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이재명 피습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2024.01.05

514
9
과학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구활동가

이재명 이송 중 사진. 1차 출처 : 연합뉴스 / 2차 출처 : 한겨례 https://www.hani.co.kr/arti/po...


*이 글은 이재명 피습에 대해 이뤄진 얼룩소의 토론을 보고 필자의 의견을 일부 가져와 편집하였습니다. 

2024년 1월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을 당한 큰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헬기로 이송된 것은 특혜인가' ,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은 것은 지방 의료를 무시한 것이다' 등의 비판이 있죠. 저는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의 본질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보고, 해당 비판들에 대해서도 한 번 점검해 보았습니다. 

1.  이재명 헬기 이송에 대해

이 부분은 서툰댄서님의 답글을 포함해서, 여론에서도 집중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이 논쟁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의해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1)이재명이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특혜이다.
2)이재명이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서울로 이송된 것은 민주당이 말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주장과 대비된다(부산의사회 성명서 참고)

두괄식으로 말하자면, 사실 이 1번과 2번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없다. 이재명 대표 피습의 본질은 혁명읽는사람 얼룩커가 이야기한 대로 '사람이 칼에 찔려 목숨을 위협받은'사안이며, 김민석 얼룩커가 이야기한대로 '미디어의 정치인 악마화'가 원인이 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혜에 대한 논란도 구조적으로 잘못된게, 정치인이라 특혜를 받기는커녕 정치인이라 오히려 피습을 당한 것이 아닌가? 비판과 논쟁이 시작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함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여 각각의 '논쟁'에 대해 짧게 의견을 붙여본다.


1)이재명이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특혜이다.

본질적으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긴 해도, 이재명이 한국의 제1야당의 대표라는 점에서, 무언가 '특혜'를 받았는지 아닌지는 사람에 따라 판단해 볼 주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재명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로 이송된 것이 특혜라는 주장은 가능한 주장이지만, 가치판단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헬기로 이송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하지만, 2022년 통계를 보아도 등산객이나 응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 헬기가 출동한 적은 많았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인도 상황에 따라 헬기로 환자가 이송되는 것은 의외로 꽤 자주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가치판단의 영역'으로 놔둔 이유는 병원 대 병원 헬기이송에 대해 평소 얼마나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통계나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혁명읽는사람 얼룩커가 인용한 기사를 보면,소방청 발언에 따라 헬기 이송 기준은 충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2)이재명이 부산에서 치료를 받지 않고 서울로 이송된 것은 민주당이 말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겠다는 주장과 대비된다(부산의사회 성명서 참고)

사안을 천천히 보았을 때 '보건복지부가 발표하는 ‘권역외상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으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는 등 외상치료에서 손꼽히는 병원'에서 굳이 서울로 이송 후에 치료를 받은 것은 조금은 의아? 아쉽기는 하다. 헬기 이송을 둘러싸고 이런 문제제기들이 이루어지는 것 자체가 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지만, 현실 정치에서는 이보다 더한 문제제기가 이루어짐은 이재명 대표 주위 사람들이 더 많이 겪어보지 않았을까 싶다. 당연히 환자 혹은 환자의 가족들의 의견이 우선되어야 함에도 물고 뜯는 현실에서는 공격할 빌미가 하나 늘어난 셈이다.

그리고 사실 한 명의 환자가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되었다고 해서 진짜 응급한 환자들이 부산에서 서울로 이송을 요청할 것도 아닐 것이고, 만약 이재명이 받은 헬기 이송이 특혜라면 더더욱 일반적으로 부산의 의료 체계는 앞으로도 존중받고 중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확인이 필요한데, 사실 부산 정도면 지방 의료 체계의 문제를 이야기할 때 우선 거론될 지역은 아니지 않을까? 진짜 지방 의료 체계가 심각한 지역들은 따로 있을 것이다.


2. 이재명 피습에 대한 정치적 셈법에 대한 논의.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이재명 대표의 피습 이후 나 역시 속으로 정치적 셈법을 적용해 저울질해보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위에 게시한 얼룩소 콘텐츠에는 참가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앞서 말했듯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논하는 것보다 이 문제의 본질인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논하고 싶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이재명 피습에서 중요한 것은 다가올 총선에 미칠 영향보다 '증오의 정치', '가짜뉴스와 편향성의 확산'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람이 칼에 찔려 쓰러졌는데 정치적 셈법을 논하는 유쾌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앞서 지방 의료 체계에 대한 이야기를 논할때 말했듯이 현실 정치는 권력에 치우친 단기적 문제를 더 우선시하게 된다. 그리고 사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시스템상 ' 싸움' 선거 기간에 1순위 목표가 밖에 없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정치적 신념이 있고 올바른 정책을 지향하고 제시한다고 해도, 입법되지 않은 정책(명령,조례 포함), 실행되지 않은 정책은 의미가 매우 떨어진다. 사실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작동 방식은 정당과 정치인들은 순수하게 정치적 신념을 피력함과 동시에 시민들이 올바르게 판단하여 투표하는 이다. 물론, 순수하게 이렇게 돌아가는 민주주의가 구현되는 국가는 없는 것으로 안다(심지어, 한국의 민주주의 '수치'는 매우 높은 편이다 - 윤석열 정권 하에서 하락했고, 더 내려갈 예정이지만).

