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김창인_정치의 타락, 대통령제의 몰락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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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이슈가 모이는 디지털 시민 광장
?작은공론장 ‘정치의 위기, 위기의 정치’에서 나눌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글을 읽고 아래에 댓글을 남겨주세요. 궁금하거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남겨주시면, 11/9(수) 작은공론장에서 함께 논의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이것저것 하고 있다. 학생시절 재벌기업과 맞서다 수차례 징계를 받고 자퇴했다. 이후 청년운동-책쓰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다 정치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청년정의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은 국가에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살릴 수 있었다. 국가는 없었다”고 국민들이, “6시 34분, 우리에게 국가는 없었다”고 청년들이 묻고 있다.

8년 전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던 그 때의 그 청년들이, 8년 후 오늘날 이태원에서 비극을 맞아야 했다. SPC 산재로 희생된 청년노동자, 김용균과 구의역 김군, 강남역과 신당역에서 여성들의 죽음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청년들의 죽음을 방치하고 외면하는 국가와 정치의 그 존재 이유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호 당시 촛불을 들고 외쳤던 “이게 나라냐?”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답을 찾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결국 촛불은 국가와 사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개인과 정권을 바꾸는 것에 그쳤다. 비단 안전과 생명에 대한 측면뿐만이 아니다. 정권이 양당 중 어디에 있든, 불평등과 기후위기의 심각성은 더욱 가중되었다. 시민들의 삶과 무관한 기득권 세력의 파워 게임이,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한국정치의 현실이다.

156명의 청년들이 희생된 현실에서 한국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대통령은 야당의 의혹이 불거질 때만 지지율을 챙길 수 있고, 제1야당은 대통령과 여당이 삽질하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국무총리는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웃으며 농담을 하고, 공공기관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누구는 검수완박 탓이라고 하고, 다른 누구는 청와대 이전 탓이라고 하면서 정치공방에만 매몰되어 있다. 이런 정치에서 과연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정치의 타락이다. 검경개혁을 논한다면서 인권수사-경찰대 개혁 등 시민들의 삶과 연관된 내용들은 배제하고, 경찰이냐 검찰이냐 누가 더 힘이 강한지만 다룬다. 물가와 금리가 치솟아 서민들의 삶이 파탄나고 있는데, 김건희 특검이냐 이재명 특검이냐가 정치의 전부인 시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불리던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거대양당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87년 체제, 대통령제, 양당체제에서 우리 정치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항쟁으로 쟁취한‘대통령 직선제’는 민주화 운동의 산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오늘날 대통령제는, 너도나도 슈퍼대통령이 되어서 국민들을 구원하겠다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을 공약으로 걸 수밖에 없는 구조를 재생산하고 있다. 대통령만 바뀌면 세상이 바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현실의 대통령들이 보여준 무력한 모습들, 임기 이후 대다수가 감옥에 가는 상황들은 대통령제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내각제냐, 이원집정부제냐의 구체적인 대안을 떠나서, 현재의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모아내야 한다. 정치의 중심을 청와대에서 의회로 바꾸어야 한다. 의회는 주권기관으로서 각기 다른 정당들의 토론과 협치를 기본으로 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수직적 행정체계를 기반으로 했던 대통령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직관적으로도, 좋은 대통령(개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보다 좋은 정당(공동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 더 낫다.

내각 위에 군림해왔던 청와대 비서실을 실무형으로 개편하고, 수석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국무총리도 국회가 추천해야 한다. 물론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개혁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렇게 단계적으로 대통령의 권한 축소, 의회의 권한 강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구체적인 제도적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다만 정치개혁에만 매몰되어선 안 된다. 의회 밖 시선으로는, 정치개혁 의제는 원내정당들 간의 밥그릇 다툼으로 보일 소지가 크다. 정치개혁만으로 시민들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 민생을 중심으로 한 정치가 언제나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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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제도의 문제도 있겠지만 언론 문제가 큽니다. 완벽한 제도는 없다는 전제 하에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만 묻고 공론장 형성보다 가십거리에 집중하면서 국민 눈과 귀를 막는 언론을 개혁해야 합니다.

