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촛불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까. 그러고 싶고 또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곳이 환상적 콘서트장이 아니라 행복의 나라가 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밤에 계엄군이 짓밟고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는 자리가, 낮에 시민권 없이 살아온 사람들이 앉았던 자리라는 것, 낮에도 밤에도, 어제도 오늘도 수용소의 포로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6년 광화문역, 2024년 국회의사당역에 장애인 농성장이 차려져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숨죽이며 26년을 계엄 속에서 살아온 이주아동 태완은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