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팩트체크]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관례는 아니라는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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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최다선 의원이지만 국회의장을 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관례는 아니라고 주장했는데요. 역대 국회의장과 최다선 의원을 비교해 본 결과,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은 경우는 6번에 불과했습니다. 이에, 정성호 의원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판명됩니다.
대체로 사실

제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한 가운데, 국회의장직을 누가 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지난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국회 내 관례는 아니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정성호 의원은 "(보통 최다선 의원이 있으면 최다선 의원부터 좀 맡아왔던 게 관례이기는 해서) 아니에요?"라는 김현정 앵커의 질문에 “1980년 이전에 민주화되기 이전에는 그런 관례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관례가 전혀 없었고 지금 87년 이후에도 몇 번 최다선 의원이었는데 국회의장을 하지 않았던 분도 계시고 다수당에서.”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정성호 의원은 민주당에서도 4선 의원이 의장이 되고 5선 의원이 안 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제22대 국회에서 5선이 되는 정성호 의원은 6선이 되는 조정식 의원, 추미애 당선인과 함께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꼽히는데요. 이에,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관례는 아니다’는 정성호 의원의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습니다. 국회의원의 정당 및 당선 횟수는 열린국회정보 정보공개포털 역대 국회의원 통합현황에서 확인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의 출신 정당과 당선 횟수?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지만 국회의장을 맡지 않은 경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우선 역대 국회의장의 출신 정당과 당선 횟수를 정리해 봤습니다. 한국 헌정사상 최초로 구성된 의회인 제헌국회부터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제21대 국회까지 차례대로 살펴봤습니다. 

역대 국회의장의 출신 정당이 다수당이 아닌 경우는 총 5회

역대 국회의장의 출신 정당과 역대 국회 다수당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역대 국회 다수당을 정리해 봤습니다. 대체로 다수당 소속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존재했는데요. 제4대 국회, 제5대 국회, 제10대 국회, 제15대 국회, 제16대 국회에서는 다수당이 아닌 다른 정당 출신 국회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했습니다. 

대수

다수당

국회의장 출신 정당

4대

자유당

자유당(이기붕)

민주당(곽상훈)

5대

민주당

민주당(곽상훈) 

무소속(백낙준)

10대

민주공화당

유신정우회(백두진)

15대

신한국당

신한국당(김수한) 

자유민주연합(박준규)

16대

한나라당

새청년민주당(이만섭)

한나라당(박관용)

제4대 국회의장을 역임한 곽상훈 의원은 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제4대 국회에서는 126석을 차지한 자유당이 원내 1당이었고, 79석을 얻은 민주당이 제2당이었습니다. 1960년에 이기붕 의장이 사망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졌는데요. 이때, 곽상훈 의원이 3분의 2 이상 출석에 과반수 득표로 의장에 보선됐습니다. 

제5대 국회 참의원 의장을 역임한 백낙준 의원은 무소속이었습니다. 제5대 국회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양원으로 구성된 국회인데요. 참의원 58석 중 3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고, 나머지 의석 대부분은 무소속 의원들로 이뤄졌습니다. 첫 의장단 선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어 2차 투표가 이뤄졌고, 그 결과 백낙준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제10대 국회의장을 역임한 백두진 의원은 유신정우회 소속이었습니다. 제10대 국회에서는 68석을 차지한 민주공화당이 원내 1당이었습니다. 당시엔, 유신헌법상 77석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의 3분의 1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었는데요. 이렇게 임명된 의원들은 집권여당인 민주공화당에 들어가지 않고, 독자적으로 준정당 성격의 원내 교섭단체인 유신정우회를 발족했습니다. 임명직 국회의원인 백두진 의원이 취임하자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제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박준규 의원은 자유민주연합 소속이었습니다. 제15대 국회에서는 139석을 차지한 신한국당이 원내 1당이었습니다. 79석을 얻은 새정치국민회의와 50석을 얻은 자유민주연합이 그 뒤를 이었는데요. 다수당은커녕 제3당 소속 국회의원이 국회의장이 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2당인 새정치국민회의와 제3당인 자유민주연합의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제16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역임한 이만섭 의원은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습니다. 원내 1당은 133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었고, 제2당은 115석을 얻은 새천년민주당이었습니다. 이만섭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 서청원 의원을 제치고 국회의장이 됐는데요. 원내 1당과 제2당의 의석수가 18석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의장 투표에서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당선 횟수는 평균 4.5회

