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그렇게무례할까?
몇년 전 외할머니 장례식장이였어. 엄마는 엄마 포함 남매가 둘 뿐이라서 외롭게 자랐고, 나와 나의 쌍둥이언니를 낳은 이후에는 외할머니 돌봄에 많이 의존하셨어. 실제로 날 키워주신 분이 외할머니이기도 해서 굉장히 슬펐던 장례식이었어. 심지어 엄마는 임종도 지켜보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런데 장례식장에 아버지와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찾아왔어. 나도 어렸을 때 뵀던 기억이 났고, 한참 계시다가 가신다고 하길래 인사를 하기 위해 일어나서 입구로 갔는데 그분들 중 한 분이 너네(나와 쌍둥이 언니)는 "결혼 언제 하려고 그러냐"며 잔소리를 시작하는거야. 난 그냥 평소처럼 딱히 대답도 대꾸도 하지 않고 웃고 말았는데, (아마 무슨 결혼이에요~! 했을 수도) 갑자기 장례식장 그 입구에 서서 큰 소리로 호통을 치기 시작하더라고. "너네 엄마, 아빠가 말은 안하지만 얼마나 애가 타고 속상한지 아느냐"면서. 자기가 그렇게 호통치고 훈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어떻게 가능한걸까? 우리 부모님은 내가 더 잘 아는데 말이야. 속상하시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괴롭고 고통스럽고 그런건 아님. 내가 결혼하면 지금처럼 우리 엄마 아빠와 관계 맺으면서 찾아가고 신경쓰고 돌보고 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결혼하지 않음'이 최대의 불효인 것처럼(그것도 몇십년 동안 얼굴도 보지 않았던 남에게, 친구 딸이라는 이유로 지 딸인것처럼) 이야기하는 무례한 상황을 겪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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