요약하면, 나는 이재명 피습에 대해 여의도 셈법을 말하는 것의 우선순위가 상대적으로 낮고 선호하지 않으나, 총선이 3달 남은 시점에서 충분히 생각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이 셈법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얼룩소 콘텐츠의 덧글창을 확인하면 참고가 될 것이다.

공유하기

이슈

거버넌스

구독자 42명
가짜뉴스가 많이 나온다길래 어던 내용일지 찾아보았는데요.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피습 당한 사람에게 린치를 가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본문에 적으신 것처럼 이번 사안을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보았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과 비난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오프라인에서 신체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이 된다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정치 양극화와 과몰입에 의한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명 대표의 피습에 안타깝지만~헬기 이송은~'이라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는 분들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병우 비회원
어떤 주장을 바르게 생각해 보기위해서는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들어줘야 하지만, 상대방의 주장에만 한정적으로 생각하면, 진실은 사라지고 엉뚱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요즘, 정치적 목적이거나 수사관 언론인 들의 개인적인 승진이나 특전을 위한것인지 뜬금없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또 언론은 그것에 포커싱하며 매우 자극적이지만 좁은 논쟁을 생산해 내는것 같아 안타까운데요, 주장하는 이슈에 대해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확장해서 상대방의 주장이 맞는 것인지 천천히 살펴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환자든, 위급한 상황이면 엠블런스나 헬기가 필요한것은 다 같은 것입니다. 그 대상이 대통령이거나 국무총리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그 환자의 상태가 위증한것인지를 확인해야하는것이죠. 이재명 대표님의 상태는, 부산대에서는 위증하다고 보지 않으셨던 것 같고 서울대에서는 위증하다고 본 것 같습니다. 단 몇분만에도 쏟아지는 피로인하여 기도가 막혀 돌아가실 수 도 있었고, 위험한 부분 앞까지 찔린 상태였다고 하니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는 것은 대부분 밝혀진것 같습니다. 몇초 몇분으로 생명을 다투던 그때에 헬기로 이송한 것을 논쟁화 시키는 것에, 정치적 목적을 의심해보게됩니다. 과연 그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대상이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여당 대표 등등 주요 요직이면 헬기를 타고 가지 않을까요?
@권오현 / 맞아요. 생각이 깊어지는 밤입니다. @도란 / 저도 당시에 꽤 충격적이었어요. 세상에 참 눈을 감고 싶은 일이 많지만, 용기를 내서 봐야겠죠 ㅠ @생생이 / 뻔한 이야기겠지만, 지향해야 할 바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대화해서 현실 계산이 지향을 따라가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 개인의 정치적 의사는 존중하지만, 전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고자 글을 쓰진 않았습니다..!
행동강령 및 운영정책에 따라 가려진 코멘트입니다.
지향해야 할 바와, 현실에서의 계산에 따른 말과 행위 사이에서의 간극은 참..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간극은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물론 전자에 가깝도록요.
야당 대표가 칼에 목을 찔리는 피습을 당한 것만 해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중을 기반으로 한 치열한 토의로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긴 커녕, 피습이라니요. 그런데 그 이후 화제가 헬기 이송이 특혜냐 아니냐로 옮겨가는 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아득해서 눈을 질끈 감아버렸는데, 글 써주신 덕분에 다시 돌아봅니다.
저도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1차로 실감했습니다. 그 후 온라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말씀하신 특혜) 논쟁을 보면서 2차로 실감했네요. 여러가지로 생각이 깊어집니다.
@오늘은 타 플랫폼에서 제기된 문제제기는 '특혜'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언론사 덧글에서도 특혜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저도 이에 초점을 맞춰 다뤄봤습니다. 지방 의료 불신의 경우 제가 '아쉽다'고 표현한 것은 외부 사람들에게 결국 오늘은 님이 말씀하셨던 내용처럼 추측의 빌미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지방 의료 불신 때문일수도 있고, 다른 숨겨진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이재명 측근 측에서 진짜 지방 의료 불신 때문이라고 말할 리 없죠. 괜히 잡음을 만들 빌미를 이재명 측에서 보면 준 샘입니다. 마지막 내용인 '거대양당이 만든 극단주의', 저는 사실 거대양당보다도 이런 '악마화'나 '편향', '가짜뉴스'는 전세계 정치의 현주소라고 생각하는데요. 본문에서 같은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어서 반갑습니다 ㅎ
헬기 이송 논란이 발생한 배경엔 엄청난 특혜보단 지방 의료시설에 대한 불신이 있지 않나 싶은데요. 쉽게 말해서 '서울의 큰 병원이 더 잘 치료할 것'이라는 인식이 배경에 있다고 봅니다.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시민이 다치더라도 보호자, 가족이 지방 병원의 진료, 수술을 거부하고 수도권 병원 이송을 요구할 경우 현장에선 매우 당황스럽지만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건 특권의식이 아니라 지방 의료에 대한 불신이 본질 같습니다.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이번 피습을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론 거대양당이 만든 극단주의가 현실화 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오히려 이런 시각의 분석보단 찬반 여론을 만들어내기 쉬운 헬기 특혜 논란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큽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이재명 대표였을 뿐 거대 양당의 다른 정치인에게도 비슷하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극단화를 멈출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할 것 같은데 편가르기 편한 사안에 몰두하고 있는 걸 보면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걱정이 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