역대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당선 횟수는 초선부터 최대 9선까지 폭이 다양했는데요. 그러나, 12~21대 국회 기간 사이에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당선 횟수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해당 기간 국회의장으로 역임한 국회의원 중 최소 당선 횟수는 4선이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의 당선 횟수를 평균 낸 값은 4.5회인데요. 주로 4~5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국회의장을 맡았던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역대 국회의장의 국회의원 당선 횟수를 분석해 보면, 초선 의원은 4번, 재선 의원은 4번, 3선 의원은 3번, 4선 의원은 3번, 5선 의원은 5번, 6선 의원은 11번, 7선 의원은 2번, 8선 의원은 2번, 9선 의원은 1번 국회의장을 역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막대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6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가 11번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이를 통해, 국회 내에서 경륜이 쌓인 다선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대 국회 최다선 의원?

역대 국회의장과 역대 국회 최다선 의원이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역대 국회 최다선 의원은 누구인지, 그리고 최다선 의원의 출신 정당, 당선 횟수, 국회의장 역임 여부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여기서 말하는 최다선 의원은 원내 1당에서 최다선인 의원을 의미합니다. 다만, 제헌국회부터 제3대 국회까지는 비교분석에서 제외했습니다. 제헌국회에선 최다선 의원 선정이 불가하며, 제2대 국회에선 재선한 의원과 제3대 국회에선 3선에 성공한 의원이 다수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1980년 이전 단 1회만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 역임

정성호 의원은 “1980년 이전에 민주화되기 이전에는 그런 관례가 전혀 없었습니다.”라고 주장했는데요. 그래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쿠데타로 1980년 10월 해산된 제10대 국회까지의 상황을 먼저 확인했습니다. 제4대 국회부터 제10대 국회까지의 분석 결과는 아래 표와 같은데요.

대수

다수당

최다선 의원(국회의장 여부)

4대

자유당

김익기 의원(X)

김익노 의원(X)

이재학 의원(X)

5대

민주당

곽상훈 의원(O)

6대

민주공화당

민관식 의원(X)

7대

민주공화당

김진만 의원(X)

8대

민주공화당

김진만 의원(X)

9대

민주공화당

백남억 의원(X)

박준규 의원(X)

10대

민주공화당

구태회 의원(X)

박준규 의원(X)

현오봉 의원(X)

1980년 이전까지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는 단 1번뿐이었습니다. 제5대 국회에서 최다선 의원인 곽상훈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것을 제외하면,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1987년 이후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 역임한 경우는 4회에 불과

정성호 의원은 “그런 관례가 전혀 없었고 지금 87년 이후에도 몇 번 최다선 의원이었는데 국회의장을 하지 않았던 분도 계시고 다수당에서.”라고도 말했는데요. 그래서,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첫 국회인 제13대 국회부터 제21대 국회까지의 상황도 확인해 봤습니다. 제11대 국회와 제12대 국회도 포함한 분석 결과는 아래 표와 같은데요.

대수

다수당

최다선 의원(국회의장 여부)

11대

민주정의당

이재형(X)

12대

민주정의당

이재형(O)

13대

민주정의당

박준규(O)

14대

민주자유당

김영삼(X)

15대

신한국당

신상우(X)

이만섭(X)

황낙주(X)

16대

한나라당

김영규(X)

양정규(X)

17대

열린우리당

김원기(O)

18대

한나라당

박희태(O)

정몽준(X)

이상득(X)

19대

새누리당

서청원(X)

정몽준(X)

20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X)

21대

더불어민주당

박병석(O)

1987년 이후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는 4번에 불과했습니다. 정성호 의원이 언급하지 않은 제11대 국회와 제12대 국회를 포함하더라도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는 5번뿐이었습니다. 

전체 기간을 종합해 따져보면, 다수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역임한 경우는 총 6번에 불과했습니다. 다수당이 아닌 다른 정당 소속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거나, 다수당 소속이지만 최다선이 아닌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은 경우가 많았는데요. 

정리하자면, 민주화 이전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나 경향성은 없었고 87년 이후에도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정성호 의원의 발언은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판명됩니다. 


*이 콘텐츠는 노무현시민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 활동으로 작성됐습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지원 외에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의 활동에 개입하지 않으며,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가 작성하는 콘텐츠는 독립적으로 기획,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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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의원의 다른 발언을 다룬 콘텐츠는 사실이 아니었는데 이 발언은 대체로 사실이네요. 시간이 정해져 있는 대담에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지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 정치인들이 근거 없이 이야기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이 검증에서도 드러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