대통령제는 뛰어난 개인을 요구하는 선출제도인듯합니다. 5년에 한 번씩, 5년간 엉망진창인 세상을 원망할 대상으로서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인상도 받습니다. 

의원내각제와 연동형비례대표제처럼 정치적 불안정요소를 더욱 강화하는게 결과적으로 정치주체들이 서로 연합하고, 극단적 행동에 나서지 못하게 만들어 정치를 안정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도 듭니다.

비회원

대통령제가 필요한지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번 공론장을 통해 통치권한에 대한 분배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쿨래어 비회원

좋은 관점 감사합니다

비회원

국가기관의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늘 최하위를 차지하는 기관이 국회입니다. 국민들은 국회가 좋은 삶을 위한 시작이라기보다 정당과 정치인 자신들의 존속과 안위를 위해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의원 내각제는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로 인해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설사 된다고 하더라도 더 큰 갈등을 조장할 것이 자명합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데에 미친 가장 큰 요소가 '기존 정당과 정치에 대한 불신'이라 생각합니다. 기성 정당과 정치인에 빚진게 없으니 국민에 봉사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국회에 의한 통치를 이야기하는 건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이론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당가입률이 10%도 채 되지 않는 우리나라와 같은 정치 풍토에선 정당 중심, 의회 중심의 통치는 오히려 정치에서 대다수 국민들을 소외시킬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론을 넘어 현재 상황에서 어떤 제도가 국민에게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통치에 대한 효능감을 높일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합니다.

이상적인 정치제도는 있겠지만,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대통령제에서 만들어지는 대통령은 어떤 세력의 보스인 것 같습니다. 본인을 위시한 특정 세력간의 전쟁이죠. 전쟁에서 승리하면 수장은 영웅이 되고, 수하들은 전리품을 나눠가지게 됩니다. 전투에 참여한 병사들은 얻는 것이라도 있겠지만,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민초는 얻어가는게 없습니다. 다시 외면당하게 됩니다.

선거는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민생은 전쟁처럼 다뤄서는 안됩니다. 누군가를 이겨먹어야 승리하는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정치와 국정운영을 보스 위주의 전쟁으로 하기 보다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민초도 살피는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합니다.

세월호 참사때도 그랬지만... 이번 이태원 참사를 보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해 계속 생각해 보게 됩니다. 특히 선출 된 대표자는 말그대로 대의하는 사람인데요. 대의하는 사람들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구성원 개인인 것처럼 남 일인 것처럼 반응하기보다는 반성하고 책임지고 직접적으로 대응을 하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철인왕은 없지요. 초인도 없구요.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최선의 대안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니콘 대통령이라는 단어가 너무 눈에 잘 들어와요. 사실 이렇게 사건이 반복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명의 영웅을 기대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나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또 의회나 정당은 다른가? 하면 그건 또 의문이에요.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여전히 고민이 듭니다.

"좋은 대통령(개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보다 좋은 정당(공동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 더 낫다."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대통령제에서 아무리 수석이 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개인의 생각과 역량이 국가 전체에 큰 영향을 주니까요. 그러기 위해 시스템을 잘 만들여야한다는 취지에서 공감합니다. 

그런데 의회나 정당도 지금 같은 양당위주, 권위주의 상태에서는 개인의 역량에 좌지우지되는 대통령제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회에서도 시스템 위주의 개혁안을 보여주어야 국민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양당정치체제 하에서 생산적인 변화 없이 서로간의 무한적대만 재생산 되는 꼴, 이제 그만 보고 싶습니다.

유니콘 같은 '훌륭한 대통령'을 기다리며 실망하고 좌절하고 분노하는 시간을 이제는 그만 반복하고 싶어요! 김창인 청년정의당대표의 아래 문장에 특히 공감했습니다.
"내각제냐, 이원집정부제냐의 구체적인 대안을 떠나서, 현재의 대통령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모아내야 한다. 정치의 중심을 청와대에서 의회로 바꾸어야 한다. 의회는 주권기관으로서 각기 다른 정당들의 토론과 협치를 기본으로 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수직적 행정체계를 기반으로 했던 대통령과는 다른 성격을 가진다. 직관적으로도, 좋은 대통령(개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보다 좋은 정당(공동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정치가 더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