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노회찬재단 공동기획] 3.8 여성의날 노회찬의 장미 나눔 캠페인 ③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에게
이명선 기자
"여성 발달장애인 노동자들에게 장미꽃을 전하고 싶습니다. 능력에 맞는 직업생활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고 지역사회에서 존엄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한 여성 발달장애인의 발걸음을 따뜻한 미소와 함께 향기로운 꽃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이은자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장이 딸 지현이와 지현이 친구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3.8 여성의 날, 노회찬의 장미 나눔(대리전달) 캠페인'에 꽃 배달을 신청했다. 이 센터장은 발달장애 딸을 둔 엄마로, 발달장애인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이 센터장은 지난 달 27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딸 지현이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침마다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지현이와 지현이 친구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면서 일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현 씨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이지만, 하루 4시간씩 주 5일을 출근하는 어엿한 직장인이다. 이 센터장은 "발달장애인들은 일정한 '루틴(rutin)'을 좋아한다. 지현이는 최중증이지만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쉰다는 루틴이 있다는 걸 안다"며 "아침에 깨우면 평범한 직장인의 표정이 나온다. '나 일해요'라는 말은 못 하지만 학교나 복지시설에 다닐 때와는 다른 표정이다. 일에 대한 의미는 모르겠지만, 학교나 복지시설에 다녔을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는 데 대한 자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발달장애인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까지
이 센터장은 딸 지현 씨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 일하는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애인 노동을 공부하며 기획서를 들고 관공서를 찾아다닌 끝에 지금의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장은 "장애인들도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과 지내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 같은 사회화를 위해 제일 필요한 게 직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설립 초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장애인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는 지원이 틀이 잡히고 난 뒤로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했다.
설립 6년째인 강서퍼스트잡지원센터는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이뤄진 2인 1조 팀을 구성해 서울 강서구 인근 학교의 교실 청소 업무 지원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교실 청소와 관련한 일화 하나를 소개하며, 발달장애인 한 사람이 사회 구성원이 되면서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전했다.
자폐가 있는 친구가 파트너(비장애인)와 한 초등학교 교실을 청소하면서 계속 소리를 내자 파트너가 "소리 내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그런데 이를 보고 있던 교사가 파트너에게 "저 분은 저게 다예요. 자신의 말을 하는 거예요. 그냥 두셔도 돼요"라며 "소리를 낸다고 주변에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오히려 맡은 일을 잘하는 분이에요"라고 했다는 것.
이 센터장은 "발달장애인 취업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았을 때에는 스스로도 '장애인이니까 당연히 못 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며 "장애인들도 직장 생활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으로 '사회화'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현아, 너의 길을 만들어가렴"
이 센터장은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과 채용할 학교 간 조율을 해야 하는 지금이 제일 바쁠 때라고 했다. 그럼에도 가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너 참 보람 있겠다"라고 칭찬해 준다고 했다. 친정어머니도 이 센터장에게 "지현이 덕분에 달라졌다"며 "지현이 아니었으면 네 얼굴에서 그렇게 빛이 나겠느냐"는 말을 한다고….
이 센터장은 당당한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일하고 있는 지현이와 그 친구들에게 장미를 전하면서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지현이가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어. 지현아, 너는 너만의 길을 만들어가렴.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엄마의 길을 만들어갈게."
<노회찬의 장미> 후원하기 https://together.kakao.com/fun...
노회찬재단 후원하기 http://hcroh.org/support/
<노회찬의 장미나눔 캠페인>은 프레시안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캠페인즈에도 게재됩니다.
코멘트
2일자리가 없다는 것도 큰 차별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면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곳곳에서 발생한다는 걸 또 느끼네요. 그리고 이런 사례가 매우 적기 때문에 '장애인도 노동을 한다'라는 게 인식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소개해주신 사례처렴 더 많은 장애인이 사회 곳곳에서 노동자로서 존재하면 변화가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두분의 앞길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