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사채왕 일당 ‘110억 원대’ 범죄수익금 환수[사채왕과 새마을금고 20화]

202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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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고, 퍼트리고, 해결합니다'

‘사채왕’ 김상욱 일당의 범죄수익금 중 113억 원가량이 환수됐다.

김상욱과 전종남 전 청구동새마을금고 상무가 검찰에 기소된 직후인 지난 5월, 범죄수익금 약 228억 원 중 113억 원이 환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5일 경기북부경찰청 담당 수사관은 “김상욱과 전종남의 계좌, 현금, 부동산, 차량 등을 몰수했다”며 “김상욱과 전종남이 이미 사용한 범죄수익은 그들의 재산을 추징하는 방식으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범죄수익 환수 방식은 두 가지다. 몰수보전은 범행으로 취득한 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방법이다. 만약 범죄수익을 써버린 경우, 그만큼 범죄자의 재산을 동결해 추징보전 할 수 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사채왕’ 김상욱과 공범 간 통화 녹음파일 약 900개 등을 입수해, 2023년 청구동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의 뿌리에 김상욱 일당의 전국적인 사기 범죄가 있음을 보도한 바 있다.

사채왕 김상욱과 전종남의 범죄수익금 113억 원가량이 환수됐다. ⓒ셜록

김상욱은 전종남 등 공범들과 함께 청구동새마을금고에서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을 일으켰다. 그 여파로 대규모 ‘뱅크런’ 사태가 일어났고, 청구동새마을금고는 문을 닫고 이웃 금고로 통합됐다.

김상욱 일당의 대표적인 ‘작업’ 현장은 경남 창원시 중고차매매단지 KC월드카프라자. 검찰은 이들이 KC월드카프라자 한 곳에서만 총 75회에 걸쳐 약 718억 5600만 원대 불법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욱과 전종남이 KC월드카프라자 불법대출을 통해 취득한 범죄수익은 무려 228억 원 상당이다.(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수법은 이렇다. 김상욱 일당은 우선 모집책을 통해 명의대여자를 구했다. 모집책은 명의대여자에게 “1년간 명의를 빌려주는 조건으로 매달 대출이자와 200만 원의 임대수익을 보장하겠다”며, 1년 뒤에는 부채도 말끔히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에게 속아 명의를 빌려준 피해자는 75명.

김상욱은 모집책을 통해 수집한 명의대여자들의 대출 관련 서류를 전종남에게 넘겼다. 전종남은 그 서류를 기반으로 미리 섭외한 감정평가사를 이용해 부동산 담보 감정평가액을 부풀려 대출을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피해자들은 서울 신설동에 있는 카페 하타○○까지 와서 대출 서류를 작성했다. 김상욱의 아들이 운영하는 카페다. 그곳에 전종남 등 당시 청구동새마을금고 직원들이 출장을 나와 ‘자필 서명’을 받았다. 약 10억 원의 대출을 받겠다는 서류였다.

김상욱 일당은 피해자의 통장에서 대출금 일부를 계좌 또는 현금으로 빼갔다. 피해자들은 하루아침에 대출 원금 약 10억 원에 연 11%가 넘는 이자까지 떠안게 됐다.

피해자 통장에서 1억 3500만 원 상당이 현금으로 인출됐다. ⓒ셜록

김상욱은 전종남과 대출 사기를 공모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건넸다. 검찰에 따르면, 2022년 김상욱은 전종남에게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권리금 1300만 원을 대신 내줬다. 커피전문점은 전종남 아내 이름으로 운영됐다.

벤츠 차량도 사줬다. 경찰은 김상욱이 전종남에게 7회에 걸쳐 3억 400만 원가량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파악했다.

피해자들은 이미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아니면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금과 이자를 갚고 있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피해자도 있다. 김상욱 일당이 구속된 이후에도 새마을금고중앙회의 독촉장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 <“저 혼자 죽으란 말입니까”… ‘공범’이 된 사기피해자>)

피해자들이 생의 낭떠러지에서 발버둥칠 때, 김상욱 일당은 시그니엘서울 레스토랑에서 비싼 밥을 사 먹고, 명품 옷을 사 입었다. 지난해 7월, 김상욱이 자신의 공범에게 전화로 한 얘기다.

회장님(김상욱 본인) 지금 신발하고 옷 다 에르메스거든. (…) 에르메스 가방 3억 원짜리 있는 거 아냐? 우리 와이프가 3억짜리 들고 있는 거야. 회장님(본인) 티셔츠도 에르메스야. 280만 원짜리.”

사채왕 일당은 대출금의 일부를 김상욱 본인, 아내, 모집책 등의 계좌로 송금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빼돌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감사 결과에 따르면, 김상욱은 불법 대출금 중 약 220억 원을 중개수수료를 명목으로 가져갔다. 전종남은 14회에 걸쳐 대출금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금액은 8억 8000만 원가량이다. 전종남 상무가 청구동새마을금고에서 현금을 쇼핑백에 담아 직접 들고 나가는 장면이 포착된 바 있다.

전종남 당시 상무가 2023년 3월 14일 자정 청구동새마을금고에서 부당수익금을 현금으로 반출하는 모습 ⓒ경기북부경찰청

김상욱과 전종남은 지난 4월 23일 구속됐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업무상 배임) 등 혐의를 받는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김상욱은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종남 역시 청구동새마을금고에서 나간 대출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대출이라고 항변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KC월드카프라자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부동산 담보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김상욱과 전종남은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첫 공판이 열린 지난 7 5일 김상욱의 변호인은 “건강상의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고 말했다보석 신청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아영 기자 jjay@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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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가 사기꾼들 살기 좋은 사회라고 많이들 이야기 하시는데.. 그건 가져간 돈에 비해 크게 처벌 받지 않고, 그 돈으로 처벌을 무마하거나 약화하기도 하고, 환수도 잘 안되고, 피해자에게 보전 되지도 않고 그래서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이트칼라 범죄이고, 지배계층에서 주로 이루어지는 범죄여서 그런 거 아니냐는 추정에 공감하게 되기도 하는.. 그런 와중에 이 글을 읽어보니 기대보다 많은 돈이 환수 됐나 싶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전부 다 환수하고 처벌하면 제일 좋겠지만요.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