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도곡동에서 남녀 성비 2:1인 학교를 다니는 중학생 SH입니다.
처음 이 학교에 다닐 땐 정말 괴로웠습니다. 남학생들, 특히 야구부 남학생들은 지나가는 여학생들의 얼굴과 몸매를 노골적으로 쳐다보며 대놓고 평가를 했습니다. 그런 상황을 몇 번이나 목격하고, 실제로 피해를 당했음에도 선생님들께서는 학생 개인 차원에서 하지 마라 몇 마디 던지고는, 그저 쉬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야구부들 뿐만이던가요, 남학생들에겐 여학생들의 얼굴 평가가 서스럼 없이 이루어지고 저는 그것에 상처 입어 힘들었단 날들이 많았습니다. 학교의 한 중년 남선생님 분은 여자들이 운전대를 잡고 나와서 사고가 많이 난다, 그것 때문에 젊은 남자들이 모두 고생을 한다, 담임을 맡은 학급 한 여학생에겐 넌 공부가 안 되니 몸이라도 굴려야겠다, 학생부장 남선생님께서는 불과 1년 전까지 여학생들에게만 '못생긴 년'이라는 호칭을 붙이셨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반발이 거세지자 그 남성생님은 사과 한 마디 없이 입을 싹 닫으시더라고요. 모두 이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강남 지역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질이 더 나을 거다, 라고 생각할 수 있으시겠지만 저희 학교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엔 이런 학생과 선생님이 차고 넘칩니다. 여학생 남학생 모두에게 이런 잣대가 들이밀어졌다면 페미니즘 교육은 애초에 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여학생으로서 학교의 페미니즘 교육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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