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은초입니다.
지난 6.24일 [10일의 대화] 빠띠 공론장이 열렸던 날 저녁, 대화모임을 진행했습니다.
공론장을 마치고 모인 친구들과 ‘밥상머리 토론회’를 했는데요 뚝도시장의 정겨운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옛 모습의 노포에서 다가올 노동의 미래를 나누었던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모임 장소 및 일시
✓ 일시 : 2023.06.24 토요일 5시
✓ 장소 : 성수동 시골집
✓ 참가인원 : 은초, 몽뜨, 초록, 소모소솜, 은영, 물비, CHAT GPT
우리는 이렇게 만났습니다.
‘정확한 회의주의자’팀은 다소 진지한 주제로 가볍게 대화하기를 즐기는 친구들이 만들었던 모임입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기존의 팀 구성원 3명과 지인, 빠띠에서 만난 구성원을 초대해 다양한 분야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CHAT GPT를 한명의 대화 구성원으로 두고 대화에 참여시켰습니다.
◾이번 토론회 구성원을 소개합니다.
은초 :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몽뜨 : 환경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입니다.
초록 : 플랫폼 회사에서 운영 직무를 담당하는 직장인입니다.
소모소솜 : 독립 전시 기획자로 현재 웹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은영 : 1인 개발자로 아티스트를 위한 웹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물비 : 뭔가 새로이 알게 되는 것을 즐거워 하는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CHAT GPT
이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평소에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나요?
- 은영 : CHAT GPT 프로그램 개발 코딩에 활용
- 초록 : 베이비시터 선생님들을 매칭하는 플랫폼 서비스 내에서 간접적으로 사용, 이직 자소서 작성 등에 활용
- 몽뜨 : CHAT GPT 업무에서 사용
- 소모소솜 : CHAT GPT를 취업 준비 시 활용 & 미드저니를 웹 전시 콘텐츠 소스 제작에 활용
- 물비 : 회의록 작성 시 문장을 다듬어야 할 때 사용
◾메뉴를 못고르겠다! CHAT GPT에 물어보자
메뉴판이 없는 실비집에서는 손님이 먹고싶은 메뉴를 생각해내서 주문합니다. 누가 참신하고 적합한 음식을 생각해내느냐고 중요합니다. 저희는 제육볶음과 계란말이를 먹고 더 이상 시키면 좋을 메뉴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chat gpt에 물어봤습니다.
Q. 지금 제육볶음이랑 계란말이를 먹었어. 음료는 맥주와 사이다인데 적합한 안주메뉴를 추천해줘
CHAT GPT의 도움을 받아 김치찌개와 주먹밥을 주문했습니다.
메뉴가 조금 다른듯하면서도 비슷했는데 겹치는 메뉴였던 김치찌개를 고르고 선택지 중에 다른 음식과 먹으면 맛있다는 주먹밥을 주문했습니다.
((번득이는 답변은 아니었지만 답변의 양이 방대해서, 꽤 유용했습니다.))
> 이렇게 업무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chat gpt를 사용하고 있는지 나누었습니다.
- 은초: 패션 커뮤니티에 일상글을 올릴 때 조회수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제목을 물어봐서 올렸더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검색할 때도 도움이 되었어요. 키우고 있는 구상나무가 건강하지 않지만 일반 검색으로는 식물의 개론이 많이 나오고 시들해져가는 이유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Chat gpt는 내가 물어본 질문에 대해 디테일 하지는 않아도 찾고있는 내용에 구체적인 대답을 해줘서 이용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 초록: 자소서를 작성할 때 사용했습니다. 처음부터 같이 작성하기보다는 초안을 직접 쓰고 chat gtp에 검토 및 수정을 요청해 작성합니다
- 몽뜨: 해외 업체에 영어 이메일을 쓸 때 번역을 돌려 초안을 작성하기도 하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기획 단계에서 머리가 안 돌아가는 것 같으면 챗지피티한테 물어보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업무 중에 심심하거나 상사한테 물어보기 곤란한 업무 질문도 물어보고요. 챗지피티가 거짓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더블 체크해보고 쥐피티랑 같이 일하다보면 시간이 금방가요.
- 은정: 매달 한 편 에세이를 쓰는데 chat gpt를 통해 피드백을 받곤 합니다. 좋은 기준을 정의해준 후 평가해달라 할 때도 있고, chat gpt가 생각하는 좋은 글을 물은 후 그에 맞게 부족한 부분을 찾아달라 하기도 합니다. 함께 합평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답변을 주어 도움이 됩니다.
- 물비: 궁금해만 하고, 정작 많이 사용하지는 않았네요. chat gtp는 아니지만 맞춤법 검사 프로그램은 자주 사용합니다.
◾이용자 측면에서 CHAT GPT 의 장단점
- 은초 :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유튜브 내용 중에 사람들이 평소에 하는 일상대화가 chat gtp에게는 가장 어려운 대화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심심이 같은 대화 인공지능은 사실 몇년동안 사람들의 대화를 머신러닝 시키고 내보내는 상태에서 적합한 대화를 맞춰서 하는거지 감정적인 기대를 하고 대화를 하는건 어려운 것 같아요.
