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매너를 지키자.
중학생 때 남녀분반이었다. 학교는 윗 창문이 뚫려있는 전형적인 옛날식 교실이었는데, 체육시간이면 남자애들은 어찌 알았는지 앞뒷문 유리창문을 막았는데도 윗창문까지 뛰어올라 탈의장면을 훔쳐보았다. 부끄러워하는 애도 있고 대담하게 소리 지르는 애도 있고 그러든지 말든지 별 상관 안하던 나같은 애도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애, 항의하는 애,
그러던지 말던지...상관없던 애 모두 관음병에 걸린 가해자들에게 해를 입은 피해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피해자다. 첫째와 둘째
경우는 똑같이 수치감을 느꼈고, 셋째는 그렇지 않을지라도 이 상황이 상식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에. 아, 내 몸 또는 친구의 몸을 보고 성적 만족감과
즐거움을 얻었는 녀석들을 생각하면
나도 소름이 끼친다. 성추행,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의 증명할 수 없는 '저항증거'보다 당시의 상황의
폭력성이 사건 판단의 키가 되어야할
것이다.
그래 어쩌면 나같이 둔감한 애는
자그마한 성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기민하게
반응하는 내 동료들을 지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딘가 상처입어 피흘리는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고, 내가 아프지 않다고 그들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생각해본 이 문제에는 두 가지 해결법이 있다. 남학생들에게 (상식적인) 매너를 가르치고 여성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가르지는 것, 여성들에게 스스로를 지킬 권리와 그 이해를 가르칠 것. 둘의 공통점은 누구도 조롱하거나 상처 입히지 않으며 상대를 성적 대상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페미니스트 교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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