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팩트체크] 전국노래자랑 진행자가 김신영 씨로 교체된 후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KBS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2024.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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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교체 후 시청률이 하락했다?
KBS는 ‘전국노래자랑' 진행자가 김신영 씨로 교체 된 후 시청률이 하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서, 한국광고인협회 광고정보센터 광고통계를 활용했습니다. 해당 자료를 고려했을 때,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교체 후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KBS 주장은 사실이었습니다.
사실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김신영 씨가 교체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급작스러운 교체 발표와 일방적 통보 방식의 교체 과정 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신영 씨는 지난 9일 낮 인천광역시 서구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전국노래자랑' 마지막 녹화를 마쳤습니다. KBS는 김신영 씨 교체 배경으로 시청률 하락을 내세웠는데요. 전임 진행자인 故 송해 선생님이 출연한 방송이 9%대의 시청률을 보였던 반면 김신영 씨로 교체된 후 4%대로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KBS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김신영 씨의 교체 과정에 대한 맥락을 담은 팩트체크 콘텐츠를 작성했습니다.


시청률 하락이 이유라는 KBS 발표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를 그대로 유지해달라는 1천명이 넘는 시청자 청원에 KBS는 시청률 하락으로 인해 진행자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故 송해 님이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했던 1년간의 평균 시청률(2019년 3월 10일 ~ 2020년 2월 23일 방송분)은 9.4%(수도권 기준)였고 김신영 님이 진행을 맡았던 1년 5개월간의 평균 시청률은 4.9%(수도권 기준)입니다.”라고 시청률 하락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이어 “세대별 시청률로 살펴보면 10대, 20-49 세대는 김신영 진행 전후로 변화가 없으나 50대 이후 세대에서 남녀 모두 하락하였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역대 진행자별 방영 시기

KBS ‘전국노래자랑’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에 따르면, 역대 진행자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진행자

진행 시기

1대

이한필 

1980년 11월~1985년 7월

2대

이상용 

1985년 7월~1986년 5월

3대

고광수

1986년 5월~1987년 4월

4대

최선규

1987년 4월~1988년 5월

5대

송 해

1988년 5월~1994년 10월

6대

김선동

1994년 4월~1994년 10월

7대

송 해

1994년 10월~ 2022년 5월

8대

이호섭

스페셜 방송 2022년 1월~6월 중 일부 / 정규방송 2022년 7월~2022년10월)

임수민

스페셜 방송 2020년 3월~2022년 6월 / 정규방송 2022년 7월~2022년 10월

故 송해 선생님은 총 33년 진행을 맡은 역대 최장기간 진행자입니다. 송해 선생님의 마지막 방송은 2022년 5월 15일 ‘충남 당진시’ 스페셜 편이었습니다. 이후에는, 송해 선생님 빈 자리를 대신해 이호섭 작가와 임수민 아나운서가 임시 MC를 맡았습니다. 가장 최근 진행자인 김신영 씨는 2022년 10월 16일 ‘경기도 하남시’ 편을 시작으로 진행을 맡았으며, 김신영 씨의 마지막 방송인 ‘인천광역시 서구' 편’은 2024년 3월 24일에 방영될 예정입니다. 

 

월간 TV 시청률을 통해서 본 진행자별 시청률 

KBS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청률 추이를 확인했습니다. 다만 KBS가 구체적인 시청률 확인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닐슨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월간 TV 시청률 자료를 활용한 한국광고인협회 광고정보센터 광고통계를 통해 진행자별 시청률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월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이 제공되며, 이는 수도권/가구 시청률 기준입니다. 월간 TV 시청률 자료는 상위 50위까지만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아래 순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공란으로 남겨두었습니다. 


김신영 씨가 진행을 맡았던 시기 시청률

김신영 씨가 진행을 맡았던 시기 중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시청률 변화 추이를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냈는데요. 1년 동안 김신영 씨가 진행했던 방송들은 4%대에서 6%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故 송해 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던 시기 시청률

마찬가지로, 故 송해 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던 시기 중 2019년 3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시청률 변화 추이를 꺾은선 그래프로 나타냈는데요. 1년 동안 송해 선생님이 진행했던 방송들은 7%대에서 11%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한국광고인협회 광고정보센터 광고통계를 고려했을 때, 故 송해 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던 시기의 평균 시청률은 9.58%, 김신영 씨가 진행을 맡았던 시기의 평균 시청률은 5.17%이었습니다. 따라서,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교체 후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KBS의 주장은 ‘사실’이라 판정합니다.