- 물비 : CS에 전화를 걸거나 문의를 할 때에 사람이 연결되었을때가 훨씬 편하고 케어받는 느낌을 받아요. 선택지를 읽고 옳은 답변을 고르고 하는 것도 제 노력이 많이 드는 건데, 이 노력이 부담스러워서 그냥 문의하지 말자 포기할 때도있어요. 기술이 고도화되며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같기도 하지만, 챗봇같은 인공지능은 제 질문을 정교하게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는 A를 말하는데 B라고 생각하기로 결심하면 인공지능은 B 얘기만 되풀이할 때가 있어요. 근데 말하다보니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 이려나요?
- 몽뜨 : 상사한테 물어보기 힘든 질문을 챗GPT한테 먼저 물어보고 대강 파악한 후에 대화를 나누면 유용해요. 그리고 어떤 질문을 해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니까 맘껏 질문할 수 있죠. 단점은 정보성 질문 위주로만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겠죠. 친절하게 답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깊이 있는 대화를 주고 받기는 어려워요. 감성적 측면에 대한 공감은 동료 인간으로부터 더 진득하게 느낄 수 있는 인공지능이 닿지 못하는 영역인 것 같아요. 현재로서는 21년도까지 데이터를 취합해서 정보를 주기 때문에 참고정도만 해야하는 부분도 있고요. 창의성을 따져봤을 때에도 데이터 활용과 학습 면에서는 챗GPT를 따라가진 못하겠지만 있던 걸(?)로만 학습해서 결과물을 도출하는 거니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혁신적인 무언가가 나오는데에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대체 될 것이라 예상되는 직업과 그렇지 않은 직업
우리의 노동, 그리고 직업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예전부터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미래에 없어질 직업으로는 은행원, 회계사들이 얘기되었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계통은 위협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최근,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글이 대회에서 상을 받고, 미국에서는 작가 협회에 시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체감하는 바를 이야기 했습니다.
- 물비 : 인공지능의 발달로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 중 하나가 회계사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이미 이 직업 내로 진입한 사람들은 직업을 잃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고, 회계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일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드라마 [이어즈&이어즈]를 재미있게 봤는데, 보면 회계사였던 인물이 해고되고 재취업이 어렵게 된다는 설정이 나오거든요. 이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코딩이라던가 관련된 기술을 미리 습득해놔야 겠죠. 사실 회계사라는 직업을 획득하기 위한 과정 자체도 쉽지 않은데 획득 후에도 또 스스로를 개발해야 하고, 동시에 새로운 고용은 적거나 거의 없어지는 상황이 올 것 같긴 해요.
반면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라 일컬어 지는 것에는 돌봄 노동이 많은 것 같아요. 근데 이게 좀 삐뚤게 바라보면 저임금 노동인데 또 자동화하기는 어려우니 기계와 프로그램 개발을 안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회계사는 임금을 주는 대신 프로그램을 만들 비용을 들이는 게 이익인 반면, 돌봄 노동은 임금 자체가 높지 않으니 그럴 가치가 없는 건 아닐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돌봄 노동에 대해 가치 없다 보는 것은 아니에요. 돌봄 노동이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꽤 변수가 많은 일인데, 저평가되고 있다 생각해요.
- 몽뜨 : 사무직이요. ~원자가 들어가는 직업이 없어진다던데요? 회사원, 은행원, 종업원, 판매원, 안내원, 경비원, 승무원 등 창의적이고 불규칙한 일보다는 어느 정도 반복적인 업무를 매일 하는 사람들이죠.
- 소모소솜: 고비용을 요하는 창작 직군의 직업이요. 머리 감겨주는 기술이 발전하면 좋겠다, 빨래 알아서 돌리고 널어주는 기술이 있으면 좋겠다. 일상에서 종종 이런 말들을 뱉으며 편한 나의 미래 일상을 생각해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가장 먼저 해결하는 건 이와 같은 저비용 일상 노동이 아닌 고비용 창작 노동입니다. 정당하지 않은 학습으로 추정되는 AI에게 창작을 맡기고, 말끔하게 다듬는 저비용의 노동만 사람에게 맡기는 것. 직업의 존엄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어떤 일자리들이 살아남을 수 있고, 사라져야 할까요.
- 은영: 그림그리는 AI로 인해 일러스트레이터들는 이미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되었어요. 그렇지만 AI가 만들어내는 그림은 창의력의 산물이 아닌 학습된 데이터와 최대한 비슷한 결과물을 복사해내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어요. 만약 일러스트레이터가 학습데이터를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새로운 학습데이터 창작이라는 새로운 일거리가 생길거라고 생각해요. 현재까지 공개된 AI모델들은 어떤 그림으로 학습했는지 명확하지 않아 아티스트에게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 어려울거라고 말하지만, 제도를 어떻게 정비하고 정상적인 루트를 만드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과거 인터넷 초창기 불법 복제 음악, 영화, 게임으로 인해 관련 산업이 다 망할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지금은 스트리밍이나 게임기술이 발전해서 합법적으로 많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 처럼요. 저작권이 있는 데이터를 무단으로 학습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합법적으로 AI를 훈련시키는 것을 장려해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그림스타일과 정체성을 잘 지키게 되길 희망합니다.
코멘트
3저도 드라마 이어즈&이어즈 좋아했는데 드라마 속 상상의 세계가 종종 현실로 나타나서 개인적으로 두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