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상
<p>"우리의 과업이 성취되면 참신하고도 양심적인 정치인들에게 언제든지 정권을 이양하고 우리들 본연의 임무에 복귀할 준비를 갖춘다." - 1961년 5월 16일 군사 정변 당시 공약에서</p> <p>한국의 조부모와 부모 세대는 이 말을 순진하게 믿었다.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을 수습하고, 전쟁으로 피해를 본 경제를 회복, 성장하려면 어마어마한 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는 배신으로 돌아왔다. 군인들이 민간인이 되어 정치에 뛰어들었고, 지도층이 되자마자 힘으로 민주주의를 억눌렀다.</p> <p>50년 뒤, 미얀마의 군부는 비상사태 기간이 끝나면 "자유롭고 공정한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 사는 나는 이 말을 믿지 않았다. "쿠데타로 정치 권력을 맛본 군인은 그 맛을 잊지 못해 정치인으로 변신한다"는 진리를 역사로 배웠기 때문이다.</p> <p>미얀마에 사는 시민은 어려운 국내외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를 지키려 애쓰는 중이다. 당장은 힘들지만,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중이다. 나는 비슷한 역사를 가진 나라에 살기 때문에 이에 공감하고 그들과 마음으로 연대한다.</p> <p>"군부는 시민을 그만 건드리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라!" <br />"시민 스스로 민주주의를 만들게 놔둬라!" <br />"미얀마에 민주주의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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