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여자인 학생
페미니즘을 접한지 2년이 다 되어 가는 이 시점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성혐오적 상황을 곱씹어 생각해보았습니다.
남자아이들은 자신이 남자라는 사실이 권력을 가진다는 것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앞을 지나가는 여학생이 들을 수 있는 목소리 크기임을 인지하고도 외모평가를 스스럼 없이 하고, 여자이신 선생님들의 외모 순위를 매기며, 여자 선생님들의 옷을 평가하며 야하다, 섹시하다는 말을 농담으로 던지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남학생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또 여학생들에게 이해시키려고 하는 선생님들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남학생이 계단을 올라가던 여학생 치마 속을 들여다보면 여학생들의 치마길이에 책임을 떠넘기고, 남학생이 새벽에 여학생 반에 몰래 들어와 오줌을 싸고 가 해당 학급 학생들에게 공포감을 주었던 일에서도 단순호기심을 운운하시기 바쁩니다. (실제 저희 학급에서 발생했던 일이며, 저희는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징계결과를 전달받지 못했고, 그 남학생이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별을 가리지 않아야 하는 학교는 너무나도 심하게 남학생들에게 기울어져있습니다. 선생님들과 남학생들은 물론 여학생들 조차 여성혐오를 자연스럽게 하는 학교생활이 너무 괴롭습니다. 미디어나 일상생활속에서 여성혐오를 접하기 쉬워지면서 지금 10대에게는 페미니즘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을 학교 과목으로 배우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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