대한민국의 활동에 놀라셨다고 한다. 지역 콘서트나 강의를 진행하기는 했지만, 유족들이 모여서 추모식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일본에는 ‘기억의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하면서 한국에서의 활동을 많이 본받아야겠다고 밝히셨다. 시모무라 세이지님은 유족지원과 피해자지원을 위해서 오랫동안 싸워, 유족지원센터를 만들게 되는 과정을 이야기해주셨다. 정부에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된 상태에서 유족지원이 가능하게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한 그를 비롯한 활동가들은 1년간 유족지원에 대한 유가족들의 의견을 취합해 반영했다. 유족지원센터가 건립이 되었지만, 해결할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계속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발제를 끝내기에 앞서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강조했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앤 에이어님은 힐즈버러 참사가 영국에서 어떻게 다루어져 왔는지에 대한 과정에 대해서 설명하셨다. 힐즈버러 참사는 이태원 참사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이태원 참사처럼 참사피해자의 잘못으로 비난받았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었다. 다행히 20주기 추모제에 참여한 의원의 관심을 계기로 참사의 진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 앤 에이어님은 세 가지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1. Be careful what we wish for. Because truth did not make me better.
2. Truth does not bring justice, but without truth there is nothing.
3. Truth is precious for wide well being of society.
진실은 밝혀졌지만, 진실이 바로 정의를 실현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진실이 없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회 전반의 안전을 위해서는 진실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다. 앤 에이어님은 집단 트라우마 센터 공동센터 공동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피해자권리에 대한 투쟁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이다. 5분의 발제가 끝난 후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세션 2가 진행되었다.
세션 2는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애도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911테러 참사 유가족 옐레나 왓킨스님은 온라인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옐레나 왓킨스님은 외국인 유가족으로 정보가 부족해서 참사 당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렇게 옐레나 왓킨스님은 영국 내에 유가족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고, 공동체 재난 대응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옐레나 왓킨스님은 미국에서 만들어진 기념관 및 박물관에 유족 물품과 사진을 기부했다고 한다.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었지만, 필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했다고 의사를 밝혔다. 옐레나 왓킨스님은 집단 트라우마 센터 공동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문화과학사 문화사회연구소 대표이사 정원옥님의 발제가 있었다. 정원옥님은 비당사자 운동이 세월호참사 이후로 대한민국에서 처음 일어났다고 한다. 세월호참사를 계기로 사회운동의 주변부에 있던 이들이 중심이 되었고 정치에 무관심했던 평범한 사람들이 주체가 되었다. 반면에 혐오 발언이라는 현상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고 하셨다. 정원옥님은 혐오에 맞서기 위해서는 당사자성을 넓혀야 한다고 했고, 애도와 정동정치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동 : 감정은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이라는 이론 / 그렇기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이론
마지막으로 이태호님과 강희숙님의 발제가 있었다. 재난이 유토피아를 만들 수 있다는 리베카 솔닛의 해석으로 재난의 파괴적인 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난으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졌다.
1일차 4.16 국제 심포지움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1일차와 2일차 국제 심포지움은 유튜브 생방송으로도 진행이 되었으니, 아래 첨부된 영상에 들어가면 볼 수 있다. 이번 국제 심포지움을 계기로 앞으로도 더 많은 장이 있기를 바란다.
4.16 국제 심포지움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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