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언플래쉬
국내에 애플페이가 상륙하여 출시 첫날부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현대카드 등록 건수만 100만건을 돌파했고, SNS와 블로그에는 너도나도 애플페이 사용자 후기가 업로드되었습니다. 핸드폰에 앱만 등록하면 지갑 없이도 간단히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은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편리함을 제공했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3월 21일 애플페이 출시일을 “한국 페이먼트에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2023.03.28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애플페이 출시, 한국 페이먼트에 이정표", 출처 매거진 한경)
점점 대한민국도 ‘현금 없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식당 주문도 키오스크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습니다. 간편한 원스톱 주문으로 종업원을 호출하거나 대면할 필요도 없어 편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이 보편화될수록 디지털 변화에 취약한 고령층이나 시각장애인 등 정보격차에 소외받는 이들이 생기게 됩니다.
실제로 서울시에서는 2023년 3월 1일부터 현금없는 버스를 확대 운영하고 있는데 현금결제 승객 대체수단으로는 (1) 교통카드 구입(근처 편의점), (2) 모바일 교통카드 이용, (3) 배부받은 납부안내서로 계좌이체 3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2023. 4.3 "카드없인 못 타"…'현금없는 버스'에 노인들 막막, 출처 JTBC 뉴스). 그러나 실제로 버스를 탔을 때 카드가 없거나 잔액이 부족한 경우, 앱을 설치하여 현금을 충전하고 납부하는 형식이나 계좌이체를 하고 기사에게 확인시키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서 일반시민은 물론 외국인, 휴대폰이 없는 아이들이 불편함을 느낍니다. 하물며 버스를 사용하는 사용층 중 현금 이용률이 높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은 일방적으로 바뀐 시스템에 더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을 위한 사전 교육과 안내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먼저 대중교통을 비롯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어떨까요?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먼저 겪으면서 ‘현금사용 선택권 보장(소비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결제 수단 선택 시 현금을 배제하지 않는 것)’과 같은 취약대층을 위한 대응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지급결제서비스법을 통해 예금규모가 700억크로나 이상인 상업은행에 입출금 서비스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은 영란은행 홈페이지에 ‘wholesale cash distribution in the future’ 세션을 통해 현금없는 사회 진전에 따른 대응 및 논의 내용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현금사용선택권이란?, 출처 한국은행 홍보교육자료) 디지털 없는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배려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할 때 진보하는 기술만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될 사람들의 삶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변화하는 시스템의 속도만큼 따라가지 못하는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 및 홍보의 부재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디지털배움터를 운영하고 있고, 기업과 금융권에서도 ESG 경영에 발맞춰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도 닿지 않는 디지털 사각지대가 많습니다. 갈수록 심화될 디지털 소외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대비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코멘트
15디지털화에 맞춰 교육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시행착오들이 있겠지만 결국은 디지털화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키오스크가 처음 확산되기 시작했던 시점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기술의 발전으로 삶이 더 편리하게 변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아직 새로운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 구성원을 위해 공동체가 효율적이지 않은 선택지를 보기에 포함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현금 사용을 선택지로 유지하는 것도 그런 차원에서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새로운 방법이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완전히 대체하는 방식이 되어서 누군가를 배제하는 결과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기술 발전도 좋은데... 그래도 원래의 양식을 조금씩 남겨두면서 가야 하지 않을까요. 사람이 표를 주는 지하철 매표도, 버스 현금지불도...
일종의 과도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그 과도기를 견디는 개인들의 괴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현금사용선택권이라니, 그렇네요. 권리의 문제였네요.. '편리한 지불형식'이 기실 누군가에게는 불편 때론 배제의 경험을 낳는다는 걸 새삼 다시 생각해봅니다.
저는 어떤 건 편리하고, 어떤 건 불편한데.. 무엇보다 디지털화 되면서 삶의 실질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종종 받아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이가 발달하려면 실질을 먼저 경험하고 그 다음 추상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실질이 너무 많이 없어지고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가 되는 게 걱정됩니다.
'디지털 없는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배려' 라는 말이 와닿네요. 우리 사회가 보다 취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한 배려의 마음으로부터 시작해서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여러 시도와 노력들이 나오겠죠. 디지털에 취약한 분들을 위해서는 현금을 내밀어도 부끄러운 손이 되지 않도록 하는 현금사용 선택권은 반드시 있어야 할 듯합니다.
오늘 존윅4를 보러 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온라인으로 예매한 지류 티켓 출력을 위해 매표기에 있는데, 어르신께서 휴대폰으로 예매한 표 출력하는 것을 도와달라 하시더라구요. 그 후에 휴대폰으로 영화 예매도 하고 세상 참 좋아졌다라고 한마디 하시더군요. 그런 분들에게 애플페이는 먼나라 이야기 일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언젠가 모두 온라인으로만 예매해서 모바일 티켓 바코드를 기계에 찍고 입장해야한다면. 그것을 모르고 방문한 어르신들은 허탕치고 돌아갈 수 있겠구나 생각도 드네요. 기술이 편리함에 그쳐야 하는데 기술이 너무 발달해서 인간이 기술에 적응 해야 하는 주객전도 상황이 좋지많은 않네요.
디지털이 발전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편하지만, 한편으로 이 발전으로 인해 누군가는 엄청 소외 되는 것 같아요. 조금 다른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요즘 어르신들은 택시를 잡을 수가 없대요. 젊은 사람들이 죄다 어플로 미리 예약하니까요. 밖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다 예약 택시라고... 모든 발전에는 소외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늘 고려되어야 할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저는 이러한 변화가 편리하다고만 생각해왔어요. 깜빡하고 지갑을 안 들고나와도 다시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깐요. 그런데 최근에 홍대에 위치한 롯데리아 매장을 방문했을 때 주문뿐만 아니라 음식 픽업도 기계를 통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문, 결제, 픽업의 방법이 20대인 저도 낯설고 헷갈리더라고요.
그래도 이전보다는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한 인식 개선이나 디지털 교육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고려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키오스크나 설명서에 영어 표기를 줄이고 글씨의 크기를 좀 더 크게 하는 것과 같은 부분이요. 또한 현금을 사용하는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도 아직은 함께 있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저는 디지털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당연히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노인분들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 동기 부여가 절실해보입니다.
노인 정보교육 단체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더욱 와닿는 글이네요. 제 경험상, 디지털 취약계층이 디지털 시대 앞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선 약간의 교육과 약간의 편의성 고려면 충분합니다. 그 약간조차 항상 무시된다는 점이 답답합니다. 디지털 전환은 물론 가능하고 또 필요하겠죠. 하지만 충분한 준비/교육 없이 갑작스레 버스에서의 현금 사용을 제한한 이번 상황은 전환이 아니라 배제일 뿐입니다.
최근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교통카드가 없어 남산 버스를 이용하지 못한 모습이 생각납니다. 디지털 소외계층의 선택권이 하루빨리 보장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현금 안쓴지는 오래됐네요. 아이폰을 오래 쓰고 있는데... 아직 애플 페이는 못 쓰고 있네요. 현대카드를 만들고 싶지는 않고... 가지고 있는 체크카드가 되는 시점까지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ㅎㅎ
정작 디지털 소외의 문제에 대해 쓰지를 않았네요. 과도기라는 생각입니다. 여러 교육 프로그램, 서포트 할 수 있는 체계들을 사회적으로 마련해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