시청률 해석 참고사항 (1)

KBS는 4.9%라는 수치에 대해서 “김신영 님이 진행을 맡았던 1년 5개월간의 평균 시청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광고인협회 광고정보센터 광고통계 자료에서 2023년 10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시청률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광고인협회 광고정보센터 광고통계에서 제공하는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월간 TV 시청률을 가지고 김신영 씨가 진행을 맡았던 시기의 평균 시청률을 계산했습니다.

시청률 해석 참고사항 (2)

연말결산, 설특집 등 별도로 집계되는 방송분 시청률은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여성 방송인의 기회 박탈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 5일,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는 개인 계정에 ‘KBS의 칼질이 향한 곳’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습니다. <뉴스9>, <역사저널 그날>,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전국노래자랑> 모두 사장이 바뀐 후 KBS에서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바뀐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모두 여성이 메인 MC(앵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KBS의 칼질이 ‘여성 진행자’ 프로그램으로 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문제 제기했습니다.

박정훈 기자가 언급한 KBS 프로그램 5개에 대해 분석해 보았는데요. 각 프로그램의 메인 진행자, 방영 기간, 종영 및 폐지 시기, 후임 진행자, 교체 이유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뉴스9>

2019년, 이소정 기자는 40대의 나이로 KBS ‘뉴스9’의 메인 앵커로 발탁됐습니다.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이 짝을 이뤄 진행하던 기존 방식에서 큰 변화를 꾀한 셈이었습니다. 그러나, 박민 KBS 사장이 취임하면서 이소정 앵커는 2023년 11월 10일 방송을 끝으로 앵커 자리를 떠났습니다. 빈 자리는 중년 남성 앵커인 박장범 기자로 교체됐습니다.

<역사저널 그날>

‘역사저널 그날’은 최원정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KBS 대표 역사 토크쇼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013년부터 방영해 온 ‘역사저널 그날’은 2024년 2월 11일에 445부작을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KBS에 따르면, ‘역사저널 그날’은 폐지가 아닌 시즌 종영입니다. 하지만, 최근 KBS가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을 연달아 폐지하며, ‘역사저널 그날’도 같은 전철을 밟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김동전>

‘홍김동전’은 홍진경과 김숙을 비롯해 조세호, 주우재, 장우영이 홍씨 김씨의 동전으로 운명이 바뀌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022년에 시작된 ‘홍김동전’은 2024년 1월 18일에 70회를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송은이, 김숙, 김종국, 정현동, 이찬원이 옥탑방에 갇혀 상식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퀴즈 프로그램이었습니다. 2018년부터 방영해 온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2024년 1월17일 에 260회를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김신영 씨는 故 송해 선생님 후임으로 2022년 10월 16일부터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았습니다. 1년 5개월간 ‘전국노래자랑’을 이끌어 온 김신영은 KBS 측의 일방적인 하차 통보로 하차하게 됐습니다. 지난 4일 자 텐아시아에 따르면, 김신영 씨 측은 교체 과정에서 “젊은 여자 MC는 (프로그램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KBS 내부 의견을 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KBS 발표대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故 송해 선생님이 진행을 맡았던 시기보다 김신영 씨가 진행을 맡았던 시기에 시청률이 떨어진 건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신영 씨 하차 과정에선 아쉬운 부분이 여럿 존재합니다. 시청자 불만 건수를 언급한 입장문과 일방적인 하차 통보에서 김신영 씨에 대한 예의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최장수 진행자인 송해 선생님의 후임으로 젊은 여성 방송인인 김신영 씨를 발탁한 것은 파격적인 시도로 여겨졌습니다. 그랬던 만큼, KBS의 갑작스러운 진행자 교체 소식에 지금까지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콘텐츠는 노무현시민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 활동으로 작성됐습니다.

**노무현시민센터는 지원 외에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의 활동에 개입하지 않으며, 캠페인즈 시민팩트체커가 작성하는 콘텐츠는 독립적으로 기획,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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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펴야 하는 맥락을 잘 짚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시청률이 떨어졌다는 사실과 함께 KBS가 연이어 여성 진행자를 내쫓고 있다는 점을 잘 기억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같은 현상을 두 관점으로 다뤄주셔서 좋네요. 시청률이 떨어진건 맞지만 이에 대한 후속처리는 전혀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 kbs가 공영방송인 만큼 시청률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메세지를 담은 행동을 보여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드네요.

팩트체크 잘 읽었습니다.
TV 시청률이 다들 떨어지고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평균 시청률 5.17%면 엄청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워낙 갑작스러운 하차였다보니, 시청자들이 이 결정으로 인해 앞으로 방송과 후임자를 응원하기보다는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 보자' 느낌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