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이 나라를 구할 거라고 생각하는 포장이사
"몰랐어요."
누군가에게는 생사를 가늠하게 만드는 위협이 누군가에게는 재미로 취급되는 세상이다. 피해자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은 '몰랐다'는 말로 용서를 받는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하지만 왜 이 땅에서는 여성의 안전과 생존과 관련한 '무지'가 계속 반복되고, 재생산 되는 것일까. 그 상황을 모면하게 해주는 '몰랐다'는 변명은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화가 난다고 해서 여성을 때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미러링을 했다는 이유로 '죽인다'는 협박방송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몰카를 찍고 그걸 넷상에 올려서는 안된다는 것을, '문학을 알려준다'며 강간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어떤 이유에서든 죽여서는 안된다는 것을, 이제 몰라서는 안된다.
인간이라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대부분의 우리가 알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으므로, 이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 될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된다는 것, 모두의 노동은 귀하다는 것, 모두의 삶은 대상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누구든 죽임을 당할 만한 명백한 이유는 없다는 것. 페미니즘은 이런 것들을 알려줄 것이다. 세상엔 남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는 것, 이들 모두 인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부터 페미니즘 교육은 시작될 것이므로.
학교에 페미니즘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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