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p>모든 반지하 거주자 대상이 아닌 침수 취약 반지하 및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 및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도 우선적 지원 필요. 반지하의 사는 어른들이 아닌 아이들의 목소리도 반영되면 좋겠습니다.</p> <p>제가 태어나 처음 살게 된 집은 반지하였습니다. 이후 이사를 간 집도 반지하. 거처를 옮겼지만 늘 반지하였고, 제가 22살이 되던 때까지 반지하라는 형태의 집에서 살았습니다. 반지하에 살면서 두 번의 침수를 겪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 모습들이 충격적이었다는 것과 함께 ‘우리는 왜 이런 일을 겪어야만 하지’ 비참함을 느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p> <p>또 어릴 적 잠을 잘 때면 몸부림을 안 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몸부림치다가 벽에 몸이나 손이 닿진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벽면 많은 부분이 새까맣게 곰팡이가 피어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아직도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점 하나는 ‘바퀴벌레’ 였습니다. 밥 먹을 때 옆에서 기어 다니는 바퀴벌레를 보는 것은 적응이 되지 않았습니다. 혐오스러울 뿐 아니라 왠지 모를 억울한 비슷한 감정에 혼자 숨어 울기도 했습니다. 한 번은 학교에서 가방을 열었는데 바퀴벌레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부끄럽다는 감정이 컸지만, 매우 놀란 척, 학교에 바퀴벌레가 나온다고 겁먹은 척, 내 가방에서 안 나온 척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론 등교 전 가방을 한 번씩 꼭 살폈던 기억도 납니다. </p> <p>어린 마음에 부모님을 많이 원망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저희 부모님께서는 지금도 그렇지만 참 열심히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를 가지셨을 무렵 여러 어려운 일들을 겪으셨을 뿐이고, 아버지께서 하시던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서울밖에 없어 너무 비싼 집값임에도 떠나지 못했을 뿐이었습니다. 사정이 어떻게 됐든 반지하에 살고 있었으니, 우리 가족은 당연히 침수를 감수하고 살아야 했던 걸까요?</p> <p>어릴 때로 돌아가 제 목소리를 낸다고 하면, “아이들에겐 반지하에서 사는 것이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엄청 좋은 집은 바라지도 않으니, 다시는 반지하로 안 돌아가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지상층 공공주택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버지랑 어머니는 빠듯한 생계에 정부나 지자체에 정책을 찾아보기 어려우니, 지원들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p> <p>모든 반지하가 환경이 안 좋거나 침수에 취약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반지하라는 곳에 만족해하면서 사는 이들도 있죠. 모든 반지하 거주자에게 공을 들이기보다는 침수 위험에 놓여있고, 비위생적이거나 환경이 나쁜 반지하의 거주자나 취약계층에 도움을 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간곡히 바라 건데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도 우선적으로 고려해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 지원이라고 하면, 대단한 집은 바라지도 않으니 서울 내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에 오랫동안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고, 또한 취약계층이 재산 축적과 관리할 수 있도록, 그렇게 모은 돈으로 공공임대주택을 떠나게 돼도 괜찮은 전셋집은 마련할 수 있도록, 재테크 교육 프로그램 지원 등도 함께 해주면 좋